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빈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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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빈곤(4)
  • 김정범 실버기자
  • 승인 2009.10.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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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대한 노인회 충북연합회 지도자대학 교육과정에서 충북 대학교 홍성후 교수는 강의 중 몇몇 선진국 젊은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노후의 부모를 부양하겠느냐’는 설문 조사 결과를 이야기 하였는데 그러겠다는 응답자가 영국이 62%로 가장 높았고 미국이 58%, 한국이 32%이며 일본이 28%였다고 한다.
자유분방한 나라라고 하는 영국이나 미국의 젊은이들의 부모 부양에 대한 의식이 동방예의지국이라고 하는 우리나라보다 두배 정도 더 높은 것이다. 이처럼 부모 부양을 기피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노인들은 스스로가 자신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과 고통을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를 안게 되었다. 그러므로 수명 연장으로 인하여 노 부부 세대나 노인 홀로 세대가 점점 많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의 사회 환경에서 국가의 노인 복지 정책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때이기도 하다.
부양이란 직접 부양과 간접 부양으로 나누어 생각 할 수 있는데 직접 부양이란 가정에서 직접 부양하는 것을 말하고 간접 부양이란 사회 복지 시설이나 타인에게 위탁하여 부양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복지 정책이나 제도 시행의 선진국인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같은 스칸디나비아 반도 3개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서는 육아와 교육을 비롯해 노후를 국가에서 책임 져 주기 때문에 기본적 일상생활과 의료 서비스나 문화를 제공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이 노인 복지가 걸음마 단계인 현실에서 노인들의 빈곤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노인 부양의 우선 의무는 가족에게 있지만 자녀가 부양을 기피하는 불행한 사실들은 앞으로 점점 더 심각 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국가는 노인 복지 정책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특히 노인 빈곤 문제는 정부가 시급히 풀어 가야할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노인 스스로가 자신의 노후를 경제적으로 걱정 없이 생활해 나갈 수 있거나 준비한 사람은 우리나라의 전체 2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80% 가운데 부족 하더라도 생활을 꾸려갈 수 있는 이들을 50%로 본다 하더라도 나머지 30%의 노인들은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 할 수 있다. 빈곤은 질병, 고독과 함께 노인의 3대 고민 중의 하나이다. 가난은 죄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가난은 자랑할 것도 못 되지만 부끄러운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자신의 게으름이나 무책임으로 가난하다면 이는 부끄러워해야 마땅할 것이다.
지금의 노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로는 부모를 가족 부양과 양육으로 노후를 준비 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정은 출산과 양육과 부양의 기본적 의무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의 젊은 세대들은 출산과 부양의 의무는 소홀히 하는 반면 양육의 의무만은 지나치게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노인들은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장년시대, 즉 6·25 전쟁 후 보리 고개를 실감하던 당시의 어려운 경제와 환경 속에서 가장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온 힘을 다 했어도 역부족 이었을 뿐 자신의 노후를 준비 한다는 것은 상상 조차도 할 수 없었다.
2008년 7월부터 65세 이상 노인에게 노령연금을 지급 해주고 있으나 이는 정부가 정한 최저 생활비의 십분의 일 정도 밖에 되지 못하기 때문에 생활에 조금의 도움은 될 수 있어도 빈곤층 노인들의 문제 해결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기에 정부는 노령 연금의 상향 조정은 물론 노인 복지세법을 만들거나 부양 의무를 기피하는 부양 의무자들로부터 부양비를 징수하는 정책을 써서라도 노인 빈곤의 사회적 문제를 풀어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가난은 임금도 구제하지 못한다. 라는 말이 있지만 지금은 경우가 다르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에 이르고 GDP가 세계 15위를 자랑한다면 빈곤으로 인하여 고생하는 노이들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들에게도 일자리가 제공되어야 한다. 정부의 예산으로 노인회나 복지관을 통하여 소규모 노인 일자리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더 많은 일자리가 노인에게 주어져야 한다. 또 노인들은 건강과 능력이 있는 한 스스로의 일을 찾아 할 수 있는 일을 함으로써 빈곤을 모르는 건강한 노인 사회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김정범 실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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