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설자연장지’ 보은군에 꼭 필요한 사업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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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설자연장지’ 보은군에 꼭 필요한 사업 중 하나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8.05.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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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원하는 주민↑…안하는 것인가 못하는 건가
“성사되면 모름지기 역대 보은군수 치적 중 으뜸”

내색은 않지만 보은군민(출향인 포함)을 위한 공설장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의외로 많다.
보은군은 민선 1기 김종철 군수 시절부터 보은군공원묘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됐다. 부지(탄부면 상장리 현 골프장)까지 확보했었지만 실행까지는 옮기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15년부터 공설자연장지 조성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공원묘지가 혐오시설이란 이유에서 3중고에 발목이 잡혀 있다. 후보지역의 반발이 드셌고 보은군의회의 거듭된 예산삭감 및 국비확보 실패 등으로 모멘텀이 상실됐다.
보은군이 공설자연장지를 조성하려는 데에는 합당한 명분과 충분한 이유가 있다. 보은군 인구의 약 30%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수년 내에 연간 사망자수가 600여명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전체 가구 수 1만7000세대 가운데 1130세대만이 임야를 소유했다. 임야를 갖지 못한 나머지 1만5870세대는 묘지를 농지에 쓸 확률이 높다. 묘지로 인한 농지 감소가 예상된다.
전체인구의 40%가 농업과 인연을 맺고 있는 보은군 입장에서도 농지 감소를 방지해야 하는 절실함이 배어있다. 때문에 농업군인 보은군은 이러한 문제와 고민을 털어내기 위해 자연장지 조성사업을 지원한다는 정부 시책에 발맞춰 공설장지 사업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자연장지 사업은 예산 3000만원을 들인 타당성 조사 이후 해당 지역 주민의 반발 등 장벽을 막혀 멈췄다.
보은군은 지목이 묘지이고 1만㎡ 이상 되는 군유지를 대상으로 공설장지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2015년 11개 읍면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5개 지역이 자연장지 대상지역으로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세중리 지역의 장지시설이 가장 크고(1만평) 첫 출발지로 낙점됐다. 군은 먼저 세중리 지역에 사업비 55억 원을 투입해 올해 중으로 자연장지를 완공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해당 지역주민은 “주민의견을 듣지 않고 일을 강행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보은군의회도 세 번에 걸쳐 군이 제출한 공설장지 사업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 이에 더해 공설자연장지 조성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문에 보은군의원 8명 전원이 서명까지 했다.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주민 합의하에 이뤄져야 한다”게 군의회가 사업비를 삭감한 배경이며 사업 철회 촉구 결의문에 서명을 한 이유다.
해당 주민과 보은군의원 모두 사업 추진 절차와 과정을 빌미(?) 삼아 군의 사업 추진을 비틀었다. 군도 이 사업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할 국비조달에 실패했다. 2016년 보건복지부가 선정하는 공모에서 해당지역 주민 동의를 받지 못한 게 국비를 확보 못한 주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은군 전 주민복지과장은 “현 상황으로 봐 보은군이 사업을 재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업을 추진하고 싶어도 동력을 잃어 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군이 정말 공설자연장지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면 주민 반발이 없는 새 부지를 물색해 다시 시작하는 방법 외에 달리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추모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경기도 동두천에 위치한 ‘예래원’은 성묘가 즐거워지는 곳으로 변신한 좋은 사례다. 전언에 의하면 이 공원은 단순히 고인만을 기리고 성묘만하는 엄숙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났다. 공원묘지의 형태가 가족이 함께 나들이 할 수 있는 가족공원으로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예전 공동묘지라고 불리던 묘원들이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가족공원 개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조상을 추모하는 것은 물론, 가족의 나들이 공간으로도 부족하지 않다. 공원묘원 ‘예래원’에는 9홀 골프장, 낚시터, 배드민턴 등 여가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온 가족이 이들 시설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장비도 무료로 대여해 준다고 한다. 공원묘원에 들어서면 묘지라는 느낌보다는 자연생태가 잘 어우러진 숲속에 도착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경기도 광주시 중대동 순암리에 있는 중대공원(6만㎡) 또한 카페에 국궁장까지 갖췄다. 공동묘지가 깜짝 변신한 대표 사례로 오르내린다. 공동묘지 속 카페는 시민의 공간이 됐다. 공원 이용객 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찾는 장소가 됐단다.
보은지역에 사는 혹자는 보은군 자연공설장지 조성 사업에 대해 “이 사업이 성사된다면 모름지기 역대 보은군수 치적 중 으뜸이 될 게 분명하다”고 자신한다. 한 출향인사도 “보은군에 공설자연장지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후손들의 부담(묘지관리 등)도 덜고 내 고향 찾아오는 재미도 더 좋을 텐데”라며 사업이 추진되었으면 하는 진한 아쉬움을 전해왔다.
오는 6.13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자연공설장지사업이 공약으로 채택돼 주민평가를 받아보았으면 하는 주민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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