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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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특집
  • 보은신문
  • 승인 1999.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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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 최대의 명절 설날
유구한 세월 인간이 살아오는 가운데 달따라 절후따라 생성한 민속이 전해온다. 민속이란 사람사는 풍속이며 사람은 본래 여러사람이 모여 살게 마련이여서 곳에 따라 독특한 풍속이 생성하여 전해오게 마련이다. 무릇 어느 나라나 고유의 민속이 있으며 민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설을 맞는 기분역시 남다르며 우리 조상님과 우리주변에서 설을 맞는 행하던 민속놀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설날이란
한해가 시작되는 첫날로 원단 도는 원일이라고도 한다. 음력 정월초하루인 설날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명절로 전승되고 있다. 이날 각 가정에서는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즐거움과 보다 큰 행운을 기원하는 뜻에서 그믐날 저녁부터 처마끝에 등불을 밝혀 경축하며 초하루 새벽에는 새옷으로 가라 입고 차레를 지내는데 신위를 한꺼번에 모시고 절후 음식인 떡국을 끓여 어육과 전을 안주로 과일과 탕을 곁드려 단잔으로 제사를 지낸다. 제사가 끝나면 부모를 맨 먼저 시작으로 집안 어른께 차례로 세배를 한 후 제사에 차린 술과 안주로 온식구가 둘러앉아 음복을 하고 떡국을 나누어 먹으면서 덕담을 주고 받는다.

이때 어른이 주는 세배 돈은 정도에 맞게 주어야 하며 이날 식구들이 모인 가운데 가훈을 설명하며 조상의 가르침을 이야기하여 전통적으로 계승된 가풍을 식구들에게 전하는 좋은 기회로 활용한다. 이어서 성묘길에 오르게 되는데 보행이 가능한 노인, 어린이 함께 참여하며 성묘가 끝아면 자유 시간으로 어른은 편을 짜서 윷을 놀거나 어린이는 장난감으로 연이나 팽이를 만들어 놀기도 한다. 한편 부녀자들은 이야기책을 보기도 하며 이밖에도 다음과 같은 세시풍속이 행해진다.

세찬나누기
설 명절이면 떡국을 끓여 생과·다식등 별미로 장만한 음식을 이웃에게 돌린다. 누구나 같이 장만한 음식일지라도 새해를 맞이한 이웃간에 정으로 서로주고 받는 아름다운 풍속이다.

토정비결로 신수보기
조선조 13대 명종조때의 석학 이지함 토정선생이 펴낸 책으로 생년, 생월, 생일로 숫자가 매겨져 이른바 태세, 월건, 일진을 숫자에 의해 1년 신수를 보는 방법으로 정초에는 남녀간 구별없이 그해의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것으로 조선조말부터 성행하여 이어져오는데 최근에는 서점에서 파는 월력에 부록으로 토경비결을 보는 조견표가 수록되어 있어 보기가 쉬워졌다.

삼재 액매기
삼재란 불길한 운수를 말한 것인데 수재·화재·풍재라든가 병란·질병·기근등을 말하는데 가복중에 나이따라 삼재에 걸리면 새마디의 매를 종이에 오려 문설주에 붙임으로써 액을 막는다고 전해온다.

동리고사
새해가 되면 정월 초 3일이나 14일 마을의 시화년풍·안과태평을 비는 고사를 지내게 되는데 마을마다 거의 연례행사로 행하여오다 지난 70년대 중반 새마을운동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일종의 미신이라 터부시하면서 중단되었다가 최근 다시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미신이라고만 치부하여 타기할 수 없는 것이 제사는 한 민족의 존경심을 나타내는 고유의 행사로서 새해를 맞이한 마을의 공동체가 다같이 재앙을 몰아내고 함께 안녕과 태평함을 비는 것은 지극히 바람직한 행사로 생각하는 마을원로들의 주장이 공감을 확산하게 된 때문일 것이다.

마을이장은 새해를 맞이하기 전 즉 동고사를 올리는 날부터 대체로 보름을 앞두고 동네 원로중에 길흉을 가려 택일하는 분을 찾아 동고사를 준비할 공양주와 제관을 선발하는데 당일 생기·복덕일이 되어도 평소 깔끔하고 단정한 처신을 하는 사람을 뽑아 당사자에게 통보한다. 이때 상사를 당한 복인이거나 출산을 한지 얼마 안되는 사람은 제외되며 공양주나 제관으로 뽑힌 사람은 대체로 막중한 부담감을 갖게 되나 기피할 수 없다. 온동네를 위한 영예로운 봉사일뿐만 아니라 무난하게 행사를 치루고 나면 그해 별탈없이 일년을 편하게 지낸다는 것이 선례로 전해오기 때문이다.

고사음식을 비롯하여 고사준비를 책임맡은 공양주는 고사에 쓸 물건 과일, 육류, 해물, 종이 등을 구입해 오는 일로부터 고사전날 밤을 세워가며 동네앞에 금줄을 치기위해 새끼를 꼬아야 하는데 깨끗한 짚을 마련하여 정화수를 떠다놓고 손에 물을 묻혀가며 새끼를 꼬는 것이다. 새끼를 꼰 다음 사고지를 한치 넓이에 반자 길이로 짤라 왼새끼에 한자간격으로 끼워 동리앞 나들이길에 걸쳐 맨다. 부정한 외래인의 나들이를 금한다는 표시이다.

고사는 대체로 자정에 지내게 되는데 3일 자정 또는 15일 자정이 되는 바 2월 14일을 입제일이라고 하고 3일, 15일은 파제일이라 한다. 입제일에는 동네 가가호호 함께 근신하며 정성을 드리게 되는데 비린 육류, 해물등의 음식을 삼가하며 각기 목욕재개 하고 근신한다. 자정이 되면 공양주는 제수를 차려 마을 뒤 산신당에 마련된 제각에 가서 제관과 함께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떡시루와 명태포에다 과일을 차려놓고 분향하고 잔을 드린 다음 축문을 제관이 읽는데 동네에 일년간 무사태평과 시화년풍을 기원하는 내용이다.

이어 마을에 거주하는 세대별로 세대주의 이름을 불러 소지를 올리는데 이때 소지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면 길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다음 주민들이 출입하는 동구밖 서탑이나 고목, 신목에 마련된 제단에 제사를 지내는데 내용은 비슷하다. 날이 밝으면 동네 각호별 세대주들은 공양주를 담당한 집으로 모여 제관을 비롯한 제사에 직접 참여한 분들께 수고가 많았다는 인사를 올리며 제수에 쓴 술과 백설기로 동네 잔치가 조촐하게 벌어진다. 이처럼 새해를 맞이하며 동내마다 지내는 고사는 단 하루, 이틀이나마 각기 자신의 가족들의 일년간 평안을 빌며 공동체 정신으로 동네 안녕과 태평을 비는 일체감속에 함께 참여하고 서로돕는 연중행사로써 길이 보존해야 할 미풍양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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