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지역도 ‘꿀벌 떼죽음’ 양봉농가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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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지역도 ‘꿀벌 떼죽음’ 양봉농가 ‘망연자실’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10.2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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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봉, 양봉농가 피해율 90% 2억 여원 달해

 전국에서 몰아치고 있는 토종벌 괴질인 ‘낭충봉아부패병’으로 벌꿀이 떼죽음을 당하자 보은지역인 회인, 회남, 수한, 삼승, 속리산, 장안면 등지의 꿀벌농가들도 속수무책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시작된 바이러스 질병은 올해 호남과 지리산권역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 지만 뚜렷한 대응책이 없는 실정이다.

 

▲ 윤찬호씨의 송평리 산지를 꽉 메웠던 500여 군의 벌통의 꿀벌들이 죽자 다 치워져 이제는 훤하게 빈 장소만 남아있다.
▲ 지난 15일 윤씨의 마당에 새카맣게 말라 죽어있는 벌꿀들의 모습.
▲ 회인면 송평 2리의 윤찬호 씨의 집에는 500여 군의 양봉이 전멸하다시피 해 빈통 만 창고에 나란히 쌓여있다.

전국토종벌농가 비상대책위 피해 90% 4000억 원 추산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봄부터 퍼지기 시작한 악성 바이러스 때문에 지난달 말까지 전국 1만6962농가에서 생산하는 41만3000군(1군에 벌 3만∼4만 마리)의 토봉 중 1만 농가 28만8000군(69.8%)이 떼죽음했다고 5일 밝혔다.
전국토종벌농가 비상대책위원회는 꿀벌 유충에 발생하는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된 유충이 번데기가 되지 못해 말라 죽는 바람에 전국 한봉 농가의 90% 이상이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피해액도 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회인면 송평2리 윤찬호 농가 500군에서 20여 군만 남아

보은 지역에서 크게 꿀벌농을 하는 윤찬호(61·회인면 송평 2리)씨는 “지난 4월부터 이러한 증상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7,8월이 되자 급속하게 번져 유충 때부터 말라죽기 시작하는 ‘낭충봉아부패병’으로 500군이 되던 양봉이 이제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해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처음 이러한 일이 일어났으면 피해보상이라도 요구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벌써 20년 째 해오던 자식 같은 농사라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벌써 여러 날 째 죽은 벌집들을 소각해온 윤 씨는 회인면 송평리 산지에 꽉 들어찼던 수백여 통의 벌통들이 이제는 죽고 다 치워져 한 20여 통만 한 구석에 놓여 져 있는 모습을 보며 또 한번 망연자실해 했다. 

 


낭충봉아부패병, 치료법과 백신, 발병 원인조차 아직 없어

군 관계자는 “현재 피해 조사된 자료는 8월 초 쯤에 조사된 것이라 그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이라 예상된다.”며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의 유충에서 발생하는 질병으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유충이 번데기가 되지 못하고 말라 죽게 되며 되며 특히 토종벌에 치명적이고 아직까지 치료법과 백신은 커녕 발병 원인도 밝혀지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회인·삼승면 등 2800여 군 중 1500여 군 약 2억여 원 피해

가장 피해가 심한 지역은 8월 현재 한봉(재래봉)이 회남면 판장리, 산외면 등에 4호 농가 에 피해액은 300여만 원이고 양봉농가는 수한면 동정, 발산리, 회남면 조곡, 죽암, 송평리, 회인면 용곡리, 장안면 구인리, 탄부면 벽지리, 속리산면 상판, 하판, 갈목, 만수리, 마로면 관기, 수문1리, 갈전 임곡리, 보은읍 삼산, 장신, 금굴, 누청, 교사 구티리 등 사육두수 18호 2800여군에서 절반이 넘는 1500여 군이 죽어 약 2억여 원(추정)의 피해를 내고 있다.
이번에 전량을 다 잃다시피 해 막대한 재산적 피해를 입고 있는 윤찬호 씨는 "20여 년 간 해왔던 꿀벌 농사를 버릴 수 없어 내년 농사를 위해 200군을 다시 사서 시작해 볼 계획“이라며 ”통이 아까워 다 버리지 못하고 새것만 창고에 쌓아 두었는데 이 통만 보면 울화가 치밀어 올라 가슴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 꿀벌폐사는 재해로 인정 보상근거 없어

한편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저온현상에 따른 벌의 면역체계 저하와 꽃가루 수입으로 인한 바이러스 유입 등이 주된 원인으로 추정 된다”며 “농업재해대책법엔 꿀벌 폐사는 재해로 인정해 보상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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