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축전 아직도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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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축전 아직도 표류
  • 송진선
  • 승인 2001.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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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확보 못하고 개최시기 우왕좌왕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인 속리축전이 올해로 24회째를 맞지만 아직도 개최시기와 축제 프로그램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등 아직도 자리를 못잡고 표류하고 있다.

그동안 도 수차례 속리축전이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23년을 4월초파일에 맞춰 이어왔다.

속리축전이 주민들이 단순한 먹고 마시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역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축제 즉 속리축전이 불교문화 축제로 이어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 프로그램상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지역문화의 축제로 자리를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5월의 속리축전은 없고 지난 1일 법주사의 봉축 법요식 즉 단순히 법주사만의 종교의식으로 끝나고 말았다. 속리산을 찾은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들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고 썰렁한 날이 되고 말았다.

속리산 상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뒷골목마다 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았고 개울 건너 수정동까지도 관광객 차량이 즐비할 정도로 속리산을 찾은 인구가 많았으나 올해는 뒷골목 주차 차량이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는 것.

결국 속리축전을 봄에 개최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광객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공교롭게 속리축전이 가을행사로 넘어가고 나서 이렇게 되니까 속리산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보통이 아니다. 초파일 당일 주민들은 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 보은에서 물건을 구입하지 말자는 등등 험악한 분위기였다.

현재 주민들을 중심으로 매출을 얼마나 올렸는가 이번 행사의 문제점 등등 여론을 수집 중에 있다. 전체를 취합해 주민들이 모종의 뭔가 대응을 할 태세다.

학술용역 결과 주목 필요

98년 김영진, 임동철, 이창식 교수에게 보은 속리산의 민속문화에 대한 학술 용역을 준 바 있다. 이들은 지역의 특성, 즉 보은의 문화를 이야기 할 때 속리산과 법주사를 빼놓을 수 없고 대표성이 크기 때문에 축제 또한 속리산과 법주사를 바탕에 두어야 한다고 정립시켰다.

따라서 보은하면 속리산이고 속리산 하면 법주사를 연상하는 것은 단순히 명산과 고찰이라는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속리산이 보은문화의 발상지이고 법주사가 오늘날 보은문화를 대표하고 있는 까닭이다.

따라서 축제 일시는 초파일을 전후가 가장 이상적이고 초파일 전후 일정은 축제의 특화 차원에서 이상적일 뿐만 아니라 보은문화의 상징화에도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즉 강릉의 단오제나 진도의 영등제, 영월의 단종제가 특정일에 진행 독자성을 부각시켰다는 예를 들고 있다.

속리축전을 부처님 오신날의 부대행사로 생각해서는 안되고 부처님 오신날 특정일에 법주사라는 대찰을 이용한 축제로 승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역 축제는 그 지역에서 행해지는 행사이기 때문에 관광객을 위한 상품화가 추진될 경우 그 지역의 관광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그 지역의 개성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관광객은 개성있는 관광을 즐길 수 있게 돼 지역민도 즐기면서 동시에 관광객의 유치 효과도 누릴 수 있는 축제의 관광상품화가 고려돼야 한다.

속리축전 축제의 성격 재정립 필요

속리축전때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여느 타 지역과 별반 다를게 없다. 즉 여느 지역의 축제와 차별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속리산이 대내외적으로 알려짐에 비해 축제적 마인드가 부족하기 때문에 10대 축제나 충청도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차별화된 것이 있다면 고유 민속문화인 천황봉 산신제와 흰돌물다리기, 법주사 탈돌이 등으로 보은문화만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민속놀이는 속리축전에서 시연이상도 이하도 아니어서 민속놀이의 보존과 축제를 이벤트화 해 주민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법주사를 찾는 사람들에게 보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장이 되어야 한다.

즉 민속놀이의 전승 대책으로 초파일 전후를 중심으로 시간대를 고정시켜 놓고 봄의 축제로 마인드화할 필요가 있다. 연례행사를 위한 축제가 아닌 보은문화를 집약하고 점진적으로 개성이 있는 보은다운 축제의 모형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속리축전이 가을로 넘어갔고 아직 가을축제가 개최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론을 내릴 순 없으나 아직도 속리축전이 표류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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