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요양병원을 방문했을 때는 노인들에게 천국 같았다.
임순덕 할머니는 “간병인들이 정말로 잘해 준다. 딸보다도 더 잘해주고, 며느리보다도 잘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할머니들은 다른 하소연을 했다.
“산골짜기에서 가난 속에 허덕이며 살아온 죄밖에 없는데, 말년에 요양병원이 웬 말이냐”는 것이었다.
병실에 계신 한 할머니는 “22살에 아들 둘, 형제를 두고 남편은 군대에 입대해 지리산에서 전사를 했다”고 했다.
아들 둘, 형제를 키우는데 기막힌 고통 속에서 살아왔지만 말년에도 가족의 품에 있지 못하고 요양병원에서 살아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게 왜 이렇게 힘이 드는 건지. 높은 산이 있으면, 낮은 산도 있어야 하는데, 갈수록 태산이다”하며 눈물을 흘렸다.
임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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