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중국 구채구 등을 다녀온 군의회는 돌아오자마자 지난 24일 민들레희망연대로부터 집단 항의를 받았다. 이들 10여명은 이날 군의회 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아이들을 위한 친환경쌀 지원예산 8000여만원을 삭감해 놓고 2000만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관광성 해외연수를 떠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해외연수를 성토했다.
이들의 비난은 곧바로 지역방송과 언론 등을 통해 전파됐고 군의회는 아이들 급식비지원에는 야박했지만 자기들 외유에는 후한 인심을 썼다는 지각없는 사람들로 비쳐졌다. 군의원들의 중국 방문에 앞서 같은 코스 같은 일정으로 이 곳을 다녀온 주민 A인사는 “세계적 관광지로 볼만한 곳이다. 관광지역이기도 한 보은군으로선 접목만 잘 하면 관광자체만으로도 배울 점이 있는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다만 60만원 비싸게 다녀온 군의원들의 경비차액”에 의아해했다.
관련자들의 말에 따르면 군의원들의 중국 연수 일정에는 별도로 교육시간을 두지 않았다. 또 내부절차와 공무해외여행 심의회 절차만으로 거쳤다. 방문지역도 자체적으로 정했다. 이와 관련 한 인사는 “행안부 지침에 예산 범위인 일인당 180만원 이내에서 일년에 한번 해외연수는 할 수 있다고 정해놓았다”며 관련 규정을 근거로 연수를 다녀온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지역은 비용이 350~400만원 든다. 연수비용 상한선인 180만원에 맞추다 보니 중국이 방문지로 정해졌다”는 전언이다. 연수비용을 의식, 자체비용이 더 들어가지 않는 연수지를 모색하다보니 중국이 선택됐다는 후문이다.
뒤늦은 얘기일지 모르지만 사견임을 전제로 닫힌 사고 경계를 위해서라도 지도층의 해외연수는 글로벌 시대 크게 꾸짖을 일은 아니지 않을까. 하지만 보다 떳떳한 연수가 진행되었으면 한다. 뽑아준 주민들에게 방문일정과 ‘다녀오겠습니다’ 정도의 인사는 하고 다녀오는 것이 보기에도 좋고 당당해 보인다. 지역주민 한분 한분에게 일일이 인사는 할 수 없지만 지면 넓은 지역신문도 있고 대추고을 소식지도 있고 마음먹기 달렸다.
또 하나 방문지가 관광지이기 때문에 부인하든 관광성 연수로 오해를 살만한 장소였다. 그래도 이곳을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면 사비를 들여 다녀왔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야 떳떳하고 반발과 비난이 뒤따라도 희석할 수 있다. 의정비를 받는 군의원들은 살만큼 사는 계층이기에 보는 눈초리는 더 엄격하고 따가울 수밖에 없다.
끝으로 이런 부족분을 만회하는 길은 다녀온 후 군의원들의 활약상이다. 시야를 키웠으니 의정활동도 보다 성숙해져야 함은 당연지사다. 형식적인 비판과 견제에서 탈피해 제대로 된 길로 집행부를 이끌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대안제시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 여행이건 연수건 견문을 넓힌다는데 나무랄 이는 없다. 군의원들의 해외연수가 관광이었는지 연수였는지 세금으로 다녀온 보고서가 공개되어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
/김인호 기자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