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담임 체제로 책임 있는 학생지도 시급
‘학생들을 홀수 짝수로 나눠 조회나 종례 등을 해야 하나?’
현재 중학교 2학년 학급에 우선 도입돼 시행되고 있는 복수담임제가 오히려 혼란만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역중학교의 한 학부모인 보은읍 거주 ㄱ모씨(46)는 “요즘 학교제도를 보면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 것이 너무나 많은데 이 제도시행으로 학생들의 생활지도에 도움보다는 오히려 학부모나 학생, 교사들에게 혼란만 초래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며 손사래를 쳤다.
복수담임제는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일환으로 한 학급당 2명의 담임을 두어 교사들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학생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올해부터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일선교사는 “현재 교사들은 공문 발송이나 정책 관련 잡무가 많아 오히려 조회나 종례 시 학생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볼 수 없을 만큼 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실로 특히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맡은 학급은 5일 중 4일은 순회교사를 다녀야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이 같은 상황에서 폭력관련 학생들을 순화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도 없을뿐더러 학생들 얼굴보다 컴퓨터 앞에 앉아 공무를 보는 시간이 훨씬 많고 복수담임제의 실효성는 구두선에 불과한 것으로 책임감과 질적인 교육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규직 교사를 늘려 책임 있는 학생지도를 해 나가는 것이 더욱 효과적 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복수담임제는 일선교육현장의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아무런 기반조성 없이 성급하게 실행한 것으로 혼란과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심지어 복수담임제 실행으로 학생지도와 행정업무를 나눠 맡는다거나 한 학급의 학생들을 짝수번호와 홀수번호로 나눠 담당하는 것 등 혼란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
또한 교육업무를 나누고는 있지만 서로 성격이 달라 두 명의 담임이 업무를 떠넘기거나 눈치만 보게 되는 상황을 야기 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조퇴나 상담을 해야 할 경우 어떤 담임을 찾아가야 하는지 무척 난감하며 학부모들도 자녀에 대해 상담을 해야 할 때 누구와 상담을 해야 하는 지 등 혼란스럽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교사가 부족하여 상치교사를 운영해야 하는 경우에도 전 교사의 담임화로 업무가중 뿐만 아니라 담임을 겸직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보직교사를 담임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이에 따르는 담임수당을 실질적으로 모든 담임업무를 맡는 다른 교사에게 돌려주는 편법까지 이뤄져 본래 취지를 전혀 살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한 일선교사는 “교사 확보 등 기반 조성 없이 복수담임제를 도입해 교사들의 업무가중과 학생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마저 줄어들게 한 요인이 되고 있다.”며 “기간제 교사보다는 정규직 교사를 늘려 한 학급을 책임지고 학생들의 학업이나 생활지도를 해 나갈 수 있는 학교행정 체제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