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우주를 성찰하는 소박한 일상의 노래,
김철순 시인의 첫 번째 동시집‘사과의 집’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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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우주를 성찰하는 소박한 일상의 노래,
김철순 시인의 첫 번째 동시집‘사과의 집’출간
  • 나기홍 기자
  • 승인 2014.05.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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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온 김철순 시인이 지난 30일 첫 동시집 ‘사과의 길’을 출간했다.
그의 첫 동시집 『사과의 길』은 엄마의 마음과 농부의 마음으로 담은 아이들과 자연의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오랜 삶의 경험이 있었기에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그의 상상력은 아이의 눈높이에 살뜰히 맞춘 입말로 세계에 고착된 인식을 뒤흔든다. 나아가 대상을 둘러싼 환경, 대상의 이면까지도 응시하는 포용의 상상력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과 감동을 전해 준다.
김철순 시인은 1995년 제1회 지용신인문학상에서 시 「가뭄」외 한 편으로 등단한 후, 농부와 주부로서의 삶을 꾸준히 시어로 표현하며 시집 『꿈속에서 기어나오고 싶지 않은 날』(1997)『오래된 사과나무 아래서』(2003)를 냈다.
그런 그가 5년 전부터 동시에 관심을 갖게 됐다. 54세, 늦은 나이에 동심에 눈을 뜨자 세상이 달라 보였다고 한다. 바람에 펄럭이는 빨래가 날뛰는 얼룩말로 보이기도 하고, 잘 익은 콩꼬투리에서 튀어나오는 콩알이 뻐꾸기 울음소리로, 가을밤 끝도 없이 이어지는 귀뚜라미 소리가 여름을 반으로 접어서 박는 재봉틀 소리로 들리기도 했다. 땅을 일구는 삶을 살아온 시인은 자연에 가장 가까운 글을 일구어 나갔다.
그렇게 동시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201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사과의 길」과 「냄비」가, 『경상일보』 신춘문예에 「할미꽃」과 「고무줄놀이」가 나란히 당선되었다.
당시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시부문 심사위원이었던 김용택, 이상희 시인은 그의 동시에 대해 “아기자기한 이미지의 환상적 서사, 소박한 일상의 노래가 자연과 우주를 성찰케 한다.”라고 평했다.
김철순의 동시 속에서는 익숙한 주변 사물이나 경험이라 할지라도 낯설고 특별한 것으로 변신한다. 주전자는 오리로, 국그릇 속의 콩나물은 연못의 올챙이로, 가래떡 뽑는 기계는 두 개의 똥꼬가 달린 이상한 동물로 탈바꿈한다. 아이들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시인의 발상에 금세 빠져들고, 어느덧 시인과 같은 생각을 떠올리며 상투적 인식에서 벗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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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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