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 10만평 짓는 비결은 오직 성실
상태바
벼농사 10만평 짓는 비결은 오직 성실
  • 박상범 기자
  • 승인 2009.03.07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승 둔덕2리 안명원 전 이장

보은의 농산물을 말할 때 쌀을 빼놓고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보은의 쌀은 연간 2만7천494톤을 생산해 343억6천8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려 지역의 큰 소득원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우매출액 529억4천100만원보다는 적지만, 지역특산품인 사과 178억5천400만원보다는 2배가 많고 보은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대추 57억1천600만원보다는 6배 많은 소득을 농민들에게 가져다주는 작물이다.
한때 위탁모를 포함해 10만평의 벼농사를 지었던 삼승면 둔덕2리 안명원(53) 전 이장을 지난 3일 만났다. 안이장은 부인 김정순(49)씨와 함께 논에 거름을 내느라 한창 바쁜 모습이었다.

#성실함을 인정받아 주위에서 땅 내줘
현재 살고 있는 삼승면 둔덕리가 고향인 안명원 이장은 군에서 제대한 후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1983년부터 벼농사를 시작했다.

당시 벼농사를 하면서 고추농사, 콩농사 심지어 양봉도 함께 했지만, 하나라도 제대로 하자는 생각에 각종 농기계를 구입하면서 벼농사에 전념을 했다.

자신 소유의 논이 2천500평 밖에 되지 않아 대부분 남의 논을 임대해 부치고 위탁모도 했다.
안이장은 “가진 땅이 얼마 되지 않아 마을의 논을 임대해 부쳤고 멀리 송죽리, 달산리, 선곡리의 논까지 임대하여 부치게 됐다. 이왕이면 같은 마을사람들에게 임대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선뜻 논을 내어 주었다”면서 같은 마을사람이 아님에도 땅을 내어준 소유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말했다.
그의 성실함이 다른 마을에까지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시작한 벼농사가 지금은 자신의 소유 7천평, 임대 4만평을 짓고 있으며, 6년전까지 만 해도 위탁모를 포함해 10만평을 지었다.

“한참 많이 지을 때는 정말 바빴다. 별보고 나가서 별을 보고 집에 들어올 정도로 일이 많았다”
한창 벼농사를 많이 지을 때는 웬만한 집 벼농사 1년치 수확량과 맞먹는 40㎏가마 50개를 볍씨로 사용하고 모판 1만개를 만들었다.

#공부와 노력만이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자기 소유의 논이 많지 않았던 안이장은 남의 논을 임대해 벼농사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로 농사를 짓던 초창기부터 돈을 빌려 각종 농기계를 장만했고, 농기계관련 교육은 빠짐없이 찾아 다녔다.

“남의 논을 부치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농기계를 구입할 수 밖에 없었고, 사용방법 및 운용을 위해 교육받으러 여러 기관을 찾아 다녔다. 그때 받은 농기계 관련 교육이 많은 도움이 됐다”

농기계 구입에 대해 말을 하던 안이장은 문득 매년 줄어드는 면세유지원에 대해 언급했다.
“과거 100%까지 지원되었던 면세유가 이제 필요한 양의 5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다. 정부나 군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주기를 바란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벼농사에 관해서는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안이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2가지로 땅에 맞게 비료를 시비하는 것과 이삭이 패는 시기에 목도열병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땅이라고 다 같은 땅이 아니듯이, 토질 성분분석을 잘해서 땅의 성질에 맞게 비료를 시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한참 이삭이 팰 때 목도열병에 주의해야 하는데 이때 적기에 약을 치고 영양제를 시비해 고비를 넘겨야 한다”

서서히 농사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 그는 논에 거름내고 시비하는 것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스스로 많은 공부와 노력을 한 안이장이지만, 주위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고 있다.

안이장은 “3년전 모판작업을 끝냈을 무렵, 갑자기 돌풍이 불어 모판 하우스가 주저앉아 키우던 모가 상해 다시 작업을 해야 했다. 마을주민들과 주위사람 30여명이 내 일처럼 도와주어 제때 모내기를 맞출 수 있었다. 그 고마움에 보답을 해야 한다”면서 당시를 잊지 않고 있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한때 10만평의 벼농사를 지었던 안명원 이장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벼농사를 절반으로 줄이고 6년전부터 5천평에서 사과농사를 시작했고 재작년부터는 육우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남의 논을 빌려 농사를 짓는 것이 많은 신경이 쓰이는 일이며, 또한 나이를 먹으면서 힘이 부치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얼마 되지는 않지만 내가 가진 논과 밭에서 농사를 짓고 싶다”

한 분야에서 성공을 한 경험은 또 다른 분야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지름길을 제공하는 법. 새롭게 시작한 사과농사와 육우관리를 위해 또다시 공부를 하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사과농사로 성공한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물어보기도 하고 도움도 받고 있다. 또한 육우를 위해 각종 교육에도 빠짐없이 다니고 있다. 사과농사와 육우 덕분에 벼농사만 지을 때보다 바빠지고 힘들어진 집사람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그동안 농사를 지으면서 운이 좋게 큰 피해를 보지 않았으며, 주위 사람들의 많은 도움을 받은 것에 대해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는 안명원 이장. 끝으로 그가 남긴 말이 평범하지만 진리처럼 다가온다.

“주위에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 그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앞만 보고 열심히 성실하게 살았고 살아 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