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우원 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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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우원 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 보은신문
  • 승인 2009.01.0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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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유 진 (보은여고 2학년, RCY단장)

지난 12월20일 인우원이라는 곳을 가게 되었다.
인우원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요양하시는 곳인데, 자식들이 부양하지 못해 부득이 하게 오시거나 자식들이 없어 부양할 사람이 없는 노인분들이 계시는 곳이다.

나는 청소년적십자(Red Cross Youth) 단원이기도 하고 인우원은 우리 학교 RCY에서 매년 가는 곳이어서 이번에 매·난·국반 친구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자 황현주, 김강섭 선생님 차를 타고 인우원에 갔다.

나에게 토요일은 학교 일찍 끝나는 날, 집에서 나만의 휴식시간을 갖는 날이었기 때문에 귀찮기도 했고 여느 때와 같이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다르게 좀 더 뿌듯하고 보람차게 토요일을 지내보자는 마음으로 가게 되었다.

가자마자 우리는 준비한 세제와 귤 그리고 떡을 가지고 그 곳의 선생님들께 인사드리고 좀 여유있게 팀을 나누어 1,2,3층으로 각각 들어갔다.

할머니들께서 팥죽을 드시고 계셨고 할 일도 생기지 않아 다들 안절부절 못하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할머니들의 점심식사가 끝나고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께서 할머니들 기저귀를 갈아드려야 한다고 도와달라고 하셨다.

방마다 들어가서 볼일을 보신 할머니들의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것은 인상이 찌푸려지는 일이였다. 더럽게 느껴져 피하기만 했는데,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께서는 아무렇지 않게 능숙하게 하시는 것을 보고 더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힘도 없으셔서 일어서지 못해 화장실도 못 가시는 할머니들을 돕는 것뿐이라고 자연스럽게 느끼게 됐다.

선생님들을 도와 일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가던 중 어떤 할머니께서 내 옷을 붙잡고 “벽쪽으로 밀어줘, 추워서 못 앉아 있겠다”고 말씀하셨다. 꽤 따뜻한 곳이었지만, 할머니는 춥게 느끼신 것이다.

나는 선뜻 원하시는 대로 해드렸고 눈물이 핑 돌게 됐다. 우리 외할머니도 무릎이 안 좋으셔서 잘 일어나지 못하시고 항상 앉아서 몸을 끌고 다니시는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우리 할머니를 모시듯 그곳에 있는 할머니들을 대하니 내 마음이 좀 더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다음 내가 할 일은 할머니들의 방과 화장실 청소였다.
할머니들 방에 들어가서 청소를 하려는데, 그곳의 두 분 할머니께서 “힘들게 와서 도와줘서 고맙다”며 “힘드니깐 청소는 할 필요없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꼭 해드리고 싶어 청소를 시작했고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있는데, 한 할머니께서 화장실 문 앞에 앉으셔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그 말씀에 더 열심히 청소하게 되었고 내 양말이 젖는 지도 모르고 열심히 청소를 하고 나와서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할머니들은 손자손녀가 잘 지내는지 걱정하는 것같이 보였다.
그리고 더 놀란 일이 있었다.
할머니들은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지금의 날씨조차 잘 모르시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밖에 자주 못 나가시는 것 같았다. 할머니들도 밖의 좋은 경치도 보시고 맑은 공기도 마시고 싶어 하실 텐데, 이곳에만 앉아 있는 게 하루의 일과라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렇게 한 시간의 봉사시간이 평소의 1분처럼 금방 지나갔다.
그리고 나서 할머니들께 인사를 드리고 인우원을 나오면서 내가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느끼게 되었다. 뿌듯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

이제 고3이라 이곳에 오는 것이 어려워지겠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 여유가 생긴다면 다시 꼭 들려서 봉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평소 TV를 보고 컴퓨터를 하던 토요일과는 전혀 다른 하루를 보낸 것 같아 기분도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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