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과 지옥 오갔던 인생최고의 짜릿함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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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과 지옥 오갔던 인생최고의 짜릿함 만끽"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2.09.20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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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말라야 에베레스트산 탐험기-마지막회
우재문 귀농귀촌협의회장
사람은 누구나 평생에 걸쳐 도전하고 싶은 꿈이 있다. 육순을 훨씬 넘긴 나이에 혹한과 싸우며 희말라야 에베레스트 산 정복에 인생의 도전장을 낸 사람은 바로 우재문(66·귀농귀촌협의회장)씨다. 그는 지난 5월 4일부터 6월 1일까지 근 한 달 일정으로 부인 우혜숙(61)씨와 함께 배낭을 메고 중국을 거쳐 악천후로 인해 방글라데시 다카공항에 불시착, 네팔 카투만두 공항을 거쳐 희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360m)까지 등정했다. 본란은 60대의 무한도전인 에베레스트 산 등정기 중 하이라이트만을 추려 8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고락셉(5140m)에서 로부체(4910m)로 가다. 간밤에는 춥고 잠자리가 열악해 잠을 설쳤다.
오전 7시 30분에 출발, 날씨는 쾌청 기온 17℃로 구름 한 점 없다. 어제 묵었던 숙소는 단체손님이 와서 그 옆 건물로 옮겼는데 이건 완전 돼지우리다.
돼지가 없고 사람이 그저 잘 뿐이다. 전등도 없고 이불은 다 떨어져 솜이 나오고 냄새는 나고 화장실은 뚝 떨어져 밖에 있고...추운 밤중에 화장실 가는 일도 예삿일이 아니다.
집사람이 어젯밤 고산증이 와서 반새도록 고생을 했다. 고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감거나 세수, 목욕 등을 자제하라고 한다.
세계각국에서 모여든 여행자들 대부분이 여행사를 통해 단체로 와서 짐꾼과 가이드를 고용해서 걷는다. 현지인들, 어느 산골마을을 가든 대부분 영어를 할 줄 안다.
로부체에는 4개의 숙소 겸 식당이 있다. 숙박비는 방 한 칸에 5천원에서 8천원이고 뜨거운 물은 큰 것 1병에 만 천원정도 한다. 그 물을 핫 팩두개에 나누어 담고 칭낭 안에 넣고 잔다. 고도가 높을수록 모든 물가는 비싸진다.
로부체(4910m)에서 페리체(4240m)로 가다. 현재기온 영하-2℃, 오전 6시36분이다. 어젯밤부터 집사람이 고산증세가 심각해 밤새도록 시체처럼 누워있다. 춥고, 한축 나고, 머리 아프고, 먹는 물도 토해내고, 배가 아프고... 헬리콥터를 타느냐, 당나귀로 내려가느냐, 아니면 간이침대를 만들어 4명의 짐꾼이 들것에 싣고 갈 것이냐, 걱정이 눈앞을 가렸다.
떼죽라이, 세르파, 100㎏ 이상을 질수 있는 짐꾼 등 로부체에 있는 호텔을 다뒤져서 현지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있는 떼죽라이, 세르파를 고용했다. 90달러를 주기로 하고 집사람을 등에 업고서 3시간 반을 쉬지 않고 걸어 히말라야 응급실이 있는 페리체(4240m) 까지 걸어 내려왔다. 4910m에서 고도를 4240m까지 낮추었다. 모래와 함께 불어오는 맞바람은 얼나나 세던지...눈조차 뜰 수 없다. 페리체는 히말라야 쿰부계곡에 있는 유일한 응급구조 레스큐가 있는 곳이다. 영국출신 여의사인 레이첼이 웃음으로 반긴다. 산소를 주입하고 약을 쓰고 치료받다 저녁 때 쯤 깨어났다. 집사람은 원기를 회복해 치즈오므라이스, 수프, 초콜릿 등을 먹었다.
레이첼은 금년 5월까지 25명의 위급환자가 헬리콥터를 타고 큰 도시로 이송됐다고 전한다.
한 달 동안 히말라야를 여행하면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 그저 맑고 깨끗했다. 그리고 나 자신을 깨닫게 하는 좋은 추억을 가지고 왔다.
여정은 끝났으나 나의 갈 길은 끝나지 않았다. 한 달간 두 사람이 히말라야에서 사용한 비용은 4500달러(약 500여만 원)였다. 이 비용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으니 이 세상에서 그보다 더 짜릿한 인생체험이 어디 있겠는가. 〈마지막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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