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난만한 동화적 상상력의 세계 맘껏 펼쳐”

송 시인은 ‘저녁별’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동시집 서두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지난해 봄 병아리 열 마리를 길렀어요. 뒷마당에 족제비가 병아리를 낚아채가지 못하도록 튼튼하게 닭장을 짓고 나무 횃대와 짚 둥지도 만들어 주었지요. 병아리 땐 모두 암놈인 줄 알았는데 기르고 보니 수탉도 여러 마리였어요. 수탉들은 날마다 서로 다투기도 하고 목청을 뽐내며 울었어요. 다 자란 암탉들은 가을부터 알을 낳기 시작했어요.”
“추운 겨울이 지나고 올봄이 되자 암탉 중 한 마리가 알을 품으려는지 둥지에서 내려오지 않았어요. 이제 암탉은 어미 닭이 되어 정성껏 알을 품었어요. 알을 품은 지 20일째 되던 날 첫 번째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났고 다음 날과 그다음 날까지 네 마리가 더 깨어났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머지 네 개의 알에서는 병아리가 생기지 않았어요.”
“깨어난 다섯 마리 병아리들은 밤에는 어미 닭 품에서 자고 낮에도 어미 닭을 졸졸 따라다니며 열심히 모이를 쪼아 먹고 잘 자라고 있어요. 문득 내 동시가 봄날의 노란 병아리를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호기심 많은 까만 눈동자와 작고 뾰족한 부리를 가진 병아리들처럼 이 세상의 궁금한 것들을 콕콕 집어 동시로 옮겨 쓸 수 있다면요.”

송 시인은 “두 번째 동시집을 내어 기쁩니다”며 “책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반듯불이, 초록 토끼, 거미줄, 소금쟁이……, 모두모두 고마워요.”
송 시인은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좋아했다. 그림 그리기의 꿈은 일찍이 버리고 숨을 쉬듯 시를 쓰다가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 6호에 작품을 발표하며 시단에 나왔다. 2000년 김수영문학상, 2008년 미당문학상, 2009년 대산문학상, 2010년 이상시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출간한 시집으로 ‘10년 동안의 빈 의자’ ‘붉은 눈 동백’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분홍 나막신’ 과 동시집 ‘저녁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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