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후 설명절 농축산물 소비 급감…보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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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후 설명절 농축산물 소비 급감…보은은?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7.03.0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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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물량↓, 쇠고기 저가공세, 사과는 직격탄, 잡곡은↑
올해 설 명절기간 과일 선물세트 판매액이 지난해 설 명절 기간보다 3분의 1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원이 올 설명절 기간(2016년 12월31~2017년 1월27일) 대형마트 4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하나로마트)와 백화점 3사(신세계 롯데 현대)의 국산 농축산물 선물세트 판매약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설 명절 기간과 견줘 과일은 761억에서 524억 원으로 31%나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도 824억에서 623억원으로 곤두박질했다. 농축산물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 전체 매출액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1674억→1242억원) 25.8%나 감소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서 김영란법이 농축산물 소비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서 재확인됨에 따라 농축산물을 예외로 인정하는 내용으로 김영란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4일자 농민신문은 “이번 농경연 조사결과는 지난 설 명절 농축산물 소비감소 원인이 김영란법에 있다는 농업계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도별 매출 추이가 그렇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대상 업체들은 2015년 설 명절에 1466억9000만원어치의 농축산물 선물세트를 판매했다. 2016년에는 1674억32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14.1%나 증가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랬던 매출액이 김영란법이 처음으로 적용된 올 설 명절에 갑자기 25.8%나 줄었다는 것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를 감안해도 김영란법 영향이 아니면 설명되지 않는다. 한우와 과일 등 설 특수 품목의 출하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음에도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 역시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소비가 줄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한우는 2016년 10월~2017년 1월 도축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 줄었는데도 가격은 오히려 9.6% 떨어졌다. 사과도 2017년 1월 서울 가락시장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8.7% 감소했지만 가격은 16.3% 하락했다.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 시장원리지만 김영란법이 소비를 가로막으면서 이런 원리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명절 선물세트 판매감소는 전체 농업 생산액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농경연은 명절 기간 농축산물 선물세트 소비 위축에 따라 한우와 과일·화훼 분야에서만 올해 농업생산액이 약 3798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품목별로는 한우 2286억원, 과일 1074억원, 화훼 390억~438억원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는 김영란법으로 인한 외식업 위축에 따른 농축산물 생산감소 영향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 앞서 농식품부가 대형 마트 4사를 대상으로 이번 설 명절기간 농산물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이 22.1%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김영란법 후폭풍이 객관적인 조사에서 재차 확인되면서 애꿎은 농업 분야 피해 최소화를 위해 국회가 김영란법 개정 법안들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신문은 전한다.

보은은 어땠을까.
보은우체국에 따르면 올해 택배접수물량은 1월 1만5346건, 2월 7014건으로(총 2만2360건) 집계됐다. 김영란법 시행 이전인 지난해 1월에는 1만2778건, 2월엔 1만252건으로(총2만3030건) 집계됐다. 올해 택배접수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0건 물량이 줄었다.
우체국 관계자는 “보은군의 택배물량은 90% 이상이 농산물”이라며 “해마다 증가 추세였지만 올해는 물량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남보은농협은 이 기간(1~2월) 사과 판매량은 현격히 줄고 잡곡 판매량은 늘어났다. 남보은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는 20만6834㎏(4억4330만원) 판매했다. 하지만 올해는 14만8424㎏(3억2122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5만8410㎏(1억2200만원) 매출이 감소했다. 수량으로는 28%, 금액으로도 28% 줄었다.
잡곡은 지난해 6만6752㎏(5억3455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6만9772㎏(7억7558만원)을 판매해 지난해보다 3020㎏(2억4100만원) 늘었다. 수량으로는 5%, 매출금액으로는 45% 늘었다.
농협 관계자는 “잡곡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거래처(자매결연) 농협에서 주문이 늘었기 때문이다. 사과의 경우 경기의 어려움으로 선물수요가 줄었다. 회사 선물용도 줄었다. 조합원들은 가격이 떨어짐에도 매출이 안나온다. 가격과 판매가 동시에 떨어지는 기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은옥천영동축협은 지난해(1~2월) 매출과 대동소이하다고 했다. 저가공세를 펼친 게 주요인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이전인 지난해는 저가물량을 취급하지 않았지만 올해 설명절에는 돼지고기와 쇠고를 혼합한 저가물량을 취급했다”고 말했다. 축협은 당장 구제역 후폭풍을 더 걱정이다.
보은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보은농협은 “우리는 식육파트에서 매출이 줄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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