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대책, 재생가능 에너지에서 찾다 … ④독일 사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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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대책, 재생가능 에너지에서 찾다 … ④독일 사례 (하)
  • 송진선 기자
  • 승인 2008.10.31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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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분뇨 이용해 전기와 열 생산

일찌감치 유럽 선진국들은 화석연료와 위험한 원자력 발전의 대안 에너지로 재생가능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발전 및 보급시켜 환경 보존은 물론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등 국가의 신 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 본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선진 사례 취재 계획에 참여, 9월22일부터 30일까지 고유가 시대 대안 에너지인 재생가능 에너지 선진국인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를 방문했다. 앞으로 본 지면을 통해 국내 재생 가능 에너지 생산 지역 사례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 선진국의 사례 등을 연재하고 우리지역의 대안도 모색해볼 예정인 가운데 이번호에서는 독일의 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농촌지역에서 가장 심각한 에너지문제가 난방이다. 나무를 때던 재래식 부엌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기름보일러를 설치해 급격하게 오른 원유가로 인해 난방비 부담이 그만큼 상승했기 때문이다.

도시는 도시가스 등 지역난방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농촌지역보다는 연료비에 대한 부담이 적다. 구조적으로 농촌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취약하면서도 오히려 비싼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불합리성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너지 공급 면에서 취약한 농촌 주민들이 보다 저렴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는 없을까.
대안이 없을까. 그 해답을 바이오매스 활용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독일 윤데마을의 사례에서 찾아본다.

▲ 독일 윤데마을의 열병합 발전소 모습이다.축산 분뇨와 산림 부산물 농산부산물 등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전기와 열을 생산 전기는 고가에 정부에 팔고 열은 각 가정에 공급해 겨울철 난방 및 온수로 사용하게 하고 있다.


윤데마을 - 축분으로 전기와 난방열 생산
소똥은 거름으로 재활용하고 돼지분뇨의 상당부분은 바다에 버리고 그렇지 않을 경우 축분처리장에서 정화시켜 방류하는 것이 우리나라 실정이다. 거름으로만 사용해도 다행이다 싶은데 독일 니더작센 주의 작은 시골인 윤데(Juehnde)마을은 축분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독일 중부 괴팅겐 인근 윤데마을은 축분, 옥수숫대 등 농산 부산물과 나무 칩 등을 에너지원으로 전기와 난방열을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모범마을이다.

마을 내에 주민들이 사육하는 소 400마리가 매일 배출하는 축분 30㎥와 옥수숫대 등 농산 부산물과 우드 칩 등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해 정부에 판매하고 폐열을 회수해 마을 내 140가구와 인근 마을까지 187가구에 난방열로 공급, 전기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순간의 선택이 미래를 좌우 = 800여년 역사의 윤데마을이 에너지 자립마을로 거듭나게 된 계기는 바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근 괴팅겐 대학의 경제학, 사회학, 지리학, 환경학 교수 및 전공자들이 바이오에너지 적합마을 물색에 들어갔고 윤데마을을 포함해 40여개 마을을 선정했다.

그리고 적지 선정의 조건으로 주변에 농경지가 있나, 마을 주변에 숲이 있나, 그리고 주민들이 참여의지를 살폈는데 윤데마을은 주변 300㏊에 달하는 농경지와 숲에서 충분한 양의 바이오매스 연료를 얻을 수 있어 다른 후보지보다 조건이 우수했다.

그러나 처음 괴팅겐 대학에서 생태마을 조성을 제안했을 때만 해도 750여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그저 그런 반응이었다.

하지만 화석연료를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이웃 도시인 함부르크가 물에 잠길 수도 있다는 환경교육과 함께 난방에 필요한 돈이 외부로 나가지 않고 무엇보다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전기를 통해 이익금이 발생한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는 등 3년 넘게 설득한 끝에 2001년부터 사업이 확정됐다.

바이오매스 발전소 설비와 마을 전체를 관통하는 온수 파이프라인 등 초기 시설비용만 총 530만유로(약 87억원)가 필요했는데 당시 독일 정부는 윤데마을의 바이오 에너지 생산 기술이 신기술이 아닌 이미 알려진 기술이라는 이유로 재정 지원을 불허했다.

