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사위에게
상태바
맏사위에게
  • 보은신문
  • 승인 2009.02.13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꿈결 같은 세월이 덧없이 흘러, 맏사위를 본지도 어언 27년이 되었네. 그때 나이가 21세였지. 어린 철부지가 우리 딸을 데려가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사랑하며 사는 것을 보면서 사위가 얼마나 예뻤는지 모른다네. 우리 딸도 어린 나이에 시부모님을 모시고, 시부모님 수발하느라고 고생은 했지만 젊어서 고생은 돈 주고 사서라도 한다고 하지 않는가.
나는 우리 사위가 첫 눈에 꼭 드는 사위라서 얼마나 예뻤는지 모른다네.
처음에야 가정이 어렵고 힘들었지만, 알뜰하게 살면서 눈과 비, 추위, 더위를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대견스러웠다네. 어린 철부지가 시부모님을 어떻게 모시고 살런지 싶어 내 딸을 주기가 좀 그랬는데, 내 딸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가서 살아보겠다’고 말해 더 이상 거리낌 없이 사위에게 내 딸을 보낸 것이 지금 생각하면 참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네. 정월 12일날이 사위 생일이라고 해서, 27년 만에 처음으로 메밀묵을 해서 보냈다네. 작은 정성이지만, 맛이 없어도 맛있게 먹고, 평생토록 건강하고, 우리 딸 잘 보살펴주기 바란다네. 가정에 행복과 평안, 건강이 함께 하길 하느님께 기도하며, 바라겠네.
2월8일 저녁, 장모가
조순이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