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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발
[1366호] 2018년 02월 14일 (수) 이영란 webmaster@boeuni.com

  황금 개띠 해에는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희망을 갖고 살자 다짐한 지가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그래서 세월은 흐르는 유수와 같으며 쏘아놓은 화살과 같다고 하나보다. 지난해 말 제천에서 큰 불이 나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하더니 이번에는 요양병원에 불이나 더 많은 희생자를 내어 안타까운 마음과 뭔지는 모르지만 화가 치밀어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소시민의 마음인가 보다. 그렇게 슬픔과 안타까운 마음이 가라앉고 있을 무렵 온 국민에게 희망과 웃음을 준 테니스 선수 정현이 등장하며 젊은이들이 있기에 희망이 있음을 확인 하는 동기가 되었다. 그렇게 바라던 4강 게임을 포기 할 때는 서운함과 좀 더 뛰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기심이 생긴 것이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 정현 선수의 발바닥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뺨을 타고 주르르 흘렀다. 나만의 생각으로 사안에 대한 판단을 하면 오해와 불신의 뿌리가 깊음을 왜 그리도 모를까? 나도 이리 마음이 아픈데 당사자의 부모나 형제들은 얼마나 피 눈물이 흐를까? 더군다나 난시와 약시를 이기면서 훈련하는 과정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겸손한 그의 행동에 우리는 힘을 얻고 세상을 살만하다 생각하지 않을까? 정현 선수의 물집 투성이인 발바닥이 국민을 울렸지만 한편으로는 희망도 주었다. 네티즌들은 ‘한국인의 열정과 끈기를 보여 준 자랑스러운 발’이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 한국인의 열정과 끈기를 보여 준 상처투성이의 발이 곧 본인의 발전이며 국민들에게 힘을 준 아름다운 주인공은 누가 있을까?
 흰색 맨발의 골프 여왕 박세리의 발이 생각난다. 온 국민이 IMF 외환위기로 시름에 빠져있을 때 새까만 피부와 너무나 다른 하얀 맨발을 드러내고 워터해저드에 들어가 멋진 샷으로 우승을 했을 때의 감격스런 아나운서의 해설이 지금도 귀에 생생하다. 본인의 발이 못생겨 창피하다고 생각했다지만 우리들에게는 힘과 용기를 주는 희망의 발이었다. 축구의 횃불인 박지성과 손흥민 선수도 발이 나무같이 단단하고, 엄지발가락이 휘어지고 발톱이 섞는 고통 속에서 지금의 영광을 얻은 것이며 이들은 발의 감각을 키우기 위해 맨발로 연습을 하고 평발의 단점을 극복하고 영웅이 된 것이다. 온 국민의 환호와 관심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계올림픽 종목의 하나인 스피드스케이트 이상화 선수의 발바닥도 굳은살이 박이고 누런색으로 변하여 아예 황금색 발이라 한다.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도 혹독한 연습으로 발가락에 자갈돌을 얻은 것 같은 모양으로 울퉁불퉁하다. 몇 년 전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발과 종아리의 고통이 너무 심하여 연습실 구석에서 밤이 새도록 운적도 있으며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고국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도 여러 번 있었지만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과 스승님, 선배님들의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참고 견디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발레복을 입고 백조같이 춤을 추는 그 이면에는 자신과의 싸움과 발의 고통을 견딜 수 있는 힘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아! 이런 훌륭한 선수들 발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남들이 다 자고 있을 때 그 추위를 이기고 쓰레기를 치우는 미화원들의 발, 불이 나 화마로 들어가는 소방관의 발, 추운 겨울에 최전방에서 보초 서는 군인들의 발, 산업 현장에서 부지런히 다니는 역군들의 발 등 자기의 임무를 다 하는 발들도 아름다운 발이다. 나를 60년 넘게 걷고 뛰어다니며 직장 생활과 가정생활을 잘 하도록 해 준 내 발도 아름다운 발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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