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이번 단속에 대해 “초상집이라고 해서 단속 범위 밖에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하룻밤에 수천만 원이 오가는 도박이 초상집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정보가 있는 만큼 단속을 통해 초상집 도박이 사회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일로 경찰이 주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밤새우기 위해 화투가 관례화되다시피 한 초상집을 급습했다는 점과 판돈이 작았음에도 경찰의 사건화는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점 등으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번 단속을 실시한 경찰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초상집에서 수천만원이 오가는 도박이 성행하고 있다는 신고가 있다보니 단속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다른 경찰은 “15년~20년 이상 이곳에서 경찰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 상습적으로 하는 도박꾼들을 모르겠습니까. 서로 쉬쉬하는 지역 분위기 탓 이지요”
이번 사건으로 경찰서장의 심기가 매우 불편해졌다. 경찰간부생 출신으로 취임이후 줄곧 주민을 위한 경찰행정을 펼쳐 서민의 애환을 함께 공유하려했던 서장이었기에 주민의 아쉬움도 더 크게 남는다.
“큰 도박이 벌어진다는 첩보로 경찰이 상가집을 덮치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어느 상가집에서나 흔히 있을 수 있는 사소한 일을 사건화처리 할 정도로 도박판이었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서장이 현장 상황을 보고 잘 판단했다면....”
그날 현장에 있던 조문객이 던진 얘기다. 황당했었단 말도 나왔다. 상주 및 조문객의 입장과 열 사람의 용의자를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사람의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르진 않을 경찰이기에 안타까움은 더 진하게 베인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실적을 의식하고 단행한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작년 보은의 5적을 거론한 한 기자의 말로 대신한다.
<경찰의 과장급(경감)이상은 많이 있어야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전출된다. 하지만 계장급(경위)이하 경찰은 대부분 보은에서 시작해 보은에서 정년을 마친다. 그렇다 보니 경찰서의 실제 주인은 하급경찰들이다. 그들은 각종 친목모임에서 가장 우대 받는 인사들이다. 어느 친목단체이건 간에 이들이 빠진 모임은 드물다. 그들 중에 각종 동창회나 친목단체의 회장이거나 회장을 지낸 사람은 무수히 많다. 그들을 알아야 살아가는데 편하다.
음주운전에 걸려도 이들을 통하면 빠질 수 있고, 투서사건이나 사소한 다툼에도 미리 정보를 알 수 있고 조사도 유리하게 받을 수 있다. 어떤 경찰관은 이런 말을 한다. 음주운전에 걸려서 면허취소가 된 사람들 중에는 시내에 사는 사람들 보다 면단위 농민들이 많다. 그 이유는 시내사람들은 음주운전에 걸려도 인맥을 통해 빠져 나올 수 있지만 시골사람들은 경찰과의 인맥이 없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는 그냥 중류층인 이들은 인재와 인물과 돈이 부족한 보은에서는 가장 강력한 파워집단이다. 보은같이 한적한 시골은 별사건이 없어 업무보다는 사적인 일에 매달리기에 매우 적합하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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