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사업, 무조건 따고 보자는 발상 이젠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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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사업, 무조건 따고 보자는 발상 이젠 그만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8.04.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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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유치는 덫?…각종 현안사업 애물단지로 전락위기
▲ 왼쪽부터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구병산관광지 농특산물판매장, 가운데 소도읍사업 내 보은전통체험학교, 활성화를 강구해야 할 미니어처 공원.

지난한 사업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속이 씁쓸하다. 민간인 투자자 유치에 실패했거나 활성화 방안을 못 찾아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사업들에 대해 특단의 대책 또는 묘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젠 공모사업이건 정책 사업이건 몸에 맞지 않는 사업을 무턱대고 끌어오고 보자는 실적 위주의 행정보다는 지역실정에 부합하고 잘할 수 있는 차별화된 사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마로면 적암리 일원의 구병산관광지 조성사업. 보은군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14만9500㎡의 터에 143억 원을 투입해 농산물판매장을 비롯한 건물 6동과 천연잔디구장을 구비한 기반시설을 지난 2011년 완공했다. 군은 당초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황토방갈로, 찜질방, 연수원, 야외극장 등을 짓고 해당업체에게 시설 운영을 맡길 방침이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현재까지 민간투자촉진 투자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군은 나름대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해 시간만 죽이고 있다. 이곳에 있는 구병산 천연잔디구장의 경우만 해도 한해 약5000만 원 이상의 관리비가 들어가는데. 지난해 말부터는 이곳 농산물판매장 한켠은 드론비행교육원 측이 사무실로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자유치가 안 된다면 전체 부지를 일괄 매각처분하는 것도 문제해결의 한 방안이란 견해도 나온다.
산외면 신정리 리조트사업도 군의 공식발표만 없을 따름이지 백지화된 것으로 보인다. 2006년부터 기획한 이 사업에 대해 군은 2011년 4월 기자회견을 열어 산외면 신정리 일원 369만6000㎡ 부지에 삼성에버랜드 등 총6개사가 250억원 규모의 보은속리산리조트 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2015년까지 민간자본 3700억원을 투입해 골프장과 허브랜드, 양한방메디컬단지와 워터파크 550실 규모의 콘도, 호텔 등을 갖춘 종합관광휴양시설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이후 뒷소식이 없다.
다만 지난해 국토교통부 선정 충청권 유일 드론 시범 사업 지자체로 보은군이 선정됨에 따라 산외면 신정리 276-2일원에 보은공역장을 개장하며 드론시대를 맞이했다. 직경 6km, 면적 28.3㎢의 원형으로 조성된 보은공역은 무인비행장치(드론)의 안전성 및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며 공역장 내에는 관제센터, 자동기상관측장치 및 부대시설 등을 갖춰 드론 비행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앞으로 통제실과 활주로를 갖춘 드론 전용 비행시험장도 들어설 예정이라고.
지역에서 부동산업을 하는 한 주민은 신정리 군유지에 대해 “풍광이 뛰어날 뿐 아니라 군이 소유하고 있는 면적이 넓기 때문에 앞으로 개발 잠재력이 큰 곳이다. 갖고만 있어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부지”라는 시각이다.
순수 민간자본만으로 추진계획이었던 속리산레저관광 조성사업도 오리무중이다. 속리산 레저 관광지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진 상판과 중판리 일대는 속리산개발(주)에서 1995년 문화관광부로부터 권역별 관광개발 계획 승인을 받은 후 이듬해 14만7000㎡에 대해 관광지 지정을 승인받았다. 이어 1997년 13만5254㎡로 관광지 면적을 변경한 후 여러 과정을 거친 끝에 최종 A업체가 소유했지만 군유지가 사업대상지 내에 다소 포함돼 있어 군이 2008년 1월 관광지구에서 개발촉진지구로 용도를 변경, 수의계약으로 사업자인 A업자 측에 넘길 토대를 마련했다.
이 업체는 사업비 261억 원을 들여 2006~2008년까지 속리산면 상판리와 중판리 일원에 13만여㎡ 규모의 별장형 콘도 등 숙박시설을 비롯해 삼림욕장 등 휴양시설, 생태연못 등 휴양문화시설과 운동오락시설, 상가시설, 공공편익시설 등을 들일 계획이었지만 이후 얘기가 쏙 들어갔다.
소도읍 육성 1공구 사업 또한 보은군은 보은읍 누청리 일원 7만6530 ㎡의 부지에 메디컬 클리닉센터와 한방뷰티 상품판매장, 체질개선을 위한 종합스파 등 휴양 및 레저단지를 조성한다며 2010년 대한의사복지공제회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300억을 투자 하겠다는 민자유치는 8년째 표류하고 있다. 그동안 보은군에서는 특산품판매장 건립과 도로개설, 가로 등 설치 및 조경 공사 등에 30여억원을 투입, 기반조성을 해 놓았지만 어떤 사유에서인지 특산품판매장은 보은전통공예체험학교로 전환됐다. 지난해 1300여명이 이용객이 다녀갔다는 이 체험학교는 우연인지 수시로 문이 닫혀 있다.
미니어처공원 28억원, 체험관 14억원 등 50억원이 투입된 산대지구 농어촌 테마공원 또한 혈세 낭비 사례로 오르내린다. 들릴 때마다 방문객은 눈을 씻고 쳐다봐도 볼 수가 없다. 공원이란 이름이 무색하다.
보은군의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러 사업들이 이런 저런 사유로 애물단지로 전락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전직 군의원은 “무엇을 하겠다고 공약을 제시하는 것도 요하지만 군의원은 사리판단을 정확하게 할 줄 알고 그의 소신을 유지할 수 있는 이가, 수장은 치적을 쌓기보다 문제해결 능력을 갖고 있는 이가 선출되는 게 보은에 더 유익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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