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초는 보충학습(?)을 시행하면서 모진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학교당국의 소신과 열정으로 교육계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놀랄 정도의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삼양초의 성적은 조부모와 한부모가 많고, 교육시설이 부족한 농촌실정을 감안하면 기적이라 불릴만하다. 물론 성적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기초)을 열어두면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올해 기초학력연구시범학교로 선정된 삼산초등학교가 지난 3월 15일부터 ‘학력향상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캠프는 기초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6학년 전체학생 90명이 대상이다. 정규수업 6교시가 끝난 후인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수업이 운영되며 국어 수학 과학 등 주요과목 외에 기타 과목도 편성됐다.
그런데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보충수업(학생들은 보충수업이라고 함)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만은 않은 것 같다. 의견은 대체적으로 “개개인의 학습차가 있음에도 획일적으로 학습을 시행하는 것은 자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과 “특히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장”이라는 긍정적 반응이 엇갈린다. 양측 모두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지난해 통계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소득이 상위 10%에 해당하는 가구의 교육비 지출은 지난해 상반기 월 평균 58만192원에 달한 반면, 하위 10%는 7만4193원에 그쳤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교육비 격차가 7.8배에 달했다. 경제적 배경은 사교육 기회의 격차를 낳고 그 격차는 교육 양극화로 연결된다. 결국 경제적 약자가 돈 많은 사람에 비해 교육기회에서도 차별받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때문에 삼산초의 기초학력 향상 프로그램 운영은 특히 교육 소외계층에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열악한 교육환경에 놓여있는 많은 소외학생을 위해 이 같은 교육서비스가 더 지원되어야 그나마 교육격차를 좁혀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교사의 사명감이 중시되고 지역여건에 부합하는 소프트웨어도 끌어들여야 하는 등 과제가 쌓여 있다. 또 노력 대비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선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충분한 공감대형성 또한 중시된다.
학력향상캠프가 운영된 지 이제 한달이지만 “학교가 보충수업을 실시하면서 문제집만 풀고 시간만 때우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와 함께 “생색내기 수업” 등 진상과 다른 말들이 나오는 이유를 학교 측은 귀 기울 필요가 있다. 사전 학생 개개인의 사정과 지역 및 학교여건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보조 결여가 원인이지 않나 싶다. 더불어 홍보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
지금처럼 학생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 공개조차 꺼린다면 학부모도 안심을 못한다. 과감한 정보오픈과 홍보로 학생과 학부모의 호응을 얻고 지역실정에 맞는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
학교 측은 이제 시작이니 일부 비판에 의기소침해 하지 말고 소신껏 캠프를 운영해본 후 시정할 점이 있다면 정확한 처방과 진단으로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100년 넘은 학교인 삼산초는 보은지역의 대표적 자존심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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