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능력평가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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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능력평가로 가는 길
  • 송원자 편집위원
  • 승인 2009.11.0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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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가야하는 관문에 들어선 고3학생들의 수학능력평가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1월 11일 고사장별로 예비소집이 있고, 12일 시험을 치루고 12월 9일에 개별적으로 성적을 통지한다고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의하면 지난해 58만 8839명이던 수험생이 올해는 67만 7829명이라하는데 수험생이나 부모님 그리고 선생님 모두가 긴장된 상태일 것 같다. 자녀를 키우면서 가장 큰 비중으로 다가오는 시기가 수능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두 아이의 수능을 치루면서 긴장과 불안감 초조함을 많이도 겪었던 것 같다. 그 때를 돌아보며 내 경험담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수능을 일주일 앞선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수험생의 건강과 컨디션 관리에 다하며 지금까지 공부한 것들을 잘 정리해야 할 시기이다. 건강관리로 잘 먹고, 잘 자야 되는데, 엄마로서 해 줄 수 있는 것으로 우선 엄마 스스로가 건강해야 하고 잠자리, 먹는 음식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내 경험으로 보면 각종 종교를 통해 백일기도를 하는 엄마들이 많았는데, 매일 새벽 4시에 기도를 하는 내 아이 친구엄마는 늘 피곤해 보였고 정말 힘들다고 했었다. 아이에게 힘을 실어주려면 엄마가 아이에게 무엇이든 해 줄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꼭 해야 할 일 외에는 틈틈이 쉬면서 아이를 위해 헌신해야 할 때이다.
오전 8시 40분에 실시하는 수능 시험시간에 맞춰, 하루의 일정을 무리하지 않게 배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평소보다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하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 시험시간에 집중력이 최대가 되도록 하고, 엄마는 아이보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24시간 모두를 아이에게 쏟아야 한다.
음식은 아이가 평소 즐겨 먹는 것과 소화가 잘 되는 것으로 해야 한다. 많은 양의 육류는 집중에도 그리 도움이 되지 않으니, 육류보다는 단백질 식품으로 달걀과 두부 등 콩 음식과 야채, 유제품, 신선한 과일을 많이 주며, 같은 식품이라도 조리를 소화흡수가 잘 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유산균음료를 꼭 챙겨 먹이고 잠자기 전에,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차를 따끈하게 해서 주는 것도 좋다.
시험 보는 날, 아침에도 간단하면서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준다. 복장은 시험을 보는데 부담 주지 않는 편한 얇은 옷을 몇 개 겹쳐 입어 기온에 따라 한 두 개 정도 벗을 수 있도록 한다. 어차피 시험장 교실은 난방이 잘 되어있을 것이니 아주 두툼한 옷을 입히는 것은 좋지 않다. 신발도 실내이니만큼 편한 것을 신는 것이 좋다. 내 아이들은 학교교실에서 신던 슬리퍼를 신었고 바지도 헐렁한 추리닝을 입었다. 평소랑 가장 비슷한 차림이 적절할 것이다.
그리고 도시락을 지참해야 한다. 도시락의 밥은 잡곡밥 보다는 그냥 먹기 편한 흰쌀밥이 좋고, 평소보다는 좀 적게 싸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시험을 치루면서 긴장과 집중을 하느라 배고픈 것도 모르는 경우도 많고, 그러므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찬은 국을 싸주는데 무국처럼 소화가 잘 될 수 있는 것과 반찬은 김치와 한 가지 정도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싸면 될 것이다. 그리고 필수적으로 물을 싸주어야 하는데 보리차나 옥수수차를 끓여서 약간 식혀 따끈하게 먹기 좋을 정도로 싸준다. 끓인 물을 바로 담으면 아이가 먹을 때 너무 뜨거워 마시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과일을 소풍 수준으로 골고루 색깔을 맞춰서 싸주는 엄마들도 보았는데, 챙겨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없을 것이니 먹기 좋은 귤을 여러 개 넣어 주고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니 초코렛을 준비하여 열량을 채울 수 있도록 한다. 또 도시락으로 죽을 사서 싸 준걸 보았는데, 아이의 일생에 한 번뿐인데 엄마의 손으로 정성을 다해 싸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한다.
혹시 아이가 시험을 보면서 긴장하지 말라고 청심원 같은걸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절대 금물이라 한다. 시험을 보다 잠을 자는 아이도 있고, 수학문제를 푸는데 시험 문제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백지만 보였다는 사례도 있으니, 긴장을 풀게 하는 것은 부모의 따듯한 격려와 사랑이라 생각한다.
엄마로서 6년전, 3년전, 두 번의 수능을 치루면서 가슴 벅차고 안타까웠던 일이 많았다. 그 중, 시험장 앞에 섰을 때, 아이만큼 나도 무척 떨렸다. 그런데 아이 학교 후배들이 플래카드를 걸고 따끈한 차를 제공하며, 아이를 둘러싸고 징과 북을 치며 수능대박을 기원해줘 긴장이 풀리고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또, 선생님들은 자기보다 덩치가 더 큰 제자들을 하나씩 껴안으며 격려를 해주었는데 큰 아이 때, 학년주임 선생님이 아이의 어깨에 팔을 얹고 뭐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나중에 물어보니 지문이 많은 언어영역을 푸는데 시간이 부족하지 않게 주의사항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하여 제자사랑의 모습에 또 한 번 감사를 했었다. 고사장으로 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는 엄마들도 많았고, 그 곳을 떠나지 못하는 엄마들도 많았다. 나 역시 아이를 보내놓고 아이가 자리에 앉아 시험이 시작될 시간이 지난 다음 그 곳을 떠났다. 그리고 교문이 닫히기 직전 아이학교 후배들이 운동장으로 달려가 고사장을 향해 큰절을 하며 풍악을 울리며 수능대박을 기원해 주었다. 이렇듯 수능은 수험생만이 아닌 선생님, 부모, 후배 등 많은 사람들의 격려 속에 이루어졌다.
내가 겪었던 수능날의 일들의 모습이 또 재현될 것이다. 2010년 수학능력평가 수험생 모두가 준비한 만큼 실력을 다 발휘했으면 좋겠다.
/송원자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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