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인성교육 체험지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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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인성교육 체험지를 다녀와서
  • 회남초등학교 교감 김종례
  • 승인 2013.05.3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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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톡홀름에서의 첫날은 보슬비가 조용히 내리고 있었다. 우리나라보다 쌀쌀한 날씨에 양지 음지간 기온차가 커서 감기에 걸리기 딱 좋은 특이한 봄이었다. 북위 58ㅡ70도에 위치한 스웨덴은 지금 밤 열두시에도 주변이 훤하여 여행객을 잠 못 들게 하는 백야의 계절이다. 오랫동안 흑야를 보내느라 곤혹을 치른 이곳 사람들이 백야가 되니 남녀노소 거리로 나와 피부를 드러내고 햇볕을 즐기며 커피를 마시는 거리의 풍경은 사뭇 이색적이다. Myrsjoskolan, Nacka kommun 초. 중등교를 방문한 일행은 우선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환하고 밝은 미소로 맞이하는 학생들의 얼굴에서 이미 이 나라의 교육복지를 예상할 수 있었다. 전통적 인성교육과 기독교적 사랑교육에 뿌리를 두고, 보이지 않는 이면적인 것을 추구해 내려온다는 젊은 여교장의 스웨덴 공교육의 역사를 들으며 공직자의 청렴도, 개인행복 만족도, 남녀평등도, 사회 복지제도, 투표참여율 등이 세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는 통계가 허구가 아니란 걸 통감하며, 우리나라의 서당교육과 삼강오륜을 머리에 떠올리게 되었다. 학교가 인본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공교육의 포괄적 기능을 활성화하여 민주시민 기본교육은 유치원과정에서, 진로탐색 및 기초학력은 초등에서, 개인 전문적 자질과 사회적 연대교육은 중등에서 완성한다는 단계적 교육시스템을 우리교육에도 적용, 내실있고 비젼있는 공교육으로 성장시킬 필요성을 깨달았다. 브리핑이 끝나자 우리 일행은 초등 교실 방문을 하였다. 들어서자마자 수많은 재봉틀과 천조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서 마치 방직공장을 연상하게 하는 실습장이었다. 우리교실만큼 청결한 느낌은 없었지만 초등 학생들의 노작실습과 창의적 체험학습이 얼마나 실용성 위주이며, 현실문제 해결 방안인 창조적 비판 형식의 교육에서 수많은 숨은 발명가와 발명품이 어찌해서 우루루 쏟아졌는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우리가 실시하는 수많은 체험학습도 지금보다 더 실질적이고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보장해주는 개별화 프로그램 위주의 다면적으로 대안을 마련한다면, 개인적 기능과 지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도 머지않아 빛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우리는 다시 유치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를 가도 아이들의 태양처럼 밝고 미소어린 얼굴이 방문객의 마음을 푸근하게 하였다. 유아교육에서는 무엇보다도 민주주의 기초교육과 인성교육의 기반을 이미 완성한다는 말을 듣고 이해, 배려, 관심의 정신문화 실현과 능력의 차별 없는 통합교육을 조기에 정립하여 역지사지(易地思之) 체험교육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우리만의 프로젝트를 개발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무엇보다도 이제 막 발돋음을 한 누리 교육과정에서 학력과 능력 경쟁 대신 사회적 연대 및 더불어 사는 인간 가치교육과 인성교육을 조기 실시함이 좋을 듯 하다. 우리의 학교폭력과 집단 따돌림이라는 난항을 하루 빨리 돌파하기 위해서 모두를 존중하고 함께 나가는 평등교육의 정립을 기원하면서 교실을 빠져 나왔다. 운동장에는 아이들 몇몇이 곡예에 가까운 장애물을 즐겁게 넘으면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놀고 있었다. 물론 스웨덴 교육이 우리나라보다 열악한 면도 없지는 않았다. 그 중에 제일 눈에 들어오는 것이 예산 투자를 하지 않은 실외 환경이었다.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숲과 흙 자체가 학교의 실외 환경이다. 마치 우리나라 유신시대 학교 운동장의 모습이라고 할까? 학구가 자유로워서 가까이 사는 아이들의 대다수는 자전거를 이용하여 등,하교를 하고 맘에 드는 학교운영을 찾아가는 원거리 통학생도 많다고 하니, 교사와 관리자의 피나는 노력이 이를 결정하는 잣대가 될 것임을 통감하며 현장방문을 마쳤다. 오늘날 세계는 대한민국의 교육 강점을 또 얼마나 주목하고 있는가! 이제는 무조건 선진국을 모방하는 따라잡기에서 벗어나 우리의 교육현장을 재점검, 우리만의 나아갈 길을 재정립하여 모름지기 백년대계적인 교육 안목을 키워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학생은 기쁨의 장소, 교사는 보람의 장소, 학부모는 만족의 장소가 되는 교육정책을 수립, 우리만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을 반드시 실현해야 할 것이다. 스웨덴과 핀란드 교육탐방은 우리의 교육과 스웨덴 교육의 비교 차이를 부각시키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평소 간과되기 쉬운 교육정책의 객관적인 인식을 하는데 호전적인 계기가 되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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