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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국제통화기금) 경제 위기를 겪은 어느 은퇴자 이야기
[1386호] 2018년 07월 12일 (목) 국민연금공단옥천지사장 경명호 webmaster@boeuni.com

우리나라는 1997년에 국가 경제위기를 경험했다. 외환보유고는 바닥나고 국가신용도가 추락하고 화폐와 주식가치가 떨어지자 금융기관이 망하고 기업이 줄줄이 문 닫으며 실업자가 대량 발생했다.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아 고비를 넘기고, 국민적 노력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이때 IMF는 혹독한 긴축 재정을 조건으로 구제금융을 지원했고, 우리나라는 치솟는 이자율을 감당해야만 했다.
 
 1999년 전국민연금이 시행되던 시기였다. 60대 초로 보이는 남성 한분이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하여 안내문을 내보이며 말씀하셨다. “작년(1998년)에 명퇴(명예퇴직)하고, 명퇴금을 받아 아내 명의로 식당을 차렸는데 국민연금에 가입하라고 쪽지(안내문)가 나왔네요. 그래서 상담하러 들렀어요.” 그래서 상담절차에 따라 60세 미만으로 소득활동에 종사하면 국민연금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노후생활비로 국민연금이 중요함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러자마자 본인의 사연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공직에 있다가 이제는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애(자녀)들도 경제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것 같고, 은행 금리도 높아서 명퇴하기로 결심했어요.” 그러면서 앞으로 살 계획에 대한 말씀을 이어갔다. “명퇴금(퇴직일시금)으로 어려운 애들에게 목돈 좀 도와주고, 노후는 1억 원은 은행에 넣어 이자로 매월 100만 원 받고, 식당 운영해서 얻은 수입으로 쓰면 되니까 국민연금이 필요 없어요.” 그러면서 “아내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만60세가 되는데 지금부터 국민연금 가입해야 나중에 푼돈 밖에 되겠어요.” 하며 가입을 기피했다.

 그 후 몇 년이 흘렀다. 이 분이 공단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아내가 지금이라도 가입할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 그러나 그분의 아내는 이미 60세가 넘었고, 60세 도달 때까지 국민연금을 납부한 내역이 없어 안타깝지만 가입할 수가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공단을 다시 찾게 된 이유를 짤막하게 얘기하셨다. “명퇴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게 아니었어요. 애들에게 준 돈은 되돌릴 수 없고, 은행 금리는 폭삭 주저앉고, 식당도 장사가 안 돼 폐업하고 나니 노후생활이 갑갑합니다.” 결국 이 분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 분이 아내를 국민연금에 가입시키고자 했던 이유는 나중에 받게 될 연금액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아내라도 국민연금 가입자이고, 연금 수급자가 될 수 있다는 위로와 희망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는 IMF 경제위기라는 엄혹한 시기를 살아가야했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곳곳에 그 아픔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 당시 국민연금을 부득이 일시금으로 받은 분들 중에는 가입기간 복원을 못해 연금을 못 받거나 적게 받을 수밖에 없는 분도 있고, 가입기간을 복원하느라 목돈 마련에 고생한 분도 많다. 그래서 은퇴를 앞둔 은퇴 예비자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한다면 “노후준비 꼼꼼히 꼭 챙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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