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들의 시(時)로 천년의 ‘시작’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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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들의 시(時)로 천년의 ‘시작’을 열다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2.02.02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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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출신 구희문 시인 등 20인
도종환시집 ‘세시에서 다섯시...’ 서평 실려
국내출판의 명문인 천년의시작 이천십일년 겨울 호인 계간 ‘시작(時作)’이 나왔다.
2012년 ‘시작’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한 모금의 기도’, ‘꽃송이, 눈송이’, ‘칩거’ ‘또 다른 인연’ 등을 통해 안타까움에 따뜻한 위로를 표현해 내고 있다.
‘오늘의 시인’코너에서는 1984년 ‘마침내 시인이여’(창작과 비평 시작시집)를 통해 등단한 이은봉 시인을 조명하고 있다.
그의 시집에는 ‘내 몸에는 달이 살고 있다’ ‘책바위’ 등 다수가 있고 현재 (사)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겸 사무총장을 맡고 있고 계간 ‘시와 시’주간으로 있다.
또한 ‘시와 인문주의’ 기획특집으로 고봉준의 ‘시와 인문주의’에 관해 물을 때 함께 물어야 할 것 등‘, 김석준의 ’신휴머니즘론 혹은 시의 사회적 기능‘을 통해 시에 대한 회의와 시가 맞부딪치는 현실의 절망에 대하여 과연 우리는 어느 정도로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에 시작이 주목하는 젊은 시인들의 신작으로 강민구의 ‘보혈외 2편’. 김제욱의 ‘거울이 내게 외 2편’, 최라라의 ‘이것은 어느 날의 코미디 외 2편 등’, 이호의 ‘신체에 관한 몇 개의 의식’을 실었다.
‘시작’의 신작시에서는 1970년 충북 보은출신이며 ‘자유문예’로 등단한 구희문 시인 외 20인의 시를 등장시키고 있다.
특히 시집 ‘사람이 그리울 때 난 혼자가 된다’ ‘얼굴’ 등 세 번째 시집을 낸 구 시인은 ‘본질적 고독성을 자연과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극복하며 전통 민요풍의 운율로 조화로운 리듬의 미감을 살려내는 순수 서정시인’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에 실린 ‘노모 외 1편’ 작품은 평가만큼이나 서정성을 표현한 전통시의 한 장르로 축약미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해는 긴긴 수숫대 등줄기를 타고/ 서녘 푸른 바다를 홀로 건너가면/저기, 파시시 허리 휘어지는 소리. 여문-붉고 붉은 수수다발은/바람 잎에도 하늘과 땅을 치며 운다.//’(노모(老母) 전문)
이외 서평으로는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테마로 한 김익균의 도종환의 열 번째 시집인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창비, 2011)는 ‘접시꽃 당신’ ‘스물 몇 살의 겨울’ 등 그 쓸쓸함의 힘으로 이제 누구도 끄집어내고 싶어 하지 않는 ‘감옥 밖으로 나와서도 나는 자주 알몸으로 긴 복도를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의 자화상을 그려 나가고 있다.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작품에는 저물도록 바라봐야 할 일몰의 쓸쓸함 속에는 막막했던 청춘의 겨울을 지나오며 그려진 굵직한 나이테가 든든한 서정의 그루터기로 남아있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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