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성인문해기초교육협의회에서 10월 9일, 한글날 충남 태안군민회관에 글짓기 날개를 달고 신나게 달려갔다.
우리 글꼬학교 어머님들은 한 달 전부터 한글날 글짓기 하러 태안으로 간다고 설레는 마음을 달래면서 온갖 정성을 다 드려서 쓴 글을 문안도 못 올렸다. 사전에 통보를 해서 글짓기가 협회에 전달되어 발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선생님들은 더 황당해하셨다. 우리 글꼬학생들이 한분 한분 써가지고 오는 글을 다듬어 주느라고 고생을 말도 못하게 하셨다.
글쓰기 용지를 왜 안주냐고 묻자 미리 전달해서 정해진 일이라고 했다. 우리 어머님들은 칠십평생 한글도 모르고 살다가 이제야 한글을 배웠다는 걸 문해교육마당에서 자랑을 하려고 호미 만지던 손에다 연필을 잡고 공책에 떨리는 손으로 예쁘게 쓰려고 안간힘을 다했다. 글씨를 써도 연필은 자기 멋대로 구부러지고... 글씨를 전국에다 자랑하려고 했더니 다 물거품이 되었다. 각 학교마다 글짓기 상장을 받는 어머님들은 이름을 부르면서 앞으로 나오라 호명을 받았다.
태안군수 진태구님이 한국문해교육이 여섯 번째 한글날을 맞이한 오늘 각 학교 어머님들이 이렇게 훌륭한 글들을 써오셨다고 했다. 어머니 한분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글을 써오시고 한분은 우리나라를 삼십육년을 짓밟아 놓고도 모자라서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억지를 떠는 일본사람이라는 글을 썼다고 했다.
서울 마들학교 어머님들은 태안군민을 위안하는 노래를 부르고 옥천 안내학교는 건강체조를 하고 보은 글꼬학교는 밸리댄스를 추며 각 학교마다 장기자랑을 펼쳤다.
글쓰기 대회 즉석 삼행시 짓기에서 글꼬학교 김용운 어머님도 상을 받아서 위안이 되었다.
우리 글꼬학생들은 무거운 발걸음을 띠면서 열심히 배워서 내년에 좋은 글들을 짓자고 하면서 버스에 올라 갔다.
우리 글꼬학생들은 관광에서 신나게 춤을 추는데 보은관광 기사님이 어머님들은 고등학생같이 잘 노신다고 기분을 살려 주셨다.
10월 9일 날은 글을 못써냈지만 내년에는 글꼬학교가 일등을 하기로 했다.
임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