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사상 통해 실추된 효(孝) 사상 고취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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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사상 통해 실추된 효(孝) 사상 고취에 올인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3.12.1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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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대찬(보은읍) 보은향교 전교
흔히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던 한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다보니 도덕불감증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는 말은 바로 사람의 근본인 효를 상실하고 도덕적 관념이 희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학교폭력이다, 인면수심의 범죄다 해서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극한 사회적 현상으로 마음 놓고 살수 없는 세상이 됐다는 한탄의 소리도 들린다. 이는 단언컨대, “교단에서 한문이 사라지게 된 잘못된 문교정책으로 유교사상의 후퇴가 가져온 부작용”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초등학교 문턱조차 넘지 못한 사람이라도 공자 등 옛 성현의 말씀을 접하다보면 윤리도덕이 절로 몸에 배고 사람으로 지녀야 할 근본도리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것이 이치인데 현 세태가 안타깝다는 말로 강조하는 보은향교의 나대찬(80·보은읍 누청4길) 전교는 지난 8월 취임해 향후 3년간 임기를 맡게 된다. “무엇보다 후세대들에게 올바른 효 사상 고취에 향교의 역할 극대화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다지고 있는 그를 만났다. 〈편집자 주〉

상현서원 등 5곳의 사당에서 1년에 2번 제사
“전국 각 향교에서는 1년에 두 번 정도 공자 등 옛 성현을 모시는 사당에서 제를 올리고 있어요. 보은관내에는 회남, 회북을 제외하고 보은향교, 회인향교 등 8개 읍면 관할 지역에서 성현들의 사당을 모시고 있어요. 대표적인 사당으로는 상현서원(장안면), 금와사(삼승면 선곡리)를 비롯 고봉사(마로면 관기리), 후율사(수한면 차정리), 백봉사(보은읍 산성리) 등 5곳에서 성현들을 모시고 있습니다.”

방학 이용해 한문·예절교육의 ‘충효교실’ 운영
“학생들을 위해 여름·겨울방학을 이용해 ‘충효교실’을 운영하고 있어요. 주로 한문 및 예절교육을 가르치다 보면 무언가 아이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최근 외동아이들이 많다보니 나만 알고 남을 배려하는 예의지심이 부족하고 거기에다 성적만을 중시하는 현시대를 살다보니 단순히 지식만을 전수하고 있는 탓에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인성이나 덕목을 쌓지 못하고 넘어가 조화로운 인격형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성인이 되었을 때 많은 사회적 부작용이 생겨나는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어요. 이런 것을 생각할 때 참으로 안타깝지요. 아이들에게 효와 인간의 근본도리를 가르칠까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향교의 역할을 극대화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가정교육의 바탕 위에 학교교육 바로 서야
“개인적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교육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교육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가정교육이 확립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정교육의 부재에 따라 학교교육마저 무너지는 위태로운 상황을 맞고 있는 듯합니다. 누가 뭐라 해도 가정교육이 가장 중요하지요. 이를 위해 향교에서 학교교육을 마친 후 주로 한문이나 예절교육을 합니다만, 학부모들은 학원수업을 중요시해 한 시간 교육을 마치면 학원에 갔다가 다시 와서 수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요즘은 정말 학생들이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들락날락하다보니 집중도 안 되고 그렇다고 학원을 안갈 수도 없고 많은 격려와 위로가 아이들에게 필요한 때죠.”
한문과목 대신 한문급수시험 치러져 다행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는 것은 교단에서 한문과목은 없어졌으나 요즘은 한문시험이 급수에 따라 치러지고 있어요. 이를 통해 공자 같은 옛 성현들의 말씀을 접할 기회를 가질 수 있거든요. 제가 향교와 인연을 맺은 지는 대략 20년 정도 됐습니다. 배움의 기회를 놓쳐 초등학교 문턱도 넘지 못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니 배움의 대한 아쉬움과 한이 남더군요. 당시는 부모로부터 한문과 천자문을 배웠습니다.“

