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스 전문 방송 CNN은 북한의 다음 행보와 시리아를 포함 이집트, 리비아,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정정불안, 동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 영토갈등 등이 올 해 뉴스의 머리기사를 장식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식으로 하면 2013년은 계사년(癸巳年)이다. ‘계’는 검은 색과 깊은 물을 의미한다. 보이기 위한 화려함이 아닌 내적으로 충만하고 은밀한 사색을 뜻한다. ‘사’는 12지신 중 6번째인 ‘뱀’이다. 즉 올해는 ‘먹구렁이의 해’인 것이다. 단군(檀君)이래로는 4346년이고, 부처이래로는2557년이다.
성경 창세기 때의 뱀도 먹구렁이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날름거리는 두 갈래의 혀를 가진 파충류는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한 교활함의 대명사가 됐다. 하지만 불교와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지혜로운 영물(靈物)로 대접받은 경우가 훨씬 많다. 특히 동남아의 불교국가에는 참선중인 부처님을 보호하려고 머리위에 우산처럼 우뚝서있는 뱀의 상징물을 쉽사리 볼 수 있다.
뱀은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풍요와 재물, 수차례 허물을 벗고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하는 재생, 영생의 상징이었다. 또한 지혜와 예언의 능력으로 땅과 무덤을 지키는 문화적 상징화가 되기도 했다.
먹구렁이는 보통 뱀보다 훨씬 굵고 긴 뱀으로서 신성시됐던 동물이다. 집안의 살림을 늘어나게 하고 복을 지켜주는 것으로 믿었던 업 신앙(業信仰)이 있다. 업은 대체로 구렁이나 두꺼비였으며 사람이 대신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업구렁이는 신통력이 광대하고 이를 해친 사람은 보복을 받고 도움을 주면 보답하는 동물로 나타났다. 그래서 그 집안에서 큰 구렁이가 나가면 가운(家運)이 다 된 것으로 생각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그 집을 비워 두고 이사를 하기도 했다.
이렇듯 뱀은 지혜로운 영물로 취급받기도 했고, 혐오하고 기피하는 대상도 됐다. 이중적 상대성의 상징이 된 것이다. 극과 극을 동시에 갖고 있다. 하지만 바꿔보면 양쪽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내적인 심연의 통찰력을 갖춘 중용인 것이다.
첫 여성대통령이 통치를 시작하는 올해의 화두는 뭐니 뭐니 해도 반반으로 갈라진 민심의 아우름이 첫 번째일 것이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면 화합할 수 있다. 이쪽저쪽 모두가 결국 대한민국을 번영, 발전시키기 위한 또 다른 생각임을 받아들이면 된다.
역시 매한가지다. 발전소 건설문제와 관련해 서로의 생각과 입장이 다를 수 있다. 또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렇다 해서 물리력과 어긋나는 똥고집만으로 사안을 해결할 수는 없다. 불확실성의 한 해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려면 적절성과 유연함, 바로 중용만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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