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청에서 들른 부서는 이름도 생소한 농촌활력과. 이 과는 마을회사 육성, 로컬푸드, 도농순환 지역 일자리 창출, 컴뮤니티 비즈니스 등 4개의 계로 나눠져 있다. 이 부서 공무원은 “민선 5기 군수님이 마을공동체 회사 100개 설립을 목표로 신설했다”고 설명하면서 우리가 가보고자 했던 마을과 로컬푸드영농법인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결론은 로컬푸드와 마을공동체 사업은 전북도와 완주군이 관심을 갖고 이제 막 육성하기 시작한 사업이란 얘기였다. 인구의 절반 정도가 농업인인 보은군에서 눈여겨볼 부서가 아닌가란 생각과 이곳도 역시 지자체가 주도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로컬푸드 영농조합법인은 ‘건강한 밥상’을 모토로 지난해 7월 설립됐다. 지분 10만원, 20만원씩 100여개 완주군 농가가 로컬푸드에 참가했기 때문에 자본금은 1500만 원 정도에 불과한 작은 법인이다. 이 법인은 80여 가지의 농산물을 농가에게 사들이거나 계약재배로 2600여 회원들에게 품목별 꾸러미를 꾸려 개별 포장 및 배달사업 등을 벌인다. 1꾸러미에는 8~12종 야채 곡류 밑반찬류을 담아 보내주면서 일주일 한차례 2만5000원, 한 달 4회 10만원을 받고 회원들에게 보낸다. 60평의 저온저장시설과 작업장을 갖추고 있지만 추가로 물류센터와 완주군과 전주시에 직매장을 열어 도시민에게 식재료 공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단다. 꾸러미 사업의 회원 수는 전주·완주 소비자와의 인연마케팅으로 내년 1만 가구, 2013년 3만 가구를 목표로 학교·기업 등 단체급식이 로컬푸드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이나 규모, 시설, 품목 등 여러 여건상에 견주어 지금으로선 당초 계획에 도달할지는 미지수다. 당장 올해 목표한 회원 수 확보에 미달했다. 기존 회원 관리에도 애를 먹고 있다는 담당의 솔직한 귀뜸이다. 로컬푸드는 글로벌푸드의 폐해로부터 생산자를 보호하고 소비자의 먹을거리 안전을 보장하면서 지역중심의 대안농산물 체계를 만들어간다는 청사진이지만 형님 격인 속리산유통의 전철을 밟아 가는 법인을 굳이 시간을 내 확인한 것 같아 기분이 틀어졌다. 만일 속리산유통이 성공사례를 만들었다면 역견학이 줄을 이을 덴테.
2009년부터 42가구 공동생산으로 마을주민의 소득증대를 꾀한다는 두레농장. 이 마을의 총무는 “참나물과 부추, 상추를 공동으로 생산해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것만으로는 기대소득에 미치지 못해 각종 체험과 마을특성에 맞는 먹을거리 등을 선보일 계획”이란 설명이다. 지난해의 경우 4천여만원을 벌어들이고 3200만원을 지출했다. 인건비 배당이 2천만원으로 지출의 대부분을 인건비가 차지했다. 총무는 “공동 작업이다 보니 모든 일이 돈으로 계산돼 지출된다”고 했다. 사업이 진행된 이후 상승된 주민의 욕구를 현 체계로는 맞추기 어렵다는 푸념 섞인 얘기로 들렸다. 앞선 길을 먼저 가 명성을 얻었고 자리 잡은 보은의 백록동이나 구병마을 때문에 본전생각이 더 났다.
매년 이 맘 때면 선진지 방문이 줄을 잇지만 견학도 잘 골라 가야 의미와 보람이 있다. 이날 견학은 실상보다 한창 앞서 가는 홍보와 유명인사의 말 한 마디에 귀가 솔깃해 허비한 하루였지 않나 싶어 불편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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