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보는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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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보는 정이품송
  • 남경카센터 박병덕
  • 승인 2014.08.1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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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카센터 박병덕
천연기념물 103호인 보은의 정이품송은 세조와의 일화로 정이품의 품계를 하사 받아 정이품송이라 불린다. 수령 6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장수목이다. 소나무가 오래 사는 나무라 천년송이란 말도 있지만 나무가 장수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사람과 달리 싫다고 이사를 다니거나 장소를 옮겨 살 수 없기에 환경적 요인이 매우 중요하다.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괴산의 왕 소나무도 몇 해 전에 태풍으로 쓰러져 죽었다. 정이품 소나무도 여러 번의 폭설피해와 태풍의 피해로 한두 가지씩 부러지더니 지금은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줄 만큼 좌우 대칭의 균형미를 잃었다. 괴산의 왕 소나무가 넘어진 것을 거울삼아 보호 대책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나무가 도복되는 것은 지반의 토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암석과 마사가 적당히 분포된 토양에서는 잘 도복되지는 않지만 균형미를 잃은 나무이기 때문에 한쪽으로 쏠리는 나무 하중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가지가 부러지자 목신제도 지내고 마음으로 정성을 드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서 보호대책을 면밀히 검토해 다각도로 신경을 써야한다. 정이품송을 보고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유심히 살펴보니 북쪽으로 뻗은 가지들만 다 부러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랫동안 살아온 나무지만 햇볕을 많이 받은 남쪽가지와 동서쪽에 위치한 가지들은 비교적 강풍이나 폭설의 피해를 덜 받았다는 점이다. 똑같이 부는 바람에도 열악한 환경에서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허약하게 자란 가지는 강풍의 위력 앞에 부러질 수밖에 없다. 사람도 좋은 환경에서 자라야 밝은 미래를 기약을 할 수 있듯이 어릴 때부터 환경이 좋지 않은 가정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가 인생을 평탄하게 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아이들도 부족한 것이 있으면 채워주고 보호가 필요하듯이 정이품송도 북쪽의 가지가 더 단단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북쪽가지에 충분한 방비책을 세웠더라면 이 지경까지 되진 않았을 것이다.
지금도 자세히 살펴보면 북쪽으로 뻗은 가지가 맨 위쪽 상부에 남아있는데 그곳이 지지대가 꼭 필요한 곳인데 지지보호대가 없다. 꼭 필요한 곳에는 지지대를 당장이라도 해주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세밀한 부분까지 살펴 관리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보은군에서 정이품송 주변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및 교량 몇 기를 설치할 예정이라는 신문기사를 봤는데 예전에 정이품송 주변 터 높임공사로 피해를 입은 것을 인지하고 잘 대책을 세워 그런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한 번의 실수는 나무의 생사를 결정하는 치명적인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손대대로 오래도록 정이품송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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