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학 보은캠퍼스 건립 ‘물 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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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대학 보은캠퍼스 건립 ‘물 건너가나’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8.02.0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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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비 30% 지방비 부담 놓고 충북도와 보은군 승강이
이시종 지사 “학생 수용할만한 여건이 되면 적극 검토”

삼승면 보은산업단지에 들어설 계획인 한국폴리텍대학 보은캠퍼스 건립이 표류하고 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2019년 캠퍼스를 건립한 뒤 2020년 3월 개교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건축비의 30% 지방비 부담’이란 벽에 막혀 타당성 검토용역 이후 빼도 박도 못하고 얼어붙었다.
보은군은 2014년 경북 영천, 경기 파주, 경남 밀양, 충남 서천 등 다른 지자체 4곳과 함께 고용노동부 산하 산업인력 양성을 위한 폭리텍대학 건립 공모에서 선정돼 보은캠퍼스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2년째 답보 상태다.
한국폴리텍대학 학교법인의 추진계획에 의하면 보은캠퍼스는 2015년 타당성 부지를 확정하고 2017년까지 공공건축 사업계획 사전검토 및 디자인 공모와 건축설계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이후 2019년까지 약 2년간 건립공사를 거쳐 2020년 3월 개교가 목표였다. 타당성 검토용역 결과 3개학과 270여명의 학위과정 기능사를 위한 단기반 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공모 선정 이후 보은산업단지내 7만7950㎡(2만3579평)를 학교부지로 전환한 보은군은 폴리텍대학 보은캠퍼스가 들어서면 보은산업단지 입주기업과 산학협력이 가능하고 산업단지 분양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예산 부담 문제가 불거지며 사업 추진에 급제동이 걸렸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폴리텍대학의 난립을 막기 위해 새로 캠퍼스를 조성할 경우 사업비의 30%를 지방비로 분담하도록 했다. 이후 이런 내용이 담긴 '공공직업훈련시설 설립 및 심의규정'이 만들어졌다. 대학 측은 이를 근거로 보은군에 이행을 약속하는 확약서 제출을 요구해 보은군은 고심 끝에 작년 4월 확약서를 제출했다. 493억 원으로 추정되는 사업비 중 148억 원(30%)을 부담하겠다는 약속이다. 군은 이 약속을 하면서 열악한 재정형편(부지제공 포함하면 총225억원)을 들어 충북도 지원을 요청, 기대하고 있다.
이에 지난 1월 22일 보은군을 방문한 이시종 지사가 보은캠퍼스 지방비 분담 요청에 대해 말을 꺼냈다. “폴리텍 대학의 문제는 여러 가지 검토가 되어야 할 사안이다. 원래 100% 국비가 지원되는 것을 전제로 박덕흠 의원이 따낸 사업인데 지방비 일부를 부담시켜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도의 경우를 보면 땅값을 시군이 부담하는 것은 기본이 되어 있고 지방비 부담금의 30%를 도에서 부담하는 경우는 다른 시군에는 아직 없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는 이어 “보은군과 이 문제를 놓고 여러 번 얘기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돌아가서 좋은 방법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보은군과 협의해 가급적 되는 방향으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대학이 여기에 들어왔을 때 과연 입학생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오겠느냐하는 문제는 보은군에서 전적으로 잘 판단을 하셔서 충분히 학생을 수용할만한 여건이 된다면 도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보은군은 '낙후지역'으로 분류돼 충북도 균형발전 특별회계의 지원을 받는다. 작년부터 2021년까지 추진되는 3단계 사업에는 253억 원이 투입돼 복합문화시설 건립, 한옥마을 조성, 속리산휴양관광지 조성 등을 추진하게 된다. 충북도는 이 중 복합문화시설 건립계획을 접는 대신 해당 예산(71억원)을 폴리텍대학 유치에 쓰라고 권하고 있다. 보은군도 “복합문화시설은 속리산 관광 활성화 계획에 따라 구상됐고, 이미 군의회 승인까지 났다. 전략사업을 포기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군은 최근 폴리텍대학 측에 분담금액이 100억 원 이내가 되도록 사업규모를 350억원 아래로 줄여달라는 건의도 했다.
도와 군이 승강이를 벌이는 사이 영천 캠퍼스는 착공을 눈앞에 뒀다. 파주, 밀양, 서천 캠퍼스는 실시설계 중이거나 설계비가 반영되는 등 속도가 붙고 있다. 자칫 보은캠퍼스만 낙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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