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사랑하는 마음은 예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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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사랑하는 마음은 예쁘지만
  • 김충남 실버기자
  • 승인 2018.04.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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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나 들판이나 집집마다 골목마다 길가에나 꽃이 없는 곳이 없을 만큼 가지각색 꽃이 만발하였다.
눈을 뜬 사람이면 누구나 꽃을 보고 좋아할 것이다. 시각장애인도 꽃이 곁에 있으면 그 향기로 무슨 꽃이 있음을 짐작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아니 꽃을 사랑하는 사람 등수를 매기라면 2등가기 싫어할 정도로 꽃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봄이면 집주위에 꼴을 많이 심는다. 몇 년 전에 괴산군에 사는 친구가 귀한 꽃이라며 미선나무 묘목을 주었다. 정성껏 길렀더니 올해 4년 만에 그 미선나무가 꽃을 피웠다. 미선나무는 꽃도 예쁘지만 그 향기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향기롭다.
혼자보기 너무 아까워 담 밖에다 심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길을 멈추고 서서 향기를 맡으며 이게 무슨 꽃이 이렇게 향기가 좋으냐고 물을 때면 이 꽃이 귀한 꽃인데 친구가 특별히 주었는데 그 친구는 2년 전에 하늘나라로 떠나고 이 꽃이 처음 피어서 나를 반긴다며 꽃 자랑, 친구자랑을 많이 했는데 꽃이 한 일주인정도 피었다가 다 떨어지고 지난 어느 날 아침에 나가보니 미선나무가 없어졌다. 누가 뿌리채 뽑아가고 움푹 파인 구덩이만 남아있었다.
누군가가 미선나무인줄 알고 꽃이 피어있을 때는 차마 못 뽑아가고 꽃 지기를 기다렸다가 뽑아간 것 같다. 나는 너무 섭섭하다. 그 꽃을 준 천국에 있는 친구에게도 미안하다. 관리를 잘못해서 잃어 버렸다고 깊은 사과를 했다.
미선나무는 귀한 꽃이기도 하지만 삼목을 해도 잘 산다. 꼭 그 꽃을 갖고 싶으면 삼목을 부탁해서 하나 얻어가지 송두리째 뽑아간 것은 너무 잔인한 짓이다.
꽃을 사랑하는 마음은 예쁘지만 그런 식으로는 아니다. 그것은 막말로는 절도범이다. 그 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찔리지 않을까. 자기가 꽃을 좋아하는 만큼 그 주인은 더 사랑하고 그 꽃에 담긴 사연을 안다면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식으로는 꽃을 좋아하는 예쁜 마음이 아니다.
어떤 이는 예쁜 꽃을 보면 꺾어다 자기 혼자만 보려고 한다.
나는 좋은 꽃을 많은 사람에게 보이게 하려고 하다가 이런 일을 당했다. 우리 집 앞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다. 길가에 꽃을 이번에 처음 가져간게 아니다. 봄이면 수없이 꽃을 많이 가져간다. 그래도 나는 누군가 나만큼 꽃을 좇아하는 사람이 가져갔겠지 하고 또 내다 심고 했는데 미선마무를 잃어버린 것은 너무너무 섭섭하다.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훔쳐갔겠지 잊어버리자 해도 또 생각난다. 그 사람은 내 꽃을 한번 가져간 사람이 아니라 해마다 가져간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또 예쁜 꽃을 더 많이 길가에  심을 것이다.
이봄에 예쁜 꽃 많이 심고 남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꽃은 그런식으로는 심지 말고 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향기로 진정 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향기 많이 나누는 이 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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