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미술관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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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미술관으로 재탄생
  • 나기홍 기자
  • 승인 2010.10.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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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옥,원덕식 부부 노력 열매맺어
▲ 쓸쓸하고 적막한 소여분교를 생동감 넘치는 미술관으로 변신을 시킨 마술사 노정옥(42)·원덕식(39) 부부.
지난 95년에 폐교된 관기초 소여분교가 23일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푸른 고래를 찾는 아이들’이란 동화집을 출간한 동화작가인 노정옥씨와 미술학원을 운영하던 서양화가인 원덕식씨는 2년 전 소개로 만나 결혼을 약속하고 그들만의 작업공간을 갖고 마음껏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이루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찾아다니다가 올해 1월 소여분교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574㎡의 교실 8칸, 7970㎡의 황량한 운동장. 처음에는 과연 미술관으로 변신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황량한 운동장을 둘러싸고 있는 우거진 나무울타리와 학교를 지키고 있었던 아름드리 소나무의 멋진 자태를 보면서 희망을 얻고 마술을 부리기 시작했다. 우선 그들은 운동장 한켠을 돌담으로 멋지게 만들고 잔디를 깔아 자연과의 어울림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그들만의 공간으로 만들려던 이곳을 시골의 작업 공간을 필요로 하는 서울 등 다른 지역의 작가들과 예비 작가들에게 자연과 더불어 자유로운 쉼터로 내 주기 위한 공간으로 마련했다.
드디어 이들 부부는 지난 23일 미술관으로서의 변모한 모습을 세상에 알렸다.
미술관은 작은 교실을 하얀색으로 벽면을 색칠하고 잔디로 바닥을 깔아 순수한 자연 속에서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또 나머지 몇몇 교실은 글을 쓰는 작가와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의 공간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편안한 쉼터로 변했다.
이 자연 속 미술관에서는 ‘폐교에서 길을 묻다’는 주제로 주인장인 원덕식씨의 작품 ‘무거운 일요일’, 이병욱 작가의 ‘달과 나선형 건물 사이를 떠도는 꿈’, 유병록 작가의 ‘동전 위 도널드’ 등 23점의 작품을 다음달 6일까지 전시한다.
이들은 시골 작은 마을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미술관이 이질감보다는 지역주민과의 소통의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노정옥씨는 “시골의 아이들에게 글을 보고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 그림을 보고 다양한 표현력으로 글을 써 내려 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원덕식씨는 “아직은 큰 것을 계획한 것도 없지만 무엇을 바라고 미술관을 개관하지는 않았다”며“그저 우리와 지역민 모두에게 유익한 공간, 시골마을의 자랑스런 미술관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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