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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빛, 새 마음, 새 희망
[1359호] 2017년 12월 28일 (목) 시인 김종례 webmaster@boeuni.com

 오랜만에 하얀 벨벳이 포근히 깔려있는 겨울 들판을 천천히 걸어서 귀가하였다. 발아래서 사각사각 소곤거리는 자연의  묵음을 들으니 문득 이런 문구가 생각났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 누가 섣불리 단정하는가!’겨울들판은 지금 빛바랜 양탄자처럼 회한의 재를 뿌린 양 보이지만, 땅 속 아래서는 찬란한 봄을 준비하고 있음이 분명하였다. 집에 돌아와 방문을 여니 사랑의 달, 또는 매듭의 달이라고도 일컫는 마지막 달력장이 바람에 흔들거린다. 해마다 마지막 달력장은 세월의 산맥과 삶의 파고를 뒤돌아보게 한다.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빗장문을 열어 제치고 우주의 섭리를 진솔하게 받아들이라며, 언제나 우리를 성찰의 길목으로 안내해 준다. 올해도 저마다 금싸라기 같은 한해를 열심히 살면서 12번의 달력장을 잘 넘겨 온 우리가 아닌가! 그러나 일상의 안일함에 안주하여 스스로 태우지 않으면 결코 새로운 내일을 맞이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웬일일까? 나도 무엇에 쫓기듯이 허겁지겁 이 시점까지 열심히 달려왔건만, 이렇게 서늘하게 얼어붙는 가슴에 화살처럼 박혀오는 공허함은 도대체 무엇일까? 아마도 허드렛물 같은 과욕이 매 순간 내 영혼을 지배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주의 기도가 자유롭게 통하는 문을 굳게 닫고 허상만을 바라보며 가속페달을 밟았던 자아를 발견하는 요즘이다. 벽두새벽의 새 여명이 점점 밝아오는 이 순간에 나는 다시 간절히 소망한다. 무엇보다도 오래된 구습과 불필요한 욕망에서 벗어나서 내 삶의 진솔한 방향을 자문하고 싶어진다. 자신의 소망과 연출 방향에 의하여 시시각각 다르게 다가오는 미래는 누구에게나 희망의 나래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모두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새벽빛을 맞이할 때이다. 신성한 우주의 빛이 우리의 마음밭에 들어와 앉도록 무술년의 새문을 힘껏 열어 제치고 앞으로 나가야 할 때이다. 우주의 초신성 새 빛이 조화로운 가슴마다 안겨와 우리의 나아갈 길을 환히 비추도록 서로가 기원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새 인생관, 새 사회관, 새 국가관을 정립하여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교육 등 다방면에서 어떤 어려움과 장애물이 닥쳐와도 모두 함께 소망의 터널을 잘 건너가야만 할 것이다. 희망은 태양과 같은 존재로 다가와서 한 사람을, 한 가정을, 한 나라를 견고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기적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기적은 희망을 통해서만이 오시는 반가운 귀빈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절박한 순간에도 우리네 생명의 촛불은 소리 없이 타 들어가고 있다. 비록 우리가 작은 꿈을 꾸는 작은 촛불에 불과하더라도 자신의 삶을 아낌없이 활활 태우는 한해가 되기를 서로 기원함이 마땅하다. 그리하여 먼저 자신을 따스히 사랑하고, 가족과 이웃을 알뜰히 살피고, 세상을 아름답게 밝혀가는 작은 거인들이 다 되기를 소망해 봄이 마땅하다. 그 꿈은 막연히 원대하게 높거나 큰 것이 아닌 겸손하고 소박한 것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기에……
 예수께서 이 땅에 영혼의 꽃으로 오신 성탄절도 어느덧 조용히 지나갔다. 모든 사람들이 카톡으로 메시지로 축하트리와 축하촛불을 건네며 근하신년 인사들을 나누느라 분주한 요즘이다. 이왕이면 모든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홍익의 마음으로 소망의 불씨를 모아야 할 때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의 꽃을 피우도록 우리 함께 성품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건배를 높이 들어야 할 것이다. 내게는 해마다 이 한 주간에 즐겨 부르는 찬송가가 있다. ‘시온의 영광이 빛나는 아침, 어둡던 이 땅이 밝아오네. 슬픔과 애통이 기쁨이 되니 시온의 영광이 비쳐오네’부르면 부를수록 새 힘이 솟아나는 찬양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새 포도주는 새 가죽부대에, 헌 포도주는 헌 가죽부대에 담는 것이 정당한 이치라고 가르치시는 그 분의 음성을 다시 가슴에 담아보는 요즘이다.
 경애하는 보은신문 독자 여러분!
 새 빛, 새 마음, 새 희망의 무술년 한해를 기약해 보는 벽두의 아침! 비우고 비운 가슴으로 겸허하게 채색의 붓을 높이 들으시어, 무술년의 끝을 내어다보며 멋진 홍유성죽의 꿈을 그리시기 바랍니다. 신성한 생명전자 새 태양을 만나시기를.... 그 찬란하고 밝은 빛 속에 건강과 소망과 행복이 충만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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