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다시 정당을 선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은 정 군수의 탈당은 내년 6월 11일 실시될 군수 선거에서 프레임의 변화를 가져올 게 유력하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법적으로 명문화하지 않는 한 차기 총선과 대선 뿐 아니라 정당 존재감을 위해서라도 단체장만큼은 공천이 불가피한 면이 있다. 때문에 무소속의 정 군수를 비롯해 민주당과 새누리당 공천자(공천제가 폐지되면 정당표방제 등을 통한 내천) 등 최소한도 3자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는 이유다.
정 군수의 갑작스런 무소속 결행을 두고 기초선거 정당공천이 폐지될 경우를 대비한 사전 발 빠른 포석으로도 보고 있다. 한마디로 탈당 실행으로 정치적 실리를 취함과 동시에 공천제 폐지 명분에 앞장서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서겠다는 행보로도 해석한다. 정 군수 입장에서는 비록 세 불리기에 불리한 무소속 출마지만 다자구도에서는 불리할 게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인기가 시들해진 민주당 공천을 위해 이것저것 눈치 볼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현역으로 지명도와 지지도에서 다른 주자에게 뒤질 것도 없다. 여기에 다자구도는 치열한 경쟁으로 표 분산을 가져올 수 있으며 더욱이 결과가 어떻게 튀질 모르는 양자대결을 피하고 싶은 심정도 내포돼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고민 깊어지는 민주당
정 군수의 탈당을 계기로 옥천과 영동 지역에서의 탈당도미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정당지지도가 열세인 상황에서 정 군수만큼 경쟁력을 보유한 대타를 물색하기 또한 지금으로선 난망해 보인다.
김영만 옥천 군수는 정 군수가 탈당 기자회견을 한 같은 날 브리핑에서 ‘직업 없이 선거 때만 활동하는 생업형 정치꾼들의 폐단’을 언급하면서 “국회에서 할일이지만 지방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는 폐지 되어야한다”며 “여러 가지 선택의 경우가 많지만 개인적으로 어느 당으로 출마할지 선택은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현재 그가 소속된 민주당이 그 개인의 지지율 보다 낮을 경우 정당공천제 폐지와 맞물려 거취표명에 이정표가 될 것”이란 추정을 낳고 있다.
보은에서는 민주당 공천에 가장 근접했던 정 군수를 대신할 대타투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보은군수 후보군은 김인수 전 도의원, 박성수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전 사무총장, 박재완 전 문화원장, 유완백 도의원, 임재업 동양일보 남부3군 본부장 등을 비롯해 대략 7~8명 선에서 차츰 압축되어가면서 최종 대진표가 짜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중 무소속 박성수, 민주당 유완백, 무소속 임재업 중 한 명이 민주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을 높게 잡는 분위기다. 나머지 후보군은 새누리당 성향으로 구분하고 있다.
#왜 하필 이 시기에 탈당
정 군수는 탈당발표 3일전쯤 농촌시장군수협의회를 다녀왔다. 이 자리서 농촌시장군수협의 회원들은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공감을 주고받으면서 부회장인 정 군수가 먼저 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군수는 “탈당을 고심하면서 주변 사람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지만 나의 입장을 정리한 문서를 도내 시장군수들에게 발송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탈당시간이 길어질 경우 명분이 약해지면서 어정쩡하게 공천에 대한 오인이 나돌거나 민주당과 타 후보에게도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서둘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군수의 탈당 후 무소속 전개 카드가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군수선거 판도에 미칠 영향과 그리고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지역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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