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말고’는 또 다른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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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말고’는 또 다른 폭력
  • 이순희 노인장애인복지관장
  • 승인 2010.02.11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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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춘이 지났건만 아직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호랑이해이고 우리 선조들은 호랑이를 용맹함과 아울러 영물이라 여겼습니다.
특히 백호랑이해인 올해는 정말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짧지만 이틀 후면 민족의 대 명절 설 연휴입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행복보따리를 풀어 보시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농촌은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노인인구는 증가하고 평균수명이 길어짐으로 인해 노령장애인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보통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관 이렇게 운영됩니다만 우리 보은군은 노인과 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노인'장애인복지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충북에서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낮은 보은군과 옥천군과 단양군은 이렇게 통합복지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효율성 측면에서 통합복지관을 운영하려는 추세에 있어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하고자 우리 복지관에 많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보은읍에 위치한 우리 복지관은 늘 북적거립니다. 어르신과 장애인, 방학 맞은 우리 지역의 아동들, 결혼이주여성 등 항상 소란하지만 나름대로 질서가 있고 정이 넘치는 그런 삶의 현장입니다. 늘 관심가지고 함께 해주신 이용자, 봉사자, 지역주민들의 사랑으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서로 서로 챙겨주시는 이용자분들, 퇴직 후 당신이 가진 경험으로 복지관에서 또 다른 분들을 위하여 강사활동, 동아리모임 등 아낌없이 봉사해주시는 분, 주방에서 급식 봉사하느라 추운날도 구슬땀을 흘리며 정성스럽게 식사준비에 여념이 없는 급식 봉사자들, 작은 것이라도 나누자며 후원해주시는 분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늘 감동이 물결치는 곳, 함께 오순도순 재미있게 사는 우리 이웃사촌들, 지역주민들의 터전이자 마음을 나누는 실천현장인 것입니다. 또한 집에서 보잘 것 없고 천대 받는 그 어떤 물건도 복지관에 오면 소중한 보물로 변한답니다. 내게 쓸모없고 하찮은 물건이 나 아닌 또 다른 사람에겐 귀한 물건일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이용자분들의 생활의 지혜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무엇보다 서로 잘 챙겨주며 믿음으로 토닥여주는 모습이 참 감동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믿음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부부간에도 믿음이 없다면 결혼생활이 파탄 날것이고 직장에서도 동료 간에 믿음이 없다면 삭막한 사막이 될 것입니다. 바로 믿음은 서로를 존중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논어에 공자는 "인간으로서 그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것은 마치 소가 아무리 힘이 있다고 한들 큰 수레에 멍에가 없거나 작은 수레에 멍에 갈고리가 없어서 끌고 갈 수 없는 것과도 같다"고 했습니다.
믿음(信) 이라는 글자는 사람(人)의 말(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으로서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을 믿는다는 뜻이며 믿음이 없다면 진정한 인간관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인간사회는 믿음을 바탕으로 할 때에만 존립할 수 있으며 믿음이 없다면 그 관계는 이미 끝난 것입니다. 신뢰의 크기는 그 사람의 크기라는 생각을 합니다. 가끔은 스스로도 본인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이럴진대 하물며 다른 사람을 어찌 믿겠습니까?
이런 분들은 어떤 경우든 무턱대고 한번 들이대 보는 것, 일단 들이대 보고 먹히면 좋고, 아니면 말고.. 참 무책임합니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더 나아가 사회에도 무책임한 겁니다. 또한 본인에게는 고통일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이지요.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서로를 인정하고 믿음으로 함께 한다면 무엇을 못 이루겠습니까? 지역사회 발전의 단초는 서로 간의 믿음에서부터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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