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모든 일이 잘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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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모든 일이 잘되길… 
  • 보은신문
  • 승인 2009.02.0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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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조들의 풍습으로 이어져 내려온 정월 초하루. 이날은 새해에 모든 일이 잘 되고, 복을 비는 마음으로 푸짐한 음식을 차려놓고, 서울과 부산 등 각지에서 사는 자손들이, 고향을 찾아 차례를 올리는 날이다.
하지만 올해는 한파와 함께 폭설까지 내려 귀향길을 어렵게 했다.
설날을 앞두고 서울에 있는 큰 아들과 손자에게 전화가 왔다.
“할머니, 24일 오후에 갈게요.”
“그래, 길 미끄러운데 운전 조심해라.”
큰 아들과 손자는 오후 2시에 서울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초조한 마음으로 다섯 시간을 기다려도 오지 않자 다시 전화를 했더니 “할머니 아직 멀었으니까 편하게 주무세요”라는 말을 전해왔다.
뉴스를 통해 차가 망가진 교통사고 현장이 나오자 더욱 가슴을 조이며 기다렸다.
밤 9시가 넘어서 마당에 차 불빛이 가득 비춰졌다.
문을 열고 나가니 차 위에 눈이 수북이 쌓인 모습으로 손자가 내렸다.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 쉬며 “그래, 얼마나 고생을 했냐?”라며 손자를 맞았다.
손자의 손에는 소갈비와 화장품이 들려 있었다.
“다 늙은이가 무엇에 쓴다고 화장품을 가져왔냐”라고 했지만 한편으로는 늙은 할머니를 생각하는 손자가 대견스러웠다.
밤 열시를 넘어서자 둘째아들 내외가 왔다. 이어 큰 아들 내외도 도착했다.
가슴조이고, 기다림에 지친 마음은 사라지고 온 가족의 만남에 기쁨으로 가득 찼다.
저희들끼리 상의나 한 듯이 선물꾸러미는 각기 다른 것으로 해왔고, 아들과 손자 할 것 없이 쌈지 돈도 두둑하게 준비했다.
26일, 점심식사를 하고 가족들은 모두 떠났다.
잠시 동안이지만 집 앞은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들로 가득 찼고, 집안은 20여명의 가족들로 북적였다.
각자의 보금자리로 떠난 후 허전한 마음이 밀려온다.
가족 간의 정이란 이처럼 깊고도 크다.
이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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