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고독(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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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고독(5)
  • 김정범 실버기자
  • 승인 2009.10.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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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는 전체 국민의 10.5%에 이르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많은 노인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 가운데 고독은 건강이나 경제생활 못지않게 노인문제로 꼽히고 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없듯이 정신이 건강한 노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노인들은 고독이라는 문제에서 비켜갈 수 없는 노년을 맞이하지 않을 수 없다.
고독이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쓸쓸하고 외로움”이라 하였고 노년을 그 예로 들고 있다. 이와 같이 사전에서 고독한 노년을 그 예로 삼고 있는 것을 보면 노인들의 노년생활이 얼마나 외롭고 쓸쓸한 것인가를 잘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늙으면 누구나 고독을 느낀다고 한다. 이는 환경에서 오는 여러 가지 원인들도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노인 스스로가 가지는 문제들에서 기인되는 것들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전에 가지고 있던 역할의 상실과 배우자나 친구를 비롯한 인간관계의 상실, 그리고 이전에 추구하던 가치관에서 가지고 있던 희망이 사라짐으로 오는 절망과 허탈한 생각들이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고독이라는 공간에 노인을 가두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환경적 요인으로는 핵가족화로 인하여 노인들은 가정과 사회에서 소외되어 고립을 느끼게 되며 젊음과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시대의 가치관은 노인을 사회적 약자로서 주변으로 밀려나게 함으로 노인으로서의 역할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메슬로우(A H Moslow)는 사람의 욕구를 5단계로 구분하였는데(1단계: 생리적 육구, 2단계: 안전의 욕구, 3단계: 소속감과 애정의 욕구, 4단계: 존경의 욕구, 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 세 번째 욕구로 소속감과 애정의 욕구를 꼽았다. 사람은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소속감을 느끼고 주위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인 것이다. 그러나 노인이 됨으로 사회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주변 사람으로부터 소외되는 세대의 변화는 노인으로 하여금 고독을 느끼게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여기에 배우자의 사별이나 친구들과의 관계가 상실되거나 소원해진다면 어떤 위로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외로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홈스-라(Holmes & Rahe scale)에 의해 고안된 사회 재조정 등급 척도에서도 배우자와의 사별은 다른 등급의 척도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아주 많은 심리적 상실을 가져다준다고 하였다.
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가장 가혹한 형벌은 독방에 수감하는 것이라 한다. 독방에 수감된다는 것은 나 외의 모든 외부 세계와 단절되는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오는 고독과 절망의 고통은 누구도 견딜 수 없다고 한다. 고독은 절망이라는 불행한 관계를 도반하기 때문에 그 고통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도시의 공원이나 쉴 수 있는 공간에는 많은 노인이 모이게 마련이다. 독거노인은 독거노인대로 가족과 함께 지내는 노인들은 자녀나 손자들이 일터나 학교에 가면 집안에 혼자 잇기가 싫어서 밖에 나오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모이는 곳이 공원 같은 곳이다. 이들은 서로 만나 동병상련 같은 이야기도 나누겠지만 그러지도 못하는 이들은 하루 종일 비둘기와 이야기하거나 목적없이 지하철을 타고 방황한다고 하기도 하는데 그래도 이러한 노인들의 행위는 고독한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노인에게 있어 고독은 우울증이라는 합병증을 유발하게 되며 우울증은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으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들이 증대하게 되면 자살이라는 극한 상황을 초래하게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자살 건수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상위 국가로 연간 2천여 건에 이르고 그 가운데 1/3이 노인이라 하여 대한 노인회에서는 노인들의 자살을 막기 위하여 상담을 비롯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하고 잇다.
그러므로 이러한 맥락에서 볼때 노인에게 있어 정신 건강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외적으로부터 오는 환경적 변화는 어쩔 수 없다 할지라도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잃지 말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자아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며 가정과 사회는 이러한 노인의 문제들을 공감하고 배려하고 감싸줌으로 융합된 밝은 사회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계속)
/김정범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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