주민들은 협동조합을 결성해 1인당 400유로씩 50만 유로의 출자금을 확보하고 각각 파트별로 나눠 바이오 에너지 마을 건설을 위해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는가를 홍보하고 나무를 가져오기도 하고 열병합발전 기는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열 손실 없이 가정까지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재정지원 방법 연구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사업을 시작한 후 1년 만에 주민들이 출자한 돈은 바닥이 났고 마을 지도자들이 나서 정부 지원을 끈질기게 요구한 끝에 결국 2004년 정부 지원이 결정,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부터 총 150만 유로를 지원받고 은행으로부터 330만 유로를 융자받아 2005년 완공했다. 그리고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각 가정에 난방열을 공급했다.

◇독일 최초 바이오 에너지 마을 =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열병합 발전으로 윤데마을은 독일 최초 바이오 에너지 마을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고 지금은 독일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에서 연간 6천여 명이 방문하는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을이 되었다.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연간 5천MWh로 마을 전체가 사용하는 전기량(2천MWh)의 2배가 넘는다.
마을에서는 ㎾h당 17센트의 비싼 가격에 전기를 정부에 파는 대신 공급받는 전기는 ㎾h당 3∼4센트에 불과해 주민들이 전기를 생산해서 파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수입이 되는 것이다.

또한 전기를 생산할 때 나오는 열 생산량은 연간 6천MWh로 마을에서 필요로 하는 양의 4MWh보다 많다. 생산된 열은 열병합발전소에서 6㎞ 길이의 파이프를 설치해 발전소에서 데워진 섭씨 80도의 온수가 각 가정으로 보내진다. 물이 40도로 식으면 자동적으로 순환되면서 발전소로 가서 다시 데워지는 시스템이다.

조합에서 공급되는 난방에너지는 저렴한 수준으로 주민들은 연간 700∼800유로 정도의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여름철 난방열은 열 집적 시설을 갖춰 겨울철에 사용할 나무를 건조하거나 과일을 건조하고 는 있지만 사용량은 열 발생량의 10% 정도에 그칠 정도로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주민들은 여름철에 열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에 있다.

현재 마을에서는 전체 가구의 75%인 140가구 정도가 열과 전기를 공급받고 인근 마을의 50가구 조합에 가입해 이들 가정에도 전기와 열을 공급한다.

2006년 윤데 마을에서 생산된 전기에너지는 90만 유로의 매출을 올려 바이오매스 연료 구입비와 인건비, 발전소 건설을 위한 대출금 상환비용 등으로 사용해 실제 이익금은 없지만 2007년부터는 시설이 안정화되면서 수익 발생 구조로 바뀌어 흑자경영으로 돌아섰다.
 
◇순환농업도 가능 = 이렇게 전기와 열을 생산하고 남은 가축 분뇨를 비롯해 옥수숫대 등 부산물은 농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자산이다. 메탄가스를 내뿜고 난 부산물은 농가에 무료로 제공되는데 숙성된 것이기 때문에 일반 퇴비보다 미네랄 성분도 다량 함유된 양질의 유기질 비료이기 때문에 농작물에도 효능이 있다.

결국 농민들은 그동안 방치해 악취를 풍겼던 축산 분뇨와 버려지던 건초를 팔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기도 생산하고 화학비료를 대체할 수 있는 양질의 유기질 비료도 얻으니 효과 만점이다.

자연스럽게 농토의 지력(地力)도 회복돼 유기농업의 기틀도 마련돼 현재 마을 농민 중 70% 정도가 이미 유기농으로 전환했거나 저 농약 농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명성 덕분에 현재 이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다른 지역 제품보다 10∼15%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300톤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마을 발전소 수입 대부분이 지역경제에 순환되면서 자연스럽게 마을 운영과 관련된 일자리도 늘었다.

게드 파펜홀츠(68, Gerd Paffenholz)씨는 “윤데마을이 과거에는 작은 시골마을에 불과했으나 바이오 열병합 발전으로 마을이 유명해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자긍심도 생기고 또 전 세계에서 방문하는 이들에게 마을을 소개하기 위해 현재 8명의 해설사가 근무하는 등 노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이런 사업은 정부지원이 중요한 만큼 미래를 위한 사업의 하나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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