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유럽 선진국들은 화석연료와 위험한 원자력 발전의 대안 에너지로 재생가능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발전 및 보급시켜 환경 보존은 물론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등 국가의 신 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 본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선진 사례 취재 계획에 참여, 9월22일부터 30일까지 고유가 시대 대안 에너지인 재생가능 에너지 선진국인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를 방문했다. 앞으로 본 지면을 통해 국내 재생 가능 에너지 생산 지역 사례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 선진국의 사례 등을 연재하고 우리지역의 대안도 모색해볼 예정인 가운데 이번호에서는 독일의 사례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독일의 재생가능 에너지원은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이다. 독일 플렌스부르크 대학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및 관리 석사과정 중인 염광희(34)씨에 따르면 풍력의 경우 1990년40GWh(기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했으나 1995년 1천800, 2001년 1만509, 2004년 2만을 넘어 현재 적으로 1만 8천685개 의 풍력 발전소가 운영 중에 있으며 전체 용량은 2만622MW에 달한다.
또한 독일은 자국에서 생산하는 풍력발전기의 70%를 수출하고 있다. 풍력 발전 설비 건설로 창출된 일자리는 2006년 현재 8만2천여개에 달한다.
그런가 하면 태양광은 2004년 이후 성장세가 가장 뚜렷한 분야라고 한다. 2006년 설비용량이 2천800MW로 2003년에 비해 7배 이상 성장했다.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된 것이다.
약 10억유로가 새로운 제품개발에 투자됐으며 통일 후 경제 격차로 갈등이 있었던 옛 동독 지역이 새로운 태양광 사업의 중심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오매스는 특히 농민들의 관심과 더불어 크게 성장하고 있는 에너지원이다. 농민들은 곡식 뿐만 아니라 농업 부산물이나, 가축분뇨 등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2006년 독일 전체 전력의 3.3%인 1만4천GWh가 바이오매스로부터 생산됐고 약 2만2천여명이 바이오매스와 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
독일이 이같이 재생 가능에너지 분야의 발전을 가져온 데는 독일 재생가능에너지법이 있다. 일명 EEG(Erneuerbare Energien Gesetz)법이라고 하는데 2000년부터 시행된 EEG는 재생가능 에너지 뿐만 아니라 독일 경제의 성장까지 이끄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편은 상하로 나눠 상편에는 태양광, 풍력 에너지 하편에서는 바이오매스, 독일의 재생가능 에너지법 중심으로 게재한다.

◆태양광 발전 타우버졸라(TAUBER SOLAR)
2000년 독일에서 재생가능에너지법이 발효된 이후 가장 눈부시게 성장한 분야는 바로 태양광 발전 사업이다. 그중 타우버 졸라의 성장세는 눈이 부시다.
단일 전지로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01년부터 태양광 시민발전소 건설 사업으로 시작한 타우버 졸라는 2007년 독일 SOLAR상을 수상할 정도로 독일내 태양광 사업의 선두주자로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독일에서는 2000년 재생가능에너지법 제정과 함께 중앙과 지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민간부분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풍력과 태양광 등이 기대이상의 높은 수익성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법에 의해 모든 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은 그들이 생산한 재생가능 에너지를 석유나 원자력에서 생산한 에너지보다 우선적으로 비싼 가격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30㎾h이상 규모의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독일정부에 20년 동안 ㎾당 45센트를 받고 팔 수 있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지만 독일에서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은 수익성과 함께 미래에 투자한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타우버 졸라의 설립자인 레온하드 하프(Dr. Leonhard Haaf)씨의 경우도 지난 2001년 자신의 집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시설의 높은 효율성에 매료돼 소아과 의사라는 안정된 직업을 포기하고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다.
시민주 형태로 출발해 독일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1호기에서 8호기까지 모두 8개의 시민발전소를 만든 타우버 졸라의 레온하드씨는 수익배분 및 장기적인 투자를 고려 은행의 투자상품으로 출시 사업의 규모화를 갖춰 나갔다.
현재 독일내 30개 은행의 투자상품으로 등록된 타우버 졸라 태양광 사업은 연 6∼8%의 수익률로 시중금리 3∼4%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익률로 인기를 끌고 있다.
