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구제역 발생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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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구제역 발생 ‘초긴장’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7.02.0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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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까지 우제류 외부 반출 금지
보은가축시장 잠정폐쇄, 행사 중단
청정지역이었던 보은군 마로면에서 올겨울 첫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보은에서 120㎞떨어진 전북 정읍의 한우농장에서도 구제역 확정 판정이 나와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주말 마로면 관기2리의 한 젓소 농장에서 일부 젓소가 침을 흘리는 등 구제역 증상을 보이자 방역당국은 젓소 195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구제역 확정 판정을 내렸다. 구제역 위기단계도 ‘주의’에서 ‘경계’로 두 단계 격상됐다. 아울러 7일 자정까지 전국의 소, 돼지 농장 종사자와 차량 이동이 전면 금지됐다. 보은군은 추가로 인근농가 3곳 182두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을 계획하고 있다.
충북도와 보은군은 오는 13일까지 7일간 도내 우제류의 외부 반출을 금지하고 방역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선 발생농장으로부터 반경 500m 이내에 위치한 11개 농장 460두의 가축에 대해 임상예찰 및 추가 백신접종을 모두 완료했다. 3㎞ 이내 우제류에 대해서는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는 한편 2015년 보은읍 지산리에서 돼지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2년 만에 보은군 가축시장을 잠정 폐쇄했다. 또 제37사단 제독차 및 소독차량을 긴급 투입해 발생지역을 비롯한 인근 주요도로변에 대한 소독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은군 관내 모든 우제류(1037농가 5만7000두)와 충북 도내 모든 젓소(324농가 2만두)에 대해서도 10일까지 일제 예방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특히 젓소농장은 가축방역과 공수의가 직접 방문해 임상관찰 및 백신접종을 병행키로 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구제역은 백신접종과 소독 등 차단방역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축산농가의 우제류 가축에 대해 빠짐없이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축사 내외를 매일 소독함과 동시에 축산 관련 모임을 자제하는 등 차단방역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보은군도 대중이 다수 모이는 행사를 잠정 중단했다. 7일 예정된 도지사 보은방문이 취소됐으며 이달 예정된 정월대보름 행사와 산외면 민속한마당 행사가 연기됐다. 남보은농협 정기총회도 무제한 연기됐다. 구제역이 발생한 마로면 시내는 사람 왕래가 뜸해졌다. 구제역 여파가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가을 추수할 때나 농번기 때처럼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고 평소보다 조용하다. 식당에도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읍의 한우 판매업자는 “구제역 사태 후 매출이 확 떨어졌다”고 말했다. 마로면 공무원은 “지난 일요일 비상근무에 날을 새우고 비상근무조 짜고 방역초소 만들고 약품 뿌리고 대인 소독하랴 이래저래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보은 구제역 ‘새 유형’…항체률 20%
보은 젓소농장의 항체 생성률이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맞은 5마리 가운데 4마리는 백신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로 논란을 낳고 있다. 보은의 구제역 발생농가와 인접한 곳에서는 항체 형성률이 0%로 조사된 농가 2곳이 나왔다.
보은에서 검출된 구제역 바이러스는 과거 국내에서 발생한 유형과는 다른 바이러스로 나타났다. 7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유전자 분석 결과 보은 젓소농장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지난 2014~2016년 국내에서 발생했던 구제역 바이러스와 혈청형은 O형 타입으로 같지만 유전자 특성에 일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 유형에는 총 7가지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A형 한차례를 제외하면 7차례 모두 O형이 발생했다. O형은 유전자 특성에 따라 11개 내외의 지역형으로 다시 나뉜다. 2014~2016년 국내에서 발생했던 혈철형 O형의 지역형은 1998년 처음 발생해 동남아에서 주로 유행하는 동남아시아형 미얀마 타입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보은에서 발생한 O형의 지역형은 1997년 처음 발생한 중동-남아시아형 인도 2001타입으로 나타났다. 이 타입은 2015년 방글라데시 돼지에서 분리된 바이러스와 99.37% 유사하다고 검역본부는 설명했다.
또 이러한 타입의 바이러스가 방글라데시 뿐만 아니라 태국,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중동, 러시아에서도 확인된 바 있어 검역당국은 정확한 분석을 위해 영국에 있는 국제수역사무국(OIE)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에 검사 의뢰를 한 상태다. 다만 검역본부는 세계표준연구소가 지난해 4분기 발간한 보고서에 이번에 발생한 유전자 타입이 국내에서 백신 접종 시 사용되고 있는 O3039, O1 Manisa 등 두 가지 백신주사 약품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와 있는 만큼 백신효능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새로운 유전형으로 나타남에 따라 유입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사람이나 차량으로 유입되고 때로는 바람을 타고 200여㎞를 날아 전파된 사실도 보고된 바 있다.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보은 젓소농장의 경우 아버지와 아들이 농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아버지는 지난해 10월과 12월 러시아와 중국을, 아들은 지난해 11월 베트남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보은농장에서 발생하고 다른 역학관계가 없다면 해외여행을 통해 유입됐다고 추정할 수도 있겠지만 보은과 지리적으로 먼 전북 정읍에서도 양성이 확인됐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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