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생명을 이어주는 혈관처럼 우리 생활 깊숙하게 들어와 있는 석유의 부존 량이 줄고 가격도 인상되고 있다.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석유에 취약한 대한민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에너지 소비 구조로 인해 지구 온난화까지 불러오고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기상 이변 등 곳곳에서 환경 재앙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일찌감치 유럽 선진국들은 화석연료와 위험한 원자력 발전의 대안 에너지로 재생가능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발전 및 보급시켜 환경 보존은 물론 경제적 효과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등 국가의 신 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떨까. 본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선진 사례 취재 계획에 참여, 9월22일부터 30일까지 고유가 시대 대안 에너지인 재생가능 에너지 선진국인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를 방문했다. 앞으로 본 지면을 통해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국내 재생 가능 에너지 생산 지역 사례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 선진국의 사례 등을 연재하고 우리지역의 대안도 모색해볼 예정이다. (편집자 주)
- 글싣는 순서
- 1. 고유가에 속수무책인 우리의 현실
- 2. 에너지 자립에 도전-제주사례
- 3. 신재생에너지 부국-독일
- 4. 폐식용유가 자동차 기름으로-오스트리아
- 5. 풍력, 육상에서 이젠 해상까지-덴마크
- 6. 에너지 생산, 우리동네도 가능
우리나라 전력공급 시스템은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대량으로 생산해 송전망으로 공급하는 형태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대형송전탑을 통해 서울과 경기도 등 각 지역으로 송전된다. 제주도도 마찬가지다.
육지에서 전력의 대부분을 끌어오고 있는 제주도는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립을 그 어느 지역보다 필요로 하는 곳이다.
이번 신재생에너지와 관련, 기획취재차 방문한 제주도는 다른 어느 광역단체보다 에너지자립에 선도적 위치에 있음을 확인했다.
◆청정에너지 자립도시 표방
'2006년 4월1일 태풍 매미가 왔을 때 제주도 전역이 2시간 30분 이상 정전이 된 적이 있다.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운데 멀리 바다 쪽에서 불빛이 비쳤다. 태풍이 부는데 배가 있을 리는 만무했다. 자세히 보니 태양광 가로등이었다. 태풍이 오고 정전이 되고 온 세상이 깜깜해져도 재생 가능 에너지는 불을 밝힌다.'
이는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팀 김동주 팀장의 경험인데 재생가능에너지가 일반전기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임을 가르쳐주는 단적인 예이다.
이래서일까. 특별자치도가 된 제주도는 세계 최고의 청정에너지 자립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청정 에너지과를 만들고 2011년까지 제주 전력 수요의 10% 이상을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지역에너지 사업으로 추진한 풍력과 태양광이 도내 전력의 1.9%를 대체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목표가 2011년까지 1차 에너지의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5% 달성하는 것임을 감안하면 제주도는 상당히 앞서가는 것이다. 제주도의 재생 에너지에 대한 자립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제주도의 재생 가능 에너지원은 풍력을 비롯해 태양광, 바이오메스까지 모두 망라돼 있다.

◆풍력으로 재생에너지 희망을 보다
바람이 많이 분다는 제주도는 바람을 에너지원으로 충분히 끌어들이고 있다. 우리나라 풍력 에너지의 희망이 싹튼 행원 풍력단지는 바로 제주도 에너지 자립의 큰 몫을 담당하는 곳이다.
1996년 에너지기술연구원이 풍력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 행원단지가 가장 적합지역으로 선정돼 국비 156억원과 도비 47억원 전체 203억원을 투입해 1997년부터 베스타스(VESTAS)의 600㎾급 2기 건설을 시작으로 2, 3기씩 증설하면서 2003년 4월 15기 9795㎾급의 풍력단지를 완공했다.
그리고 1998년부터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에 팔기 시작했고 2007년 9월말까지 약 80억원 정도의 수익을 거뒀다. 앞으로 매년 2만 1천900Mwh를 생산해 세외수입 14억원과 도내 전력의 1%를 대체한다는 것이 제주도의 계획이다.
생산한 전력은 풍력단지 인근의 구좌읍. 성산읍, 표선면 지역 9천여 가구에 공급하고 있다. 발전단지 초기인 1997년에는 주민 반대가 심했다. 거대한 풍력발전기에 대한 거부감과 소음, 땅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농사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제주도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하면서 수익금 중 8천500만원 정도를 마을에 지원해 전기요금을 감면해 주거나 고효율 조명기구로 바꿔줬다.
그러나 이 사업소 근무자는 행원 풍력단지의 문제점을 겨울철에는 전기를 많이 생산하지만 전력 소비가 많은 여름철에는 전기 생산량이 적어 여름철 전기 생산량이 많은 태양광이 이를 보안하면 전기 공급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처리장에서도 전기와 열 생산
제주도는 가정이나 공장 등에서 사용한 폐수가 흘러들어오는 하수종말 처리장도 그냥 두지 않았다. 열병합 발전으로 전기도 만들고 열도 생산하고 있다.
하수처리장에 들어온 폐수에는 침전물(일명 슬러지)이 함께 들어 있는데 하수 슬러지에 들어있는 유기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생기는데 이 메탄가스가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제주시 도두동 열병합발전시설은 정부 보조금 14억원과 도비 20억7천100만원을 들여 설치한 것으로 열병합발전 시설은 소화조 4개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이용해 열병합발전기 1대를 가동해 375㎾급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매 시간당 1천㎾ 정도의 전력을 사용하는 하수처리장 전체 사용량의 30% 정도를 담당하는 셈이다. 더욱이 이로인해 연간 8천만원의 전기요금을 절약하고 슬러지 감량효과에 난방까지 가능해 이를 돈으로 계상하면 전체적으로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이라 것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때 발생한 열을 겨울에는 사용하지만 여름철에는 일부 저장은 하지만 거의 그대로 버리고 있어 이의 활용대책을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우리지역에도 하수종말처리장 및 축산분뇨처리장을 가동하고 있어 이들 시설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이용 전기와 열을 생산해 해당 시설 및 주변 마을에 공급할 수 있는 체제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에너지 자립 모델 마라도 에너지 부족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마라도의 또 하나의 기록은 바로 에너지 자립일 것이다. 2005년 국비 18억7천여만원과 군비 8억1천여만원을 들여 무공해 청정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시간당 150㎾의 전기시설을 완공했다.
2006년부터는 46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데 태양광 발전을 하기 전 마라도에서는 120㎾급의 디젤 발전기 2대를 돌려 전기를 생산했다.
당초에는 이 정도의 전기 생산량으로 마을 전체에 전기를 공급하고 주민들도 싼 값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에어컨도 켜고 냉장고도 돌리고 골프장에서 사용하는 전기카트를 들여오는 등 전기 소비 제품을 계속 들여와 전기사용량이 급증했다.
특히 전기 카트의 경우 관광객의 섬 일주용으로 활용 돈을 벌면서 2006년 이후 늘어나기 시작해 현재는 56대까지 증가했다. 이것이 전기 부족을 가져오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인해 태양광으로 부족한 전기 생산을 위해 디젤 발전기를 상당 시간 돌리고 있다.
마을 주민 이제우(65)씨는 “6시간 카트 충전기를 충전해 8시간 사용하는데 한 달 30번 정도 충전하고 전기료는 3만원 정도 소요된다”며 “전기료만으로는 저렴하지만 카트가 계속 늘어나면 마라도의 에너지자립은 요원하기 때문에 싹 없애버리든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무공해 청정에너지 전환하면서 에너지 자립을 추구했던 마라도는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하기 전 최대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교훈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