일본징용 간 형 해방 맞아 귀국선 침몰 사망
“2남2녀 중 둘째로 바로 윗 형님이 일제시대 때 징용으로 끌려갔지요. 당시 ‘부도환 사건’으로 알려진 귀국선 침몰사건으로 8.15해방을 맞아 징용으로 끌려갔던 형님이 귀국선에 몸을 실었는데 일제의 무자비한 폭격으로 배가 침몰하면서 돌아가셨습니다. 바로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해결을 위해 일본을 무수히 넘나들면서 2천만원을 피에 대한 보상을 받았지요. 당시 향교를 통해 한문을 열심히 공부하여 못다 한 배움의 한을 풀고자 노력했어요. 향교에 입문하면서 운광 선생으로부터 한문사사를 받았어요.”

대전시유성박물관에 149점 유물기증자로 이름 올려
“현재 대전시 유성역사박물관에 유물기증자로 제 이름이 올라가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 훈민정음으로 쓰여 진 편지 2통인데 이는 안동서 나온 유물보다도 50년 앞선 것으로 추정돼 역사적 사료가치로 보아 연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당시 대전시 개발이 이뤄지면서 선영들의 무덤을 이장하던 중 1400~1500년대로 추정되는 149점의 유물이 출토됐어요, 조모님 산소에서 미이라 4구가 나왔는데 이때 출토된 편지는 훈민정음으로 가장 최초인 15대 조부님이 부인께 쓰신 편지랍니다. 이와 관련. 3년 전에 각 신문에 대서특필 된 적이 있어요. 동학란 때 권력을 모두 빼앗기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던 부친께서 정착하셨던 곳이 바로 보은입니다.”

빈한한 가정형편 속 자식농사 잘 지은 것에 감사
“다행히 제가 향교를 통해 옛 성현들의 말씀을 따르는 것으로 가세는 빈한하고 물려줄 것이 없었지만 자식들에게 만큼은 본보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주위 분들이 요즘 흔히 말하는 자식농사를 잘 지었다는 이야기를 할 때 가장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제대로 등록금 한번 준 것 없는데 무사히 대학공부를 마친 자식들이 대견하지요. 5남 1녀 중 둘째가 한남대학교 대학원을 나와 현재 우성양행에 근무하면서 회덕 향교를 나가면서 옛것을 이어가려는 행보로 위안이 되고 있지요. 은행지점장을 지낸 장남을 비롯 셋째는 환경부 소속 세종시청사에, 넷째도 보은농협에 다니고 있어요. 모든 것이 가정교육과 향교를 통해 성현의 말씀을 가까이 하며 살아온 덕택이라는 것을 결코 의심치 않아요. 최근 부부이혼이 늘면서 가정교육의 부재로 아이들의 교육에 빨간불이 켜지는 것을 보면 답답합니다. 마음 둘 곳이 어디일까를 생각하면요.”

부모와 자식 간 대립은 바로 윤리·도덕의 붕괴
아이를 탓하기 전에 먼저 어른의 행위를 되돌아보는 스스로의 깨달음이 적다보니 그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교사와 학생이 대립 하고 학생들이 학교 적응에 문제를 일으키고 아이들이 가정에 반항을 하는가하면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해하는 것은 하늘이 내려준 윤리를 저버린 세상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그 어느 때보다 향교의 역할을 강조하며 활성화에 적극 노력할 것입니다.”
두 살 연상인 부인 윤삼용(82)씨도 3.1운동 유공자 집안에다 손위처남이 마포구 군의원, 서울시위원을 지낸 명문가문이다.
지난 6일 박근혜대통령으로부터 국가유공자 기장을 받은 그는 번창하고 뿌리가 깊으면 잎이 무성해지는 원리와 같아 오늘날 실추된 윤리, 도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17일 있을 향교유림들 회합에서 향교관리의 활성화 방안모색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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