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든님 고운손에 머루 달래 쥐어주며
구병산 휘돌아 삼년산선 올라서니
흰구름 너울대는 금적산 바라보면
삼산의 정기어린 보은임을 알린다 (중략)
제2곡 기름진 탄부뜰에 장마비 넘치면
깃대 앞 강 고기떼들 보은향해 북진하고
바람부리 회오리 바람에 삿갓 날라갈 때 (중략)
제3곡 엄마찾는 망아지 울고가는 오솔길
풀끈 메어놓고 도망가서 웃든곳
날라가던 반딧불 쫒아가다 없어지고 (중략)
心耘 온몸으로 보은을 다 품어버린 이곳 사랑하는 고향을 두고 어찌 낙엽과 함께 떠나셨나요 평생 당신이 그리워하던 속리산 자락에 당신이 쓴 시비를 보고 노제를 지내니 얼마나 흐뭇하십니까 비록 당신은 이승을 떠나셨지만 여기 시비에 있는 구구절절한 「세월이 지나간 보은의 찬가」는 천년만년 후에 도 우리들 가슴과 함께 할 것입니다.
심운 당신이 가슴으로 써낸 주옥같은 시 「사랑에는 쉼표가 없읍니다」「어쩌란 말이오」 「세상에서 햇님에게」 「보청천」「삼년산성에 달뜨면」 제6집을 끝으로 소쩍새울든 당신의 고향 석화리 뒷동산 중턱에서 황금빛으로 물든 단풍의 아름다운 절정을 같이하며 이승을 하직하는 슬픔이 비가되어 눈물로 변하던 날 당신이 가시는 길이 너무나 슬펐나 봅니다.
심운 이제 지나간 우리들의 우의를 한번 짚고 갑시다.
2001년 한여름 푹푹찌는 더위를 피하러 삼파수가 내려쏫는 속리산 깊숙한 만수계곡에서 무성친구, 당신, 광태친구 셋이 인생을 논할 때 그때 얼마나 행복한 순간이었나요 그리고 당신의 시낭송 속에 화가인 무성은 우리들의 모습을 삽화하며 송로주 한잔의 취기는 시간 가는 줄을 몰랏던 그때, 인생의 무상함을 뜬구름에 비유하고 눈위를 밟고간 기러기의 발자국은 한때 인생의 머무름에 비유하던 그때가 지나가고 인생의 고희를 찾아왔구려 언젠가는 누구나 세상을 다 떠나가는 생자필멸이라는 글귀가 있지않소!
심운 병석에 누운것도 모르며 애타게 몇 년간을 찾았지만 행방이 묘연하던 올 정월 문인협회 보은지부가 창립 되는 날 울렁이듯 속삭이듯 당신의 시낭송을 듣는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소이다. 건강한 모습을 볼때 반갑기 그지 없었소이다. 더 건강하라고 더 많은 작품을 써달라고 나는 부탁 하였지요 그리고 올여름 8월 보은중학교 8회 우리 동기들과 동창회를 하면서 두 번째의 만남은 너무나 멋진 당신의 건강한 모습이었읍니다. 그렇게 건강하던 당신이 우리곁을 홀연히 떠나셨나요. 애통하고 비통한 마음 그지 없습니다.
심운 한평생을 살면서 국가 발전에도 공헌한 경영인의 길도 걸었으며 늦깍기 시인에 입문하여 젊은이보다 시심을 불태워 고향을 사랑하는 향토 시인이 되지 않으셨습니까 자수성가한 당신은 노산 문학상은 물론 시문학의 기여에 앞장선 당신을 존경하였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고달프셨습니까 이제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던 대지의 넓은 품에서 편히 쉬십시오.
이글을 당신의 영전에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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