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대책, 재생가능 에너지에서 찾다-⑥덴마크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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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대책, 재생가능 에너지에서 찾다-⑥덴마크사례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11.14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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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전체 소비전력의 20%를 풍력발전으로 해결 

일찌감치 유럽 선진국들은 화석연료와 위험한 원자력 발전의 대안 에너지로 재생가능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발전 및 보급시켜 환경 보존은 물론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등 국가의 신 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 본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선진 사례 취재 계획에 참여, 9월22일부터 30일까지 고유가 시대 대안 에너지인 재생가능 에너지 선진국인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를 방문했다.
앞으로 본 지면을 통해 국내 재생 가능 에너지 생산 지역 사례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 선진국의 사례 등을 연재하고 우리지역의 대안도 모색해볼 예정인 가운데 이번호에서는 독일의 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독일과 오스트리아 취재 일정을 마치고 덴마크 취재를 위해 이동하면서 유럽연합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독일과 덴마크의 국경은 그야말로 양 국가 간 연결된 도로를 통과하면 한쪽은 독일이고 한쪽은 덴마크였다.

취재에 동행한 가이드가 “저기 보이는 곳이 독일과 덴마크 간 경계이니까 펄쩍 뛰어넘는 겁니다. 자 발을 들어주세요. 자 발을 내리세요. 우리는 지금 덴마크에 도착했습니다.”

신분증 확인하나 없이 도착한 덴마크 땅. 독일과 마찬가지로 정말 땅이 넓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높은 산이 없다. 산이라고 해봐야 언덕 정도다. 굳이 산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나마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니까 산이겠거니 한 것이다.

거칠 것 없는 넓은 광야에서 풍력 발전기는 바람에 잘 돌아가고 있었다. 이 천혜의 자연환경이 풍력발전을 가능하게 했으리라. 바람의 나라 육상을 넘어 바람을 얻기가 더 우수한 해상으로 눈을 돌린 풍력의 고장 덴마크의 재생에너지에 대해 살펴본다.

◆풍력, 전체 전력의 20.8%
400개의 섬으로 이뤄진 덴마크는 북해와 발틱해에서 불어오는 풍부한 바람자원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풍력 에너지에 의한 전기를 생산한 곳으로 유명하다.
덴마크 풍력발전의 시작은 1981년으로 덴마크의 기상학자인 폴 라쿠르(Poul la Cour)가 풍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면서 풍력발전이 시작됐다.

6천개의 풍차 제분기(방앗간)를 가동해 시골에 전기를 공급했다. 그런데 문제는 바람이 없어 풍차가 가동하지 않으면 전기가 생산되지 않는다는 것. 석유로 발전을 하다가 오일쇼크를 겪었다. 그래서 화석에너지에 더 이상 국가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첫 풍력발전기를 개발한 뒤로 현재 5천500여기가 가동하고 있다.

전체 발전용량은 3천100MWh. 덴마크 전체 소비 전력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풍력발전의 비율이 매우 높다. 이같이 덴마크는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 2015년까지 35%, 2050년까지는 100%로 끌어올려 전기 생산에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 에너지 의존율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풍력 천국 덴마크도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화석 에너지 의존율 0에 도전하기 위해 바람을 잘 받는 곳이라면 어디든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그렇게 꽂아놓은 풍력발전기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로인해 경관을 해치고 소음공해도 일으킨다는 지적이 일면서 발전기 설치에 주민 저항에도 부딪치는 등 시민들의 풍력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풍력발전으로 인해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또 전기요금이 저렴해지는 등 도움이 되지만 자기동네에 설치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대표적인 님비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해상이다. 설치비가 육상보다 2배 가까이 더 들지만 바람의 질이 육상보다 2배 가까이 좋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것이 2005년이다.

해상풍력도 시민 반대여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항로에 영향을 줄 것이다. 철새 이동에 지장을 줄 것이다. 어로를 방해할 것이다 등등의 여러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사전 충분한 조사를 하는 등 환경영향 조사를 실시해 별 영향이 결론을 얻었다.

현재 8개의 해상풍력단지에서 총 발전용량 423MWh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는 40만가구가 1년간 사용할 전력이다.

