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우리 쌀 소비해야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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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우리 쌀 소비해야 옛말
  • 송진선
  • 승인 2002.01.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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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차별화가 확실한 대안
소득작목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격변하는 세계 농업의 도도한 흐름속에서 전통적인 소득작목을 잃어가는 농업인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칠레산과 미국산 수입이 해마다 급증해 국내산 과일이 뒤로 밀쳐지고 있는가 하면 쌀 시장개방 여부를 판가름할 쌀 재협상이 2004년으로 목전에 닥쳤으며 자유 무역 협정이라는 큰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더욱이 국내 농업소득의 50%, 농가소득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쌀의 경우 시장 개방여부를 판가름할 재협상 결과도 현재로선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줄을 잇는 통상현안들이 농업인들을 옥죄고 있고 잿빛 그림자만 드리워 지고 있다. 지금 우리 농업이 당면한 위기는 농업계 모두에게 농업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냉철한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본보 창간 12주년을 맞아 ‘우리 농업이 나아가야 할 길’이란 대주제 아래 식량작물 특히 쌀, 채소, 과일, 축산 등을 차례로 살펴본다.



우리나라 식량작물의 대표인 쌀이 소비감소 등으로 인해 천덕꾸러기 신세로 변했다. 여기에는 물론 위정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것이 가장 크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휴경논까지 생산화에 열을 올렸고 수량은 적더라도 미질이 좋은 품종보다는 많은 양의 쌀이 생산되는 품종을 보급하는데 급급했다.

그래서 6년연속 풍년농사 달성이니 단위당 수확량이 작년보다 많다느니 하며 샴페인을 터뜨렸지만 그 샴페인 뒤에 몇 년뒤에 겪을 농업의 현실을 전혀 직시하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벼가 팔리지 않는 상황이 발생되고 투매를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갑자기 수매가가 몇 년 전의 가격으로 추락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더구나 중국의 세계 무역기구 가입, 2004년 쌀 재협상이라는 난제에 전혀 대비하지 않아 농민들이 맞은 회오리의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쌀 소비촉진을 위한 가공식품 개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폭되는 것과 함께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는 고품질 쌀 생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고품질이 아니고서는 세계 무역의 장벽을 넘을 수 없기 때문. 쌀을 직접 생산해야 하는 농민들은 밥맛이 좋고 유기농법을 적용한 무공해 쌀이나 기능성이 포함된 쌀을 생산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도록 해야 한다.

고품질 쌀 생산이 과제
소비자의 농산물 선택 기준의 변화와 뉴라운드 출범 등 국내 농업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환경변화는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통한 경쟁력 제고라는 피할 수 없는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뉴라운드로 인한 농산물 교역의 시장경제 체제로의 본격 편입은 값싼 외국산 농산물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이제까지 시행해왔던 무조건적인 농업보호와 이로인한 높은 국내 농산물 가격 및 과잉생산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와 가장 인접한 국가이면서 최대 농업국 중의 하나인 중국이 지난해말 세계 무역기구에 공식 가입함으로써 중국산 농산물에 대한 대응과 중국 틈새 시장공략을 위한 고품질 차별화 전략은 우리 농업계가 풀어가야 할 숙명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의 농업 여건상 가격면에서 외국산 농산물과의 경쟁이 힘들어진 상황이라면 한국 농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통한 차별화라는 것은 어쩌면 대안이라기 보다는 필수조건이라는 지적이다.

7년전 외국쌀의 3∼4배에 머물던 국내 쌀값이 지금은 6배정도로 늘어난 반면 품질면에서는 오히려 외국산이 앞서거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이같은 현실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고품질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 또한 만만치 않다. 과거와 같이 값싼 농산물만을 선호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는 것이다. 친환경 농산물과 무공해 농산물에 대한 소비가 해마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점이다.

소비자들이 국내 농업을 생각하며 무작정 우리 농산물을 소비해줄 것이라고 막연하게 단정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요즘에는 값이 싸고 좋은 외국산 농산물이 들어오면 그 농산물을 먹겠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이 믿고 우리 농산물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농업계가 풀어가야 할 과제다. 과거와 같이 소비자에게 애국심을 호소하며 무작정 우리 농산물을 소비해달라고 요구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쌀 위기 극복은
가장 시급한 과제는 많이 생산하는게 최고라는 식의 방식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농업정책의 근간이 무조건적으로 다수확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농산물이 높은 가격을 받고도 팔릴 수 있으려면 그 품질과 안전성에 있어 수입 농산물보다 우월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정부와 자치단체, 농업관련 연구기관, 학계, 생산자 단체, 농업인 모두가 고품질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한데 뭉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쌀농사의 경우 국내 농업소득의 52%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벼농사의 근간은 유지하되 밥맛 좋은 고품질 쌀 생산·공급기조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특히 대부분의 농산물이 기술력 향상에 따라 과잉공급 시대에 접어든 점을 주목해 적정 생산과 고품질화에 농정의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품종 개발이나 선택, 농민지도까지 도맡아 추진함과 동시에 지역별 계열화·브랜드화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도 직불제 및 휴경보상, 고품질로의 전환 등의 대응책을 내놓았다.

미질 중심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고품질 종자를 보급하고 질소질 비료의 표준량 사용을 지도하고 그런가하면 토양내 유기물 함량 증대를 위해 논 토양에 볏짚을 깔고 갈아주기와 왕겨 등 부산물을 최대한 논에 되돌려 주기도 추진한다. 미곡종합 처리장을 고품질 생산 및 유통의 주체로 육성하고 중산간지 및 환경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오리농법 등 친환경 재배쌀 등 특수미 재배기반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고온급속 건조시 싸라기 발생이 많고 밥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건조온도 상한선 기장을 의무화 하고 판매품에 대해서는 건조온도를 표기하도록 지도한다는 계획인데 군에서는 올해 농가용 벼건조기 18대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같은 고품질 쌀 생산 정책이 그동안 다수확에 젖어있는 농민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먹힐까. 그러나 대안이나 추청, 새추청 벼 등이 아닌 타 품종의 경우 수매가가가 더 낮아지거나 수매하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2월28일 보은농협에서 주최한 이 2002년 양질미 생산 협의회 결과에서도 잘 나타난다. 평야지는 추청, 새추청, 대안, 서안 등 중만생종을 식재하고 산간지는 중, 조생종 중 미질이 양호한 품종 및 아예 찰벼 재배를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고품질 종자의 선택 등 고품질 쌀 생산은 현재의 농민들이 쌀문제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돌파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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