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촌보은지사 땅 사놓고 ‘빈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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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보은지사 땅 사놓고 ‘빈둥’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7.09.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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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저수지·보청저수지…둑 높이기 사업 후 조성한 공원도 ‘나 몰라라’
▲ 한국농어촌공사 보은지사가 평당 10만원에 산 땅이 수년째 방치돼 잡초만 무성하다. 내북면 상궁리 마을회관 앞.
한국농어촌공사 보은지사가 수년 전 고가에 땅을 매입해놓고는 계속 놀리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18일 내북면 상궁리 주민들에 따르면 보은지사는 5년 전쯤 상궁리 마을회관 앞, 도로 경계지점에 약3755㎡(1350평)의 전을 매입했다. 편의 또는 배수시설이나 도로에 편입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땅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땅은 무용지물인 채 오랫동안 방치가 되고 있다. 용도가 밭으로 보이는 땅에는 보여야할 농작물이나 시설물은 없고 풀만 무성하게 자라있다. 마을 입장에서도 관리가 되지 않아 거북스럽다.
이 마을 주민은 “당시 평당 10만원에 이 땅을 보은지사가 매입했다. 이후 단 한 번도 농사를 짓는다거나 토지를 이용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이렇게 방치할 것 같으면 토지를 왜 사놓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땅을 놀릴 것 같으면 주민에게 임대라도 줘 이용하게끔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 땅은 되팔기도 힘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은 “평당 10만원에 샀으니 적어도 10만원은 받아야하는데 이 가격은 비싸 내놓아도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한다.
2015년 둑 높이기 사업 준공을 한 궁 저수지 인근의 공원도 관리가 소홀하다. 소하천 혹은 배수로에는 갈대와 나무들이 크게 자라 집중호우 시 범람이 우려되는가하면 공원은 관리가 안 돼 풀이 무성하고 공원 조성 시 식재한 나무들조차 고사되어 가고 있다. 쓰레기도 수거할 때 뿐 마대자루에 담긴 채 수십일 째 그 자리에 놓여 있다. 공원 조성할 때 따로, 관리는 뒷전인 셈이다.
이 지역의 주민은 “농어촌공사는 궁 저수지 제당의 풀은 매년 두 차례씩 베어내지만 자기들이 큰 돈 들여 조성한 제당 앞 공원은 손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이곳에 식재한 200그루의 나무가 죽은 것이 그 방증이다. 이 공원은 관리만 제대로 하면 궁 저수지공원이란 모양이 제대로 나고 많은 이들이 놀러올 것이다. 조건도 갖추었다. 물이 풍부하고 풍관이 뛰어나 자전거 등 레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나 낚시꾼들도 많이 찾아올 텐데”라며 공원관리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수한면 보청저수지도 관리가 안 되고 있다. 한눈에 봐도 관리가 엉망일 정도로 제당 아래 공원이 방치돼 있다. 공원의 나무들은 말라가고 수변은 생태 숲이라는 명분하에 사람의 손길이 전혀 미치지 않고 팽개쳐져 있다. 더욱이 보청공원은 2012년 둑 높이기 사업 이전, 관리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곳임에도 또 다시 관리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 돈을 펑펑 무계획 속에 마구잡이로 쓰고 있다는 찬 시선이다.
보청저수지 둑 높이기 이전 농어촌보은지사는 보은군과 함께 지난 2007년 12억 원을 들여 수한면 보청저수지 일대 2.8㏊에 대해 ‘보청지구 생태 숲’ 조성 사업을 착수해 그해 연말에 완공했다. 저수지 제당에는 산책로를 조성하고 의자 및 파고라 등의 시설을 갖춰 보청저수지 주변을 산책하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제당 아래에는 각종 야생화 단지를 조성하고 생태연못을 조성해 수련 등을 식재하는 등 생태학습장으로 꾸몄으며 팔각정자도 건립해 주민들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생태 숲을 조성할 때뿐 관리를 못해 허공에 예산만 쏟아 부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한국농어촌공사 보은지사가 물 관리를 하는 보청저수지는 2010년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에 포함되며 무려 12억 원을 들인 생태숲을 조성한지 불과 3~5년 만에 다시 태어나는 변천사를 거쳤다.
한국농어촌공사 보은지사가 설치한 보청저수지 인근의 야외운동기구도 이용하는 주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결국은 예산낭비만 가져온 꼴이다.
보은지사는 이에 대해 “5년째 방치가 아니라 준공(2015년) 이후 1년 반으로 봐야 한다. 농업기반시설 부지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타용도로 사용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기능과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규정 내에서 목적 외 타인에게 사용허가를 내줄 수 있다. 이 경우 토지가 필요한 본인들이 먼저 신청을 해야한다”며 임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공기업 한국농어촌공사가 보은군 최고의 사업파트너로 부각됐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저수지 둑높임 사업을 비롯해 비룡지구 농촌용수개발사업,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마로면종합정비사업, 스포츠파크, 동부산업단지 조성 등 크고 작은 각종 사업에 시공사 혹은 시행사로 무수히 관여했다. 사업비로 따지면 수천억원 아니 조에 가까운 엄청난 액수의 사업에 직간접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눈에 한국농어촌공사가 곱지 않게 비쳐지고 있다. 사업하며 실속만 차릴 뿐 주민이나 지역에 별 보탬이 안 된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다.
한 주민은 “공기업인 한국기반공사는 사업을 함에 있어 지역주민들은 걸림돌이며 귀찮은 존재로 인식한다. 누군가 이야기하고 민원을 제기하면 하는 척만 한다. 이들이 규정을 지켜가며 제대로 일을 하는지 의문이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비꼬았다.

▲ 궁저수지 제일 높은 제당에 수거된 쓰레기가 모양새 좋게 방치돼 있다. 주민은 한국기반공사 직원들이 잠시 쓰레기를 수거한 것으로 사진 찍고 지나가면 끝이라고 꼬집었다. 보은지사 측은 행정기관에 신고, 그쪽에서 수거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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