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확보, 관건은 군의 의지다
상태바
인도확보, 관건은 군의 의지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1.06.16 0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너무 오랜 세월 관행처럼 되어온 노상적치물 및 노점상들의 인도 점거행태는 이제 개선되어야 한다. 그들 소수의 개념 없는 이기적인 행태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뒷짐 지고 있는 관도 문제지만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나만 생각하는 막무가내식의 주민의식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홈페이지에 ‘민관 모두 의식개선 필요...’란 제목으로 이 같은 댓글이 올라왔다. 있으나 마나한 인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사람이 비단 이 뿐이겠는가. 어제 오늘의 문제도 아니고 오래전부터 불거져온 이 문제에 대해 온갖 쓴소리와 해결노력을 기울였다지만 잠시뿐, 결국은 인도 없는 도로로 제자리다. 그러나 최근 관과 민간단체가 합심해 보행권을 찾아보려는 운동이 벌어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에는 군과 경찰이 주도했다면 이번 운동은 민간단체와 관이 어우러져 진행한다는데 특징이 있다.
민·관협의체인 보은희망네트워크가 작년부터 보행권 확보를 위한 통합분과위원회를 수차 개최하고 주민들의 보행권 확보를 위해 민과 관의 체계적 역할 분담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행동에 나섰다. 그간 인도 없는 거리에서 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무감각해진 의식이었는데 민간 합동기구가 나서 개선책을 찾아보겠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고 기대가 간다. 지방화시대 한 획을 긋는 성과로 나타나길 기대한다.
그런데 보행권 확보가 공론화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볼 수 있어서 다행이면서도 여정이 순탄치 않고 숙제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실상 이 기구에게 부담만 주는 것은 아닌지 한편으로 걱정이다. 자칫 형식적이고 단발적인 행사로 끝날 우려가 있다는 자체 진단에서도 볼 수 있듯 민과 관 모두 지역의 오래된 고질적인 문제로 관이 해야 할 일과 민간단체의 역할에 선이 어느 정도 그어져 있어 하는 말이다. 궁극적으로는 민간이 개도하고 마무리는 관이 맡지 않을까. 알고도 이행 못한 그간의 과정을 봐 책임자가 바뀐다든가 부작용이 나올 경우 지속적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여기에 민선시대이다 보니 공권력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지연 등에 얽혀 역할진행이 가시덩굴일게 뻔하다.
보은군 시가지는 도시계획도로임에도 보행자 도로 폭이 비좁아 가로수 식재는 생각도 할 수 없고 보행자 교행도 간신히 이뤄질 정도로 구조적 결함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인도 곳곳이 막혀 불가피하게 도로보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교통사고라도 당하면 억울함은 뒤로 하고 딱히 책임소재도 명확히 구분 짓기 어렵다. 이런 것의 해결은 우선 지차제가 해결할 몫이지만 많은 재정이 요구되고 도시계획을 새로 짜야하는 등 알면서도 나서기가 쉽지 않다.
좁아터진 인도에는 노상적치물과 불법주정차가 인도를 가로막는다. 그런데도 형식적인 단속조차 잊은 지 오래다. 무인단속카메라가 작동하고는 있지만 차량 흐름을 방해하는 주정차량도 20분까지는 유효하다. 카메라가 단속하지 않는 시간대에는 주도로 양가가 주정차로 2차선이 한개 차선이 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아예 내 집 마당인양 꾸몄거나 노상적치물로 인도를 사유화했거나 봉쇄해버린 이들도 있다. 이런 것에 대한 조치는 외면하고 푼돈 벌어보고자 가끔 좌판을 펼친 할머니에게 좌판을 물리라고 호소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겠다 싶다. 어쨌든 뒤죽박죽 도로가 된지 오래다.
문제는 근본적인 처방인데 관건은 지자체의 의지다. 민 따로 관 따로 놀아서는 일시적 해결이 될지언정 시간이 지나면 원점이다. 우선 사유화한 공유도로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또 재래시장 인근의 노점상들을 불러 모을 장소제공이 요구된다. 소통이 어려운 지역의 주정차량의 시간을 다시 체크하고 조정할 필요가 있다.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일방통행도 고려해볼 만하다. 환경개선 없는 자발성과 자율은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환경이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점멸등 체계에서 대가를 지불하고 경험했다. 양심에 호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부터 이행함이 인도확보의 첩경이다. 눈에 보이는 줄기도 쳐내지 못하면서 곁가지만을 정리해보겠다는 것은 눈감고 아옹하는 격이다.
/김인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