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도랑물로 소먹이 식수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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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도랑물로 소먹이 식수 공급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9.01.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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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으로 먹는 물이 없어 일부 농가에서는 도랑 상류의 물을 식수로 이용하는 등 속리산면 북암2리(이장 전영철) 주민들이 크게 고충을 겪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상수도 관로 공사를 하고나서 20일 정도는 물이 그런대로 나와 크게 지장이 없었는데 올해 들어 다시 물이 안 나와 이만 저만 고통을 겪는 것이 아니라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실제로 지난 13일 마을에서 저녁 6시에 물이 나오지 않도록 밸브를 잠그고 14일 오전 9시에 밸브를 열었는데, 당시 급수 탱크에 고인 물은 겨우 40㎝ 정도에 불과해 주민들 대부분이 아침밥만 겨우 해먹고 경로당에 나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북암2리 1반 15가구 주민들은 계곡수와 지하수를 상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가문데다 최근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지면서 계곡이 얼어 급수탱크에 물이 고이지 않아 설거지 등 생활용수는 고사하고 식수확보도 어려울 정도다. 정 다급한 가정에서는 하는 수 없이 도랑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에게 줄 급수 확보도 전쟁을 치르고 있다. 총 한우 50마리 정도를 사육하는 4가구는 손수레로 도랑물을 퍼 날라 먹이고 있다.

그나마 최근에는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로 도랑물이 꽁꽁 얼어 얼음을 깨는 것도 일이고 손수레로 물을 퍼 나르는 것도 어려워 소들에게도 제한급수를 하고 있다.

전영철 이장은 “군에서 담당 공무원들이 나와 마을 식수 상황을 살펴보고 또 관정을 팔 자리도 보고 갔다”며 “조만간 공사를 시작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황규태(80) 노인회장과 1반 반장 황선교(72)씨는 “쌀이 모자라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지만 물이 없으니까 죽겠다”며 “조금 있으면 자식들 친지들이 찾아와 물을 많이 쓰는 설날은 다가오는데 물이 안 나오니까 어떻게 해야 할 지 참 답답하다”며 제발 물 좀 나오게 해달라고 하소연 했다.

이에대해 군 물관리 담당부서 박종식 주사는 “북암2리 수도 노후관로 공사를 마쳐 식수 공급에 어려움이 없었는데, 문제는 계곡수를 수원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가물 때마다 어려움을 겪어 설 전까지 관정공사를 완료해 주민들이 물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속리산 북암2리 한 겨울 식수난물이 달려 수돗물을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하는 황규태옹과 황선교씨가 소에게 줄 도랑물을 퍼 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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