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사회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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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과 사회관계
  • 보은신문
  • 승인 1999.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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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대(상명대교수, 산외 산대)
사람은 사회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여기에 인간의 인간다운 근거가 있으며 그 근거가 바로 인간의 사회성인 것입니다. 새가 숲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고 고기가 물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언제나 개인적 존재인 동시에 사회적 존재입니다.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여감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있어서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공동체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의식 없이는 사회생활을 해나갈 수 없을 뿐만아니라 그러한 가설이 성립할 수 있다면 사람이 사는 사회란 존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경우에는 개인적 존재에 불과하지만, 다른 사람과 더불어 있을 경우에는 사회적 존재입니다. 사회인으로서의 사람은 사회관계가 원만해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회관계라는 것은 예를 들면, 동료관계, 친구관계, 동창관계, 선후배관계, 향우회, 종친회 등을 의미합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 동료관계가 좋아야 직장생활에 보람을 느낄 것이며 그렇지 못하다면 직장생활은 별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마음이 통하는 동료, 어려울 때 마음을 탁 터놓고 마음속에 담겨있는 속깊은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직장동료가 많을 때, 직장생활이 즐겁고 바람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직장동료라고 하는 사람들이 모두 하나같이 믿을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만나는 것조차 탐탁하지 않다면 직장에 출근하는 것이 즐겁지 않을 것은 물론이고,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심정까지 생길 것입니다. 직장생활은 인생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고사하고, 어느 의미에서는 인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즐겁고 보람있는 직장생활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동료가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기대하지 말고, 자신의 먼저 동료를 위하여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동창관계, 친구관계 등 사회관계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학교 다닐때의 친구등, 선배와 후배들이 모두가 얼마나 다정하고 그리운 사람들입니까? 매년 연말에 벌어지는 송년회, 망년회의 모임은 그 대부분이 동창모임인 것도 다 이러한 까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동문수학도 정월 초하루처럼 반가운 것입니다. 새봄이 되어 새순이 돋고 여기 저기 울긋불긋 꽃이 필 때면 서울근교의 유원지에는 종친회, 화수회, 향우회 등의 모임을 알리는 안내문들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조상이 같거나 또는 고향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소식과 안부를 물으며 지난날을 회고하고 앞날을 설계하는 자리의 마련인 것입니다. 이 또한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사회관계를 돈독히 하고자 하는 욕구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대개의 사람들이 한 평생을 살다가면서 인간관계를 맺고 가는 사람의 수는 약 2,000명이 내외라고들 합니다. 물론 학교 선생님들이나 큰 회사를 경영하시는 분들, 또는 많은 사람들과 생활을 함께하시는 분들 같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 보통 사람들의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2,000여명 가까운 사람들과 사람들과 사귀며 살아가더라도 아주 가깝게 지내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성격이 활달하고 사교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을 사귀고 친하게 지내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내성적이고 비사교적이어서 아는 사람도 별로고 친한 친구도 얼마 없는 까닭에 외롭게 살다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비록 수가 적더라도 진실되고 신이 있는 친구를 가진 것이 훨씬 값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외국의 어떤 나라보다도 정실과 친분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관계가 혈연, 지연, 학연입니다.

같은 종씨, 같은 고향, 같은 대학 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의식속에 깊숙히 박혀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일처리 보다는 인정적인 일처리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정실주의나 연분주의가 사라져야 무슨 일이던지 공평무사하게 처리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그다지 쉽게 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인간이 있는 곳에 인연이 있게 마련이지만, 이러한 정실주의나 연분주의가 인간의 모든 사회관계를 좌우한다면 사회발전은 대단히 어렵다고 봅니다.

인생과 사회관계는 불가분의 관계이지만, 그 사회관계도 보다 차원 높게 발전되어야 하겠습니다. 사람사회에만 있는 사화관계가 사람들의 이성에 의하여 바람직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서 애틋한 정이 오고 갈때 살만한 사회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날의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남녀간의 갈등현상은 원만한 사회관계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갈등과 대립이 없는 사회건설을 위해서도 이상적인 사회관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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