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 군수가 지방선거에서 재신임을 받음에 따라 군정 동력이 더 커졌다. 정 군수는 출마 변으로 “제가 시작해 놓은 많은 사업들을 계획했던 대로 차질 없이 책임지고 마무리하고자 출사표를 던졌다”고 했다. 그 결과 4대1의 경쟁률을 뚫고 3선 연임에 성공했다. 그것도 득표율 40.05%로 완승을 거두었다. 2위와 8.2%(1807표) 차이가 났다. 마지막 임기 4년이 이제 막 시작됐다. 정 군수가 주어진 시간 내 계획했던 80여개 사업들을 착오 없이 마침표를 잘 찍고 박수 받고 떠나는 군수로 기록되길 기대하며 핵심 사업들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스포츠마케팅 순항 예상
정 군수는 이번 선거에서도 전국대회 및 전지훈련으로 한해 30만 명 이상 선수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산업도시로 성장시켜 농업과 관광을 연계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주민 1인 1종목 이상 스포츠에 참여시켜 전국 최장수 보은군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보은군이 스포츠 행사에 눈을 돌리며 기록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군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매년 전지훈련 520여개팀, 전국대회 40여개 이상 유치로 연간 27만 명 이상의 운동선수들이 보은군에서 기량을 연마하고 가는 ‘전지훈련 최적지’라는 명성을 얻었다.
보은군은 전국 어디서나 2시간대면 방문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안고 있다. 여기에 운동하기 좋은 자연환경, 최신의 체육시설을 갖추고 스포츠마케팅을 적극 전개했다. 군 관계자는 “전지훈련 및 전국대회 유치는 지역 농·특산물판매, 대추축제 등 각종 시책사업 홍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대회 유치를 둘러싼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김인수 후보는 보은군수후보자 토론회에서 “스포츠사업은 적어도 인구 20만 이상, 재정자립도 30% 이상 되는 시군에서 해야 한다”고 군의 스포츠 시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김상문 후보도 “대회 유치비용은 거론하지 않겠다. 속상해서. 여자축구 경기에 외지 사람은 없고, 보은사람만 모여, 경품은 준다고 하고, 면민 동원하고, 도대체 이게 뭐냐”고 꼬집었다.
정 군수 핵심 사업 중 빼놓을 수 없는 스포츠 관련분야. 정 군수는 “보은군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산업도시가 됐다. 작년에 27만여 명의 선수들이 약 270억 원을 쓰고 갔다. 이 추세로 보면 금년에는 30만 명이 넘을 것 같다”고 했다.
보은군이 단기간 이룬 성과가 놀랍기도 하지만 적잖은 부담과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한 주민은 “지역의 소중한 자산으로 건설된 체육 인프라의 운영 현실에 대해 정확하게 분석하고 평가해 주민과 함께 미래를 고민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려는 지자체들의 경쟁이 날로 심화되는 상태에서 우리지역 스포츠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큰 힘은 바로 군민들의 성원과 관심이기 때문”이라고.
보은군은 올해 문체부 주관 “지역특화 스포츠관광 산업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3년에 걸쳐 최대 30억(국비 50%, 지방비 50%)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정 군수 자신의 입장에서도 선거에서 주민 심판을 통과함에 따라 자신감이 붙었다. 따라서 보은군이 선수 유치에 들일 땀과 노력 및 체육 인프라 보강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폴리텍대학 보은캠퍼스?
보은군에는 그 흔한 대학이 하나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이 한국폴리텍대학 보은캠퍼스 건립 방안. 당초 계획대로라면 보은산단 내에 2019년 캠퍼스 건립 후 2020년 개교가 목표였다. 하지만 ‘건축비의 30% 지방비 부담’이란 벽에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꽁꽁 얼어붙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폴리텍대학 건립 공모에 선정(2014년)된 보은군은 지난해 4월 대학 측에 493억 원으로 추정되는 사업비 중 148억 원(30%)을 부담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 약속을 하며(부지 포함하면 총225억원 보은군이 투입) 충북도 지원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시종 지사는 이와 관련 보은군 방문에서 “다른 도의 경우를 보면 땅값을 시군이 부담하는 것은 기본이다. 지방비 부담금의 30%를 도에서 부담하는 경우는 다른 시군에는 아직 없다”고 거론했다. 이어 보은군과 이 문제를 놓고 여러 번 얘기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좋은 방법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보은군과 협의해 가급적 되는 방향으로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대학 건립 진척이 답보상태인 또 하나의 이유는 학령인구 급감, 대입역전 현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냉엄한 현실. 이른바 인구 절벽 현상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초중고교 교실의 학생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당장 내년 치러지는 2020학년 대학입시부터 대입 정원이 고교 졸업자 수를 초과하는 대입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등 우리나라 교육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2년 뒤인 2021학년 대입에서는 대입 정원이 고졸자 수를 9만 명이나 초과, 신입생을 채우지 못해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그 여파는 지방대학의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것인데 보은군에 특수대학이긴 하지만 대학 건립이 필요한가라는 것에 대해 물음표가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지사는 “대학이 이곳에 들어왔을 때 과연 입학생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오겠느냐하는 문제는 보은군에서 전적으로 잘 판단해 충분히 학생을 수용할만한 여건이 된다면 도에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유연하게 대응했다.
이 지사와 정 군수는 이번 선거에서 나란히 3선에 성공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으로, 정 군수는 한국당 공천으로 당선됐다. 선거는 끝났다. 두 사람 속내는 알 수 없는 일. 보은군수 선거 출마자들도 대학 건립에 대해 무슨 생각들을 갖고 있는지 속을 전혀 나타내지 않았다. 보은캠퍼스 건립. 어찌될지. 선거결과에도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