덴마크는 2050년까지 전체 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에서 얻겠다는 것을 목표로 호른스레우2와 니스테드2 건설을 추진 중이다. 2010년 완공할 계획인 이 2개 단지가 완공되면 400MWh가 추가되며 2030년까지 현재 해상풍력 발전 용량의 10배인 4천MWh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람의 힘으로 만들어진 전기는 발전단지 외곽에 설치된 전환기로 모아진 뒤 해저케이블을 통해 육지로 전달된다. 순수한 바람으로 만들어진 전기는 덴마크 14만5천 가구가 한 해에 쓰는 전력을 생산하고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크다.

◆시민주주로 해상풍력 운영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봤듯이 에너지 생산에 시민들의 참여도는 덴마크도 높았다. 시민주 형태인 미델그룬덴 해상풍력단지(Middelgrunden Offshore Wind Farm)는 1996년부터 준비에 돌입, 2년간의 환경영향 평가 등을 거친 후 1999년 환경청의 승인을 얻어 2000년 착공했다.

당초 1.5MWh 발전기 27기를 3줄로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2MWh로 용량을 늘려 모두 20개의 발전기를 부채꼴 모양으로 설치해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 멋있게 보이도록 신경을 썼다.

시민주주로 해상풍력발전 단지가 조성됐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경관을 해치지 않고 멋있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였다.

이렇게 조성된 풍력단지는 경관이 아름다워 지금은 관광상품이 됐을 정도로 유명해 코펜하겐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또 미델그룬덴 해상단지는 덴마크의 풍력단지를 홍보하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미델그룬덴 해상풍력 단지는 2001년 지역 주민 90%이상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미델그룬덴 해상풍력 주식회사를 통해 건립됐다. 당시 4만5천주의 주식을 공모해 8천552명이 주주로 참여했다. 주당 1천㎾의 소유권을 갖고 있다.

이같이 미델그룬덴 해상풍력단지가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융자와 정부지원 등 외부로 부터의 자금조달에 의지하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순수 시민발전의 형태로 해상 풍력단지를 구성했다는 점이다.

시민 주주인 만큼 풍력단지의 풍속과 기당 전기생산량 등이 인터넷으로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고 일상적으로도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신뢰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미델그룬덴 해상풍력 단지는 코펜하겐 전체 전력공급량의 3%에 해당하는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며 덴마크 풍력을 상징하고 있다.

담당자 닐스룬드(Niels Lund)씨는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위해서 환경조사와 함께 주민 의견을 수렴해 3년간 면밀히 조사한 후 사업을 시작하고 어민들에게는 발전기를 설치하는 1년간 어업활동에 대한 보상을 해주고 있다”며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후 다양한 식물과 물고기가 서식하는 등 오히려 고기가 더 잘 잡힐 정도로 생태계가 좋아졌다는 학계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전기도 지방자치
25년 전 덴마크도 대형 화력발전 중심, 중앙 집중식이었다가 지역분산형으로 전력 공급 체계를 바꿨다.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닌 지역 공동체 단위로 발전기를 건설, 그야말로 전력의 지방자치가 이뤄진 셈이다.

현재 풍력의 81% 가량을 정부나 기업이 아닌 지역 공동체 합의로 생산하고 있다.
이에따라 과거 중앙 집중식일 때 에너지 효율이 30%였던 반면 지역분산형이 이뤄지면서 80%까지 효율이 높아졌다.  겨울철 난방도 에너지 과다 소비 없이도 가능할 정도로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지역 공동체에서 생산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전력관련 법에서는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면 송전선로는 송전 담당 회사에서 비용을 부담해 설치하고 있다. 이는 풍력발전기가 설치된 곳이 소비지(도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발전업자가 담당하는 것이다.

덴마크 자국의 영토 내에서 생산되는 원유와 천연가스 덕분에 에너지 자립도는 150%에 이르러 50%는 수출할 정도지만 화석에너지 의존율 0을 달성하기 위해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의 성장에는 발전차액 지원제도와 같은 정책적인 뒷받침으로 자국의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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