태양광 시설의 특성 상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레온하드씨는 주택, 공장 지붕 등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타우버 졸라는 은행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설치할 건물 지붕을 섭외해 건물주와 임대 계약을 체결하면 엔지니어가 설치 장소에 대해 기술적 검토하고 측정을 한 후 적합하면 해당 건물 지붕에 태양광 발전을 시설을 설치하고 가동하면 되는 체제다.
현재 타우버 졸라는 독일은 물론 스페인과 이태리 등 모두 130여개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컴퓨터 원격제어 시스템으로 독일 현지에서 컨트롤하고 있다.
타우버 졸라와 같은 지역 내에 있는 시민발전소 1호기가 설치된 가구업체 VS사는 2002년 공장 지붕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이후 시간당 최대 486㎾, 흐린 날에도 129㎾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생산된 전기 누적량이 3GW에 이른다.
이는 회사 사용전력의 5%에 해당되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일반 가정 13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단순히 지붕을 빌려준 VS사는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얻는 셈이다.
레온하드씨는 “기존 풍력과 태양광 발전시스템이 대규모의 부지가 필요했던 점을 탈피, 건물 지붕에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설치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설치할 수 있고 환경훼손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태양광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면서도 CO2 발생을 줄여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태양광 발전도 2020년 이후가 문제다. EEG법에 의해 2020년까지는 일반 전기보다 비싼 가격에 정부에서 매입해주고 있지만 이후에는 일반 가격에 판매해야 하기 때문. 레온하드씨는 이후 전기를 어떻게 사용할 지 고민하고 있다.

◆풍력 시민발전 딕스호프
시민주 형태의 풍력 발전소인 로이벤 퀘게지역의 딕스호프(Dirkshof)는 1990년대 추진돼 현재까지 5개단지에 48개의 풍력발전기를 가동하고 있다.
딕스호프의 대표인 디어크 케텔센(Dirk Ketelsen)씨는 140에이크 규모의 농장에서 무농약 유기농 농사를 짓는 평범한 농부에서 풍력발전 전도사로 변신했다.
1989년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자신의 집 뒤뜰에 작은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했던 디어크케텔센씨를 중심으로 1990년 28가구가 10만유로를 내 시민발전소를 만들었다. 이것이 딕스호프 풍력발전의 시작이다.
처음에는 풍력발전에 대한 검증된 것이 없고 또한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차차 경험도 생기고 주민과 은행으로 부터 신뢰를 구축한 딕스호프는 지금 풍력발전기를 담보로 융자금을 얻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현재 120가구 중 70가구가 참여한 시민발전으로 5개단지에 2억만 유로가 투자됐는데 지역 주민들의 투자만으로 건설됐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초창기에는 생산된 전기를 100%로 파는 것이 아니고 사용하고 남은 것을 팔았는데 전기를 팔면 ㎾당 16.3센트를 받았다. 회사로부터 전기를 공급받을 경우 25센트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했지만 시민발전에 참여한 주민들은 전기를 무료로 사용하고 또 판매했으므로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2000년 재생가능에너지법 제정으로 판매금액이 조정돼 처음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어쨌든 2020년까지 9.2센트를 받는다.
이같이 풍력발전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은 상당수가 태양광, 바이오매스 등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독일 또한 농업소득 감소로 이농현상이 증가하고 있는데 풍력 시민발전에 의한 일정한 농외소득이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농사를 지으면서 농촌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풍력발전기 1개 설치시 토지주에게 4%의 이익을 돌려주는데 연간 2만유로를 지불하고 있어 이 또한 농가 수입원이 되고 있다.
그동안 육상 풍력만 했던 딕스호프는 해상풍력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디어크 케텔센씨는 “독일정부가 육상풍력을 제한함에 따라 최근 풍력발전기 80개가 돌아가는 300MWh급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을 위해 시민주를 공모하고 있다”며 “2, 3년 후 완공할 계획인데 이것이 완공되면 세계 최초의 시민발전 해상풍력이라는 기록을 세울 것이다”고 말했다.
소득 불안정으로 이농이 일반화 돼 농촌이 제대로 유지되지않는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면 독일의 이같은 정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