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입맛 유혹하는 ‘넘은 골’ 된장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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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입맛 유혹하는 ‘넘은 골’ 된장아줌마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3.11.0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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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애(보은읍 신함1구)씨
‘넘은 골’이라 불리는 보은읍 신함1구에는 15년 째 고향사랑의 마음을 담아 전통 장맛을 담가내는 된장 아줌마가 산다. 구수한 장맛으로 도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탓에 벌써 길게는 10여 년째 왕 단골들이 생겨났을 정도다. 푸근하게 둘러쳐져 있는 산을 경계로 위치한 이곳은 언제나 따스함이 풍겨나 청국장과 함께 구수한 된장 맛이 살아있는 곳이다. 이제는 스스럼없이 수줍은 새색시 마냥 붉은 옷을 갈아입은 산의 운치와 함께 아줌마의 정성과 손맛으로 된장이 익어간다. ‘넘은 골’에는 어느새 늦가을 빛이 장독대에 사뿐히 내려앉고 있다. 오늘도 여전히 전통 장맛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푸근한 된장아줌마인 주인공 문경애(55·☎010-3070-5170)씨를 만났다.〈편집자 주〉

‘장맛은 손맛’ 강조, 전통된장 담그는데 올인
“장맛은 순전히 손맛”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한번 먹어본 사람이면 누구나 인정하는 장맛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부산출신 아지매인 그는 산성2구를 마주한 산동네인 이곳 신함 1구 넘은 골로 시집을 왔다. 시집살이 25년을 거친 후 분가하여 이곳에 자리 한지 어언 15년째를 맞는 그다.
“시할머니, 시할아버지를 비롯 2남2녀의 시동생 시누이를 포함한 대가족 살림살이에도 큰 어려움을 모르고 살아오다 분가한 후 이곳에다 정착을 했어요. 누구나 분가하고 처음에는 사는 것이 다 힘들겠지만 남편이 훌쩍 이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에 남겨진 빚을 떠안은 악조건 속에서 살림을 꾸리다보니 더 힘들더군요. 무언가 해야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샘솟았어요. 살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빚도 갚고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 바로 된장 담그는 일 이었어요”

된장 맛 결정은 바로 원재료인 콩이 결정
된장의 맛을 내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된장의 속 재료죠. 부부금슬도 속궁합이 좋아야 좋은 것처럼 된장이나 청국장 맛도 바로 속 재료인 콩의 선택에 있어요. 콩 농사를 많이 짓다보니 그것이 바로 노하우라는 것을 알았어요. 누가 뭐래도 맛있는 된장비결은 바로 콩 맛이죠. 콩 수확기 전에는 이웃 동네어르신들이 경작한 콩을 모두 수매해 사용하죠. 많은 양의 콩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최근 중국이나 미국 등에서 외래 콩이 들어와 사실 국산 콩으로 빚은 된장 맛을 찾기란 매우 힘든 시대가 됐어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콩으로 빚는 된장이나 청국장이야 말로 전통고유의 맛을 낼 수 있다는 고집을 갖고 있어요. 된장의 특별한 노하우보다는 그것을 고수하고 있는 편이죠. 좋은 재료와 손맛이 어우러지면 좋은 된장 맛이 나는 것이거든요“

어려운 형편 속 잘 자라준 아들 무척 대견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잘 띄운 청국장과 윤기 나는 된장처럼 잘 자라준 외아들(보은고 관악부)이 무척 대견스럽다”는 문 씨는 특히 부산 분들이 이곳 된장의 맛을 알아주어 너무 고맙고 그래서 일일이 택배로 붙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이 살아있을 때는 젖소 30마리를 키우고 있었어요. 그러나 일일이 관리를 하지 못한 탓에 죽어 나자빠지는 바람에 빚잔치에 시달리게 되었어요.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것이 3천 평 땅에다 고추 재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당시에는 우울증으로 시달렸던 때도 있었어요. 그러나 죽으라는 법은 없더군요, 땅을 팔아 빚을 갚고 이제는 된장과 청국장을 만들어 파는 것으로 나름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작년에는 20가마를 쑤어 된장과 청국장을 만들어 판매를 했어요. 2천만 원의 고소득을 올렸어요. 이일은 나의 자존심이고 신념이 됐어요”

새로운 시설건축·5년 안에 1억 매출 달성 목표
된장, 청국장이 주특기인 문 씨는 오늘도 주문이 들어오는 탓에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다.
작년까지 2천만 원의 소득을 올린 문 씨의 목표는 “좋은 재료로 만든 맛있는 전통의 된장을 전국 소비자들에게 맛보게 하는 것이며 2년 안에 새로운 시설을 세우는 것과 5년 안에 100가마의 원료로 1억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당당히 밝혔다.

서울·경기·부산 등 전국 각지에 주문량 판매
어려운 생활 속이지만 당당히 자리매김 하고 있는 문 씨는 서울, 경기, 부산 등 각지에 주문량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역에도 홍보를 일부러 하지는 않았지만 간혹 주문이 들어와 먹어본 사람은 꼭 주문을 해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된장이면 된장, 모두 그의 손을 거쳐 간 재료는 다 맛이 있다고 자부하는 그다. 도토리묵도 그를 따를 자가 없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도토리를 주워 앙금을 가라 앉혀 만든 도토리묵은 맛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옛날의 도토리묵이란 찬사를 듣는다고 했다.

직접 수확한 국산 콩의 된장, 청국장 원칙
넘은 골 된장아줌마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그는 1700평의 땅에서 소출되는 콩으로 빚는 된장, 청국장 등 국산 콩으로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올해 만든 청국장은 1㎏에 9천원(작년 1만원), 청국장가루 1㎏ 2만3천원(작년 2만5천원), 된장 1㎏ 1만2천원(작년 1만5천원) 등으로 작년 대비 제품 값이 조금 내렸다고 말했다.

태양열로 만드는 청국장가루도 단골 노하우
“또한 청국장가루 마니아들은 이 맛을 잊지 못해 한 번 주문한 다음부터는 꼭 단골이 되지요. 말릴 때도 하우스 안에서 태양열로 말리는 것이 무엇보다 노하우죠. 아무래도 전기로 말리는 것은 조직이 부드럽지 못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어 태양열을 고집하고 있어요. 현대인에 특히 좋은 청국장가루는 조상들의 지혜가 모아진 좋은 영양식품이라는 것에 골몰하여 더 좋은 제품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브랜드 ‘콩의 나라’로 고객 100명 확보해
브랜드 ‘콩의 나라’로 이름 붙여 주문 판매를 받고 있는 문 씨는 이미 고객 100명을 이미 확보하고 신뢰감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제품 생산이 어려운 철에는 돈이 무척 귀하잖아요. 그 것을 알고 미리 선금을 질러주시는 왕 단골이 있어요. 1백만 원의 선금을 통장에 꽂아주실 때가 있어요. 제품을 믿고 신뢰감이 으로 호응을 해주시는 왕 단골들이 계셔서 무척 행복합니다. 서울에 계시는 왕 단골인 한 서리태 마니아는 1년에 5말 정도를 주문하고 있고 10년 되신 분들도 있어요. 이러한 자부심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아들에게도 떳떳한 엄마로 서게 한 이 일이 제게는 피와 같이 중요하죠.
제품에 대한 신뢰와 맛을 강조하는 그는 오늘도 청국장과 된장의 주문에 밀려 날짜를 맞추느라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었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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