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기준으로 사과 과원을 3년째 한다는 A씨의 말이다. “작년 사과 1300평(530주)과 고추 850평을 짓고 있다. 지난해 조수입(순수이득이 아닌 총수입)으로 사과 600만원, 고추에서 1600만원을 올렸다. 인건비와 농약대금 등을 제외하고 사과 400만원, 고추에서 1200만원 순이익을 봤다. 올해에는 조수입으로 2000만원(순소득 1200만원), 7년차가 되면 4000만원을 예상한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농업기술센터 공무원이었던 A씨. LNG발전소가 건설되면 “농산물 품질이 저하되고 이미지가 나빠져 소득이 크게 줄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재산상 손실(지가하락)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전국 과수협회장 겸 보은사과협회장을 역임하고 35년째 사과 과원을 운영하고 있는 B씨의 말이다.
“과원에 피해가 발생하면 누가 우리 입장을 알고 대변하겠습니까.” 수증기와 안개 발생을 특히 우려한다는 B씨는 일이 벌어진 사후 피해조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농작물 피해보험을 가입해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상태에서 정확하게 피해조사를 할 주체가 없다는 강변이다.
B씨는 사과 1만평 과원을 하면서 지난해 2억 원에 가까운 조수입을 올렸다. 인건비 등 비용 6000만원을 제외하면 1억 2000~4000만원이 순수 소득이란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에 사과(여름사과 한 개당 많게는 1만5000원)를 납품하고 있는 그는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인으로 부러움을 온몸에 받으며 억대 수입을 올리는 성공한 부농이다.
B씨는 “피해보상 운운은 뜬구름이다. 육안으로 나타나는 피해와 실제 피해액의 차이가 크다”며 발전소가 들어오면 자식에게 농원을 물려줄 생각을 접고 제주도로 이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추 과원 조성으로 방송을 타면서 유명세를 얻은 C씨는 올해로 14년째 대추농사를 짓고 있다. 생산되는 대추를 몽땅 직거래로 팔아 부농의 대열에 합류했다. 그가 조성한 과원 6000평(2500주) 중 3000평은 비가림시설, 나머지는 노지 재배다.
“노지의 대추는 병충해 발생이 잦고 열과도 많아 정확한 산출을 내기가 어렵다. 반면 비가림시설은 알차다. 비가림시설에서 순소득으로 4000~4500만원을 올리고 있다. 노지 대추를 포함하면 연간 소득이 6000만원이다.
C씨도 발전소가 들어오면 안개와 수증기로 대추성장에 지장이 있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반투위에 가담하면서 무려 10㎏이나 몸무게가 줄었다는 그는 발전소가 들어오면 자식에게 승계할 과원도 아예 포기할 생각이다.
보은군이 사과로 연간 벌어들이는 돈은 대략 130억~150억원로 추산한다. 이 중 삼승면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삼승면 주민들은 발전소가 들어올 경우 삶의 기반이 망가질까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발전소가 주변에 위치한다면 청정이미지가 통하겠냐”는 게 다수의 시각이다.
이재학 반투위 부위원장은 “이번 활동으로 뭉쳐야 산다는 것과 내 일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두 가지 사실을 뼈저리게 절감했다”고